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파운드 점프, 인도 휘청

브렉시트 딜 기대감이 높아지며 파운드가 8월초 이후 고점으로 점프하고, 이탈리아 재정 우려 진정에 유로가 반등하면서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MSCI 신흥시장(EM) 통화지수는 미-중 무역전쟁 불안에 2017년 4월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고, 골드만삭스는 일부 신흥국의 고통이 더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선 여론조사 발표를 앞두고 브라질 헤알이 약세를 보였고, 아르헨티나 페소는 IMF 조기 자금 집행 기대에 따른 랠리가 너무 빠르고 지나치다는 일부 분석에 4거래일만에 반락했다. 터키 리라는 2분기 GDP 성장률 둔화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불확실해지며 0.8% 넘게 밀렸다. 인도 루피는 경상수지 적자 확대에 급락했고, 인도 당국은 비거주자 예금 확대 계획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대통령 고문 벨로우소프는 금리 인상이 투자를 위축시켜 추가 정부 지출을 초래할 수 있다며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14일 중앙은행 금리 결정을 앞두고 정부 입김이 더 거세진 모습이다.

S&P 500 지수는 5거래일만에 반등했지만 애플 등 기술주는 매도세가 이어졌다. 미국채는 대규모 입찰을 앞두고 플래트닝 되었다. 국제유가(WTI)는 한국이 8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완전 중단하는 등 미국의 이란 제재 조치로 인한 글로벌 공급 차질 우려속 사우디와 러시아 증산 가능성에 4거래일째 하락했다.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카테고리 4로 격상되면서 미 남동부 지역에 대피령 등 초비상이 걸렸다. 백악관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위원장의 친서를 받았으며, 김정은의 요청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U 바르니에 ‘브렉시트 딜 8주내 실현가능’…파운드 날개펼까?

바르니에 유럽​​연합(EU)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아직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 있지만 영국과의 합의가 8주 이내에 “실현가능”다고 말했다. 이에 파운드가 1% 가량 급등해 장중기준 8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인 1.3052달러까지 올랐다. 영국 GDP 호조세도 힘을 실어주었다. 웰스파고는 브렉시트 합의에 대한 불확실성이 빨리 해소될수록 파운드엔 호재라며, 3개월후 1.28달러로 내다본 자사 전망치에 상방 리스크가 있다고 인정했다. 반면 씨티그룹은 구체적으로 발표된 내용이 없다며, 파운드 반등세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보았다. “모든 사안이 합의되기 전까지 아무 것도 성사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오히려 브렉시트 시한이 다가올수록 파운드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역전쟁속 中당국 월가 큰손들 초청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블랙스톤,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월가를 대표하는 고위 경영진들이 9월 16일 베이징에서 중국 정책 당국자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저우샤오촨 전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와 Barrick Gold 의장인 John Thornton이 주재할 이번 회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폭격 위협에도 불구하고 미 금융권과 중국 정부간의 대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월가 대표들은 왕치산 중국 부주석도 만날 예정이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즈(FT)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자들은 월가 대표들과 6개월마다 만나 중국의 금융 및 경제 개혁과 관련해 조언 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중국측에선 이강 PBOC 총재와 궈슈칭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 등이 참석한다고 FT는 보도했다.

골드만 ‘일부 EM 통화 고통 더 남아…2016년에 비해 싸지 않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가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일부 신흥국 통화의 고통이 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매도세에 신흥시장 통화가 저평가 상태에 접어든 듯 보이지만 글로벌 유가 급락에 충격을 받았던 2016년 초에 비해 싸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역가중치 감안시 브라질 헤알, 멕시코 페소, 남아공 란드, 러시아 루블은 싼 편이고, 터키 리라화의 평가절하는 지나쳐 보이며, 콜롬비아 페소, 인도 루피,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은 각국의 대내외 불균형을 고려한 GSFEER 모델 분석 결과 약간 고평가 상태라고 진단했다. 노무라는 스리랑카, 남아공,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이집트, 터키, 우크라이나 등이 환율위기 위험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터키와 브라질의 통화 가치가 해당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해소할 만큼 충분히 떨어진 반면 남아공과 아르헨티나의 통화 가치는 더 하락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환율 움직임과 무역 흐름간의 관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터키 리라의 실질실효환율이 올해 32% 하락한데 비해 29% 정도면 터키의 경상수지 적자 해소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르헨티나의 경우 적자를 해소하려면 페소화 가치가 51% 하락해야 하지만 현재 33% 평가절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신흥시장 위기 이번엔 인도? 루피 급락에 RBI 압박

터키와 아르헨티나발 신흥시장 혼란이 인도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인도 정부는 인도중앙은행(RBI)에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인도 정부 관료들은 지난주 RBI에게 시장에 보다 공격적으로 개입할 필요성을 전달했고, 비거주자 예금 등 다른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루피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11.6% 하락해 2011년래 최악의 한 해가 예상된다. 인도 증시 벤치마크인 센섹스 지수는 3월래 최대폭 하락했고, 10년물 국채금리는 2014년래 최고수준으로 올라섰다. 루피는 인도 경상수지 적자가 5년래 최대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사상최저치를 경신했으나, 필요시마다 중앙은행이 개입하고 있다는 정부 당국자 발언에 일부 낙폭을 줄였다.

이탈리아 재정 우려 진정에 채권 랠리

최근 이탈리아 채권시장 랠리는 이탈리아 재정 문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진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지시간 월요일 이탈리아 국채 2년물 금리는 약 6주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트리아 재무장관이 이탈리아의 예산 논의시 유럽연합(EU)의 규정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영향이다. 그의 발언에 모간스탠리와 NatWest Markets은 이탈리아 재정 위기에 있어서 최악의 순간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며, 채권시장 추가 강세를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는 이탈리아 재정적자가 GDP의 2.2%로 EU의 3% 한도 내에 머물 것으로 점치면서, 투자자들에게 이탈리아 10년물 국채를 사고 스페인 10년물 국채를 매도하라고 조언했다. NatWest Markets은 시장 심리가 개선되면서 이제 이탈리아 국채 5년물에 “공격적 매수” 포지션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주 20bp 후퇴한데 이어 월요일 13bp 추가 하락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