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美2000억불, 아르헨 금리 60%

터널의 끝은 있는걸까? 간밤에도 아르헨티나, 터키, 중국 등 신흥국을 둘러싼 부정적인 뉴스들이 쏟아졌다.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던 뉴욕 증시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00억불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강행하고 싶어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주요 지수가 일제히 반락했다. 산업 주식이 S&P 500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미 국채금리는 유럽 주요국 국채금리와 함께 일제히 하락했고, 달러지수는 신흥국 통화 약세 속에 5거래일만에 반등했다. 국제유가(WTI)는 미국, 이란 등 공급 감소 우려 속에 배럴당 70달러 위에서 마감했다.

밖에서는 깊어지는 신흥국 시름 및 무역갈등 고조, 안에서는 고용절벽 등에 직면한 한국은행의 금통위가 오늘 예정돼 있다. 금리 동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인상 1명의 소수의견 유지 및 철회 여부, 혹은 일각의 예상대로 소수의견이 2명으로 확대될지 여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의 7월 광공업생산이 전년동월대비 0.9% 증가했다고 통계청이 밝혔다. 블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 대상 설문 예상치(중앙값 기준 0.5% 증가)를 상회하는 것. 전월대비로도 0.4% 증가하며 예상치(0.2% 감소)를 상회했다.

오늘 중국의 8월 제조업·비제조업 PMI, 유로권 8월 CPI 및 7월 실업률, 미국 8월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 시간으로 내일 새벽 2시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 연설이, 내일 오전 9시에는 한국 8월 수출입 지표가 발표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2000억불 中제품 관세 강행할까..환율조작 결정방식 검토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주 공공 의견 청취 기간이 끝나는대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싶어한다고 해당 사안에 정통한 6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현지시간 목요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내용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방대한 품목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관세안에 대해 기업, 시민 등은 9월 6일까지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트럼프는 해당 시한이 지나면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일부 소식통은 트럼프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며 관세를 단계적으로 부과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한발 더 나아가 중국을 겨냥해 각국이 자국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에 대해 미 행정부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들은 통화 절하를 통해 비즈니스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것은 좋지 않다. 공평한 경쟁의 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연이은 트럼프의 공격에 대해 중국측이 어떤한 대응을 내놓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양도소득세 감면 고려..파월 의장 지지

트럼프 미 대통령은 양도소득을 인플레이션과 연동하는 규정 발표를 통한 양도소득세 감면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목요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사항에 대해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양도소득 산정 기준의 변화는 투자자들이 주식, 부동산 등 보유자산 매각시 취득가격에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조정하게 함으로써 세금을 줄이게 된다. 해당 세제 변경은 ‘유령 소득’에 대한 과세를 없애 고용 창출, 경제 활성화가 촉진될 것이라고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고문 래리 커들로의 오랜 목표였다.

광범위한 사안을 놓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을 연준 의장으로 임명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금리인상 비판에 대한 논란을 인식한 듯 파월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대해서는 WTO가 “개선”되지 않으면 탈퇴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아르헨티나 금리 60%로 인상…페소화 추락 지속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45%에서 60%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인상하는 등 긴급 처방에 나섰지만 불안한 투자자들의 이탈을 막는데는 실패한 것 같다. 올해 페소화 가치가 절반 넘게 하락한 가운데 중앙은행이 통화 방어를 위해 이달 들어 두번째로 금리인상에 나섰다. 전일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자국의 금융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앞서 합의한 500억 달러 규모 크레딧라인의 조기 집행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자금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으로 해석됐고 마크리 정부가 과연 경제를 구하고 재정 및 무역적자 그리고 물가를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됐다. 중앙은행의 긴급 처치에도 달러-아르헨티나페소 환율은 한때 22% 급등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 Ilya Gofshteyn은 금리인상이 긍정적인 시그널이기는 하지만 아르헨티나 예금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U 자동차 무관세 제의에 트럼프 ‘시큰둥’…加협상 시한 도래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공산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의지가 있다고 폴리티코가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 집행위원의 유럽 의회 위원회 보고를 인용해 보도했다. 말스트롬 위원은 “미국이 동일한 조치를 취할 경우 EU는 모든 공산품에 대한 관세를 제로로 할 용의가 있으며 미국이 동일 조치를 취할 경우 자동차 관세도 철폐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자동차 무관세 제안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과 캐나다가 북미자유무역협상(NAFTA) 개정 협상중인 가운데 캐나다 외무장관은 양측이 주요 사안에 대한 결정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 타결 시한인 금요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양측의 입장이 점점 낙관적으로 바뀌었는데 이에 장중 관련 뉴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전일 유럽연합(EU)이 영국에 전례없는 파트너십을 제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해 파운드 강세 스파이크를 촉발했던 미셸 바르니에 EU측 브렉시트 협상대표가 한 인터뷰에서 여전히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한다고 밝혀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브라질 중앙은행 개입…터키 중앙은행 부총재 사임?

브라질 중앙은행이 6월 이래 처음으로 스왑 시장을 통한 개입에 나섰다. 이달들어 현재까지 기준 브라질 헤알화가 신흥국 통화 가운데 4번째 최약세 통화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브라질 중앙은행이 개입을 발표한 것. 유라시아 그룹은 가장 시장 친화적인 후보로 거론되는 Geraldo Alckmin이 대선 결선 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터키 중앙은행 부총재 사임설이 전해지면서 리라화 약세가 지속됐다. ABN Amro 스트래티지스트 Georgette Boele은 이번 사임 소식은 터키 위기가 여전히 한창 진행중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Rabobank 스트래티지스트 Piotr Matys는 시장이 여전히 터키 중앙은행이 9월 금리를 상당폭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금리인상 뿐 아니라 재정긴축, 경제 개혁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새로미, 이경하 기자 (송고 2018/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