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강행 결정에 중국이 카운터펀치를 날리면서 이제 양대국간 무역전쟁이 확전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각에선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중국당국이 관세 타격으로부터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기대가 일며 중국 증시가 급등하고 역외위안화 역시 반등한데 힘입어 신흥시장 증시와 통화는 소폭 올랐다. 미 증시는 기술주 반등에 상승했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8월 1일 이후 처음으로 3% 위에서 마감했다. 한편 캐나다달러는 NAFTA 협상 재개 소식에 0.5% 가량 강세를 나타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으로 찾아간 문재인 대통령과 3차 정상회담을 열고 ‘더 진전된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해 교착상태에 있는 비핵화 협상이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오늘 일본은행은 정책회의에서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딜이 사실상 합의됐다고 말했으며 2차 투표 실시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데일리 익스프레스가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중국 600억불 카운터펀치…트럼프 ‘美 농민 건드리지 마라’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에 대응해 9월 24일부터 6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총 5207개 품목에 대해 5% 또는 10%의 관세를 예고하면서, 미국이 관세율을 더 올릴 경우 중국 역시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WTO 제소에 이번 추가 관세를 반영겠다고 밝혔다. WSJ은 중국이 이달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류허 부총리 대신 차관급인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만 보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다음주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양보를 하지 않고 버틸 경우 관세율을 내년에 25%로 올리라고 지시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정치적으로 막강한 미국 농민들을 상대로 대항관세를 부과한다면 보복을 되돌려주겠다고 위협했다. 그의 발언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이 미국의 농업을 공격할 경우 자신과 공화당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타격을 염두에 둔 듯 보인다. 11월 선거에서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 지위를 지키기가 쉽지 않아 보이며, 상원에서의 소폭 우세 역시 농업지대에서의 승리에 달려 있다.
대화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중국 재정부는 여전히 협상할 의사가 있다며 여지를 남겼고,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미-중간 협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며 아직 중국측으로부터 공식 취소 통지를 받지 못해 다음주에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U 터스크 ‘이번주 정상회의서 포스트 브렉시트 비전 그린다’
터스크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은 EU 지도자들이 이번주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의 관계에 대한 비전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노딜 브렉시트 시나리오’가 여전히 가능하다면서도, 브렉시트 협정을 마무리짓기 위해 11월 특별 정상회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각국 정상에 보낸 9월 19일-20일 비공식 정상회담 초청장에서 “우리는 영국과의 향후 파트너십에 관해 정치적 공동 선언문의 성격과 전반적 모습에 대해 공통된 견해를 도출해야 한다”며 최종 협상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영국과의 포스트 브렉시트 관계 설정에 있어서 27개국 EU 정상들의 견해가 모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이견은 남아있다. EU가 10월까지 해당 선언문의 초안을 마련하길 희망하고 있는 가운데 한 프랑스 관료는 월요일 미래 관계 선언이 경제 및 안보 관계에 대한 정확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EU-영국간 관계에 모호함이 남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독일과 영국은 좀더 애매하게 남겨두길 원하고 있다.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브렉시트 탈퇴 협약 내용 80% 넘게 합의됐다며, 아일랜드 국경 관련 백스탑(backstop)에 대한 EU측 제안을 개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유가 80불 용인?
미국 제재조치로 인한 이란 원유 공급 차질에 글로벌 시장이 적응함에 따라 브렌트유가 적어도 단기간동안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로선 불편하게 느끼지 않는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5월과 6월 여러 차례에 걸쳐 OPEC가 유가 상승을 통제해야 한다는 트위터를 보내면서 올해들어 지금까지 80달러를 넘어서지 않도록 애써왔다.
최근 몇 주간 사우디 석유장관을 비롯한 고위 관료들은 시장 참여자들과 만나 미국 제재조치가 이란에 미칠 영향과 신흥시장 혼란이 원유 수요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배럴당 80달러 위로 유가를 밀어 올릴 의사는 없지만 더이상 이를 피하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원유시장 점검을 위해 일요일 알제리에서 회동할 예정이다. OPEC과 비OPEC 회원국들이 포함된 공동장관점검위원회(JMMC)는 분기에 한번 모여 2016년에 합의한 감산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미 제재조치가 발동되기도 전에 이란의 원유 수출은 4월 이후 이미 약 35% 급감했다.
노무라 ‘한은 의사록 연내 금리인상 신호’…11월 인상 전망
한국은행이 어제 장 마감후 공개한 8월 31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일형 금통위원의 소수의견과 함께 한 위원은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현재보다 다소 축소 조정할 필요”가 상존한다고 지적한 반면, 다른 위원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거시경제의 하방위험을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노무라 권영선 이코노미스트 등은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인상 시그널을 보낸 듯 하다며, 10월보다는 11월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에서 전망했다. 한은 금통위가 여전히 4명의 매파와 3명의 비둘기파로 나눠져 있다며, 주택시장과 관련된 금융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늘어 단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하고 10월과 11월, 내년 1월 25bp 인상 확률을 각각 30%, 60%, 10%로 내다봤다.
한편, 모간스탠리는 연준이 다음주 FOMC 회의에서 점도표와 성명문을 통해 12월 추가 금리 인상 의지에 대해 강한 시그널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간 금리 격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어 정책당국의 판단과 대응이 주목된다. 어제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 자본이동 및 환율변동은 한미간 거시경제 상황의 격차를 반영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질설 시달리는 이탈리아 재무장관
이탈리아 트리아 재무장관이 예산안을 둘러싼 당정간 이견충돌에 경질설까지 난무하고 있지만 재정 균형 약속을 고수했다. 그는 소득세 부담 경감과 사회약자를 위한 보호장치 개선 등 정책 우선순위를 밝히고, 공공투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관리가능한 예산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Ansa 보도에 따르면 다미이오 오성운동 대표는 파퓰리즘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진지한 장관이라면 어떻게든 자금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부총리이기도 한 디마이오는 2019년 예산안과 관련해 의견이 맞지 않아 트리아 장관의 해임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