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가지 이슈: EM도미노, 달러랠리 막바지?

신흥시장 매도세와 무역 긴장, 미 제조업 경기 활황, 연준 금리 인상 기대 등이 맞물리며 달러(BBDXY)가 4거래일째 상승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르면 목요일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수요일 재개될 캐나다와의 NAFTA 개정 협상 역시 여러 잡음 속에 쉽지 않아 보인다. 캐나다 총리는 재차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구제금융 조기 집행을 요청한 아르헨티나는 IMF와 워싱턴에서 현지시간 4일 오후 5시부터 회동한다. EU가 아일랜드 국경 백스톱을 영국이 보다 수용가능하도록 만들어 브렉시트 합의를 이끌어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파운드의 약세 행진을 막지는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특사 파견을 앞두고 4일 밤 트럼프와 전화 통화를 갖고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9월 UN 총회에서의 만남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9·9절)에 시진핑 주석의 방북설이 나돌았으나, 중국은 대신 서열 3위인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보내기로 했다. 한국 외환보유고는 8월말 기준 4011.3억 달러로 전월말 대비 13.2억 달러 감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신흥시장 도미노 리스크에 전이 위험 높아져

도미노 리스크에 신흥시장 매도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남아공이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란드화가 3% 넘게 급락했다. 터키 리라는 터키 중앙은행이 다음주 정책회의에서 투자자들을 실망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에 약세를 이어갔고, 아르헨티나 페소는 정부의 극약 처방에도 사상최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중앙은행의 적극적 통화 방어 의지에도 불구하고 20년래 최저치로 추락했다. MSCI EM 통화 지수는 2017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아르헨티나의 재정 우려, 터키의 쌍둥이 적자, 브라질의 정치 불안, 남아공의 토지개혁 등 일부 취약국의 이슈가 불거지며 결국 달러 강세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SBI는 아르헨티나와 터키가 발표한 조치들이 펀더멘털 개선을 이끌기에 충분치 않은 듯 보인다며 “특히 연준의 긴축에 다른 신흥시장으로의 전이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안다는 아르헨티나의 위기 대응 조치가 한발 늦었다며 IMF가 백기사로 나선다 하더라도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즈호은행은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공 등의 통화가 가장 취약해보인다고 진단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통화 약세, 인플레 등 3중고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BofA ‘달러 랠리 마지막 구간…유로 매수 추천’

달러가 오를만큼 올랐지만, 이탈리아 예산 논쟁과 글로벌 무역 긴장이 달러 랠리에 “마지막 구간”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어 유로-달러 매수 기회를 노리라고 BofA가 조언했다. 유로-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15달러를 하회하겠지만, 유럽중앙은행이 올해 말까지 양적완화를 중단하고 내년 하반기에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서 내년 1.20달러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한 축인 동맹당이 화요일 2019년 예산안을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유럽연합(EU)의 재정 규율을 존중하기로 약속했다는 보도에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증시 벤치마크인 FTSE MIB 지수는 1% 가량 올랐다. La Stampa는 살비니가 예산적자 규모를 GDP의 2% 정도까지 타겟으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오성운동을 이끄는 디마이오는 투자자보다 유권자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제조업 경기 14년래 최고…연준 매파에 힘 실어줄듯

미국 8월 제조업지수가 시장 예상치 57.6을 훌쩍 뛰어넘은 61.3으로 2004년 5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보고서는 제조업 수요가 3분기에 강화되고 있어 거의 10년간 지속된 경기확장세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또 다른 증거를 제공한다. 이번 금요일 발표될 고용지표 역시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ISM의 Timothy Fiore는 “미국 경제가 일부 다른 이슈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8월 ISM 결과는 무역 긴장이 낙관론을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는 인식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인플레이션이 악화되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연준 매파의 날개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했다.

BOE ‘노딜 확률 4분의 1, 파운드 약세 요인’…카니 총재 또 연임될듯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는 현재 금융시장에서 과도기 없이 바로 브렉시트가 진행될 경우 파운드가 또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딜 합의시 파운드에 “긍정적 모멘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BO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서 보는 노딜 브렉시트 확률이 4분의 1로 대략 1년 전과 비슷하다며, 노딜 브렉시트가 인플레이션과 경제에 주는 영향에 따라 통화정책에 미치는 시사점이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니는 또다시 연임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의 현재 임기는 이미 한 차례 연장되어 2019년 6월에 끝날 예정이나, 원활한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연임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메이 총리가 카니의 연임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20년까지 카니가 영란은행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FT가 보도했다.

닷컴버블 컴백? 모간스탠리 ‘美주식 비중 줄여라…연준 점도표 하향될수도’

아마존이 애플에 이어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이에 S&P 500 지수 상위 3종목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6%로 2000년래 최고 수준에 육박했다. 모간스탠리는 미 증시가 세계 다른 나라들의 위험 자산과 지나치게 격차가 벌어진데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절정에 이르고 있고, 미 연준 회의와 미국 중간선거 등 향후 2달간 리스크 이벤트가 꽉 차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미증시 보유 비중을 줄이라고 권고했다. 8월 Stoxx 600과 MSCI EM 주식 지수가 각각 2.4%와 2.9% 하락한데 비해 S&P 500 지수는 3% 오르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노동절 휴장후 4일 거래를 재개한 S&P 500 지수는 나이키와 페이스북 등의 부진에 소폭 하락했다. 한편, 미국채는 대규모 회사채 발행 물량 대기에 전구간에 걸쳐 금리가 상승했다. 모간스탠리는 9월 FOMC 회의에서 연준위원들이 2019년과 2020년의 금리 전망 경로를 보여주는 점도표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