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골드만경고, 므누신 환율조작

멕시코 간의 무역 협정에 추가 추진력을 얻은 미 증시가 승승장구하며 S&P 500 지수와 나스닥 모두 사상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멕시코 페소는 숨을 고르며 하락했지만 무역 기대감에 멕시코 증시로의 자금 유입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공은 캐나다로 넘어갔다. 미 소비심리 지표가 예상을 크게 뛰어 넘으며 달러를 지지했지만, 월말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달러 매도가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위안화 약세 허용이 환율조작이라며 중국을 압박하면서도, 일드커브 역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태평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을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상대적으로 가파른 기존의 긴축 경로 전망을 유지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인터넷 검색엔진들이 자신에게 부정적인 뉴스만 나오도록 조작하고 있다며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게 조심하라고 경고를 날렸다.

오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과의 회동을 앞두고 김동연 부총리는 어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경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 속도 조절과 신축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10월부터 시중은행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관리지표로 본격 도입된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외교적 진전이 지연되고 있어 더이상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외 경제 및 금융시장은 물론 지정학적 상황마저 급변하고 있어 이번주 한은 금통위가 이전처럼 인상 소수의견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골드만, 파월 비둘기 아냐..美소비자신뢰 17년여래 최고

골드만삭스가 파월 연준의장의 지난주 발언을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하려는 채권 트레이더들에게 경고를 보냈다. 골드만삭스는 중앙은행이 낮은 실업률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최근의 연준 연구보고서에 파월이 주목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올해 추가 2차례와 내년 4차례 금리 인상 전망을 재확인했다. “채권시장과 달리 우리는 파월의 발언을 비둘기적으로 보지 않았다”며 “근원 인플레이션 오버슈팅은 제한적이겠지만 실업률 언더슈팅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FOMC는 계속해서 실업률 언더슈팅을 신경쓸 것”이라고 진단했다. 채권시장은 9월 금리인상의 경우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12월 인상 가능성은 아직 모두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미국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비 하락을 전망했던 시장 예상을 깨고 2000년 10월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6개월내 주택과 자동차, 대형 가전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응답자 비중이 늘어 향후 소비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이번 보고서는 약 1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미시간대 8월 소비자신뢰 결과와 대조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소비 증가 모멘텀이 현재 예측치를 넘어설 수도 있다며, 하반기에 약간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내구재와 자동차 구입 의사가 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파월 연준의장이 지난주 잭슨홀 연설에서 비둘기파적 신호를 보내 12월 금리 인상이 단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가 고개를 들기도 했지만, 이같은 소비심리 강세가 지속될 경우 연준은 높은 경제성장과 미국채 일드커브 역전 사이에 갇힐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므누신 ‘위안화 약세는 환율조작’…커브 플래트닝 ‘전혀 걱정안한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허용하는 것은 환율조작 행위로 미국에게 우려사항이 된다고 CNBC에서 말했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지지한다면 이는 환율조작이 아니라며, 중국의 시장 개방을 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북미지역 무역협상에 있어서 캐나다의 합류 여부와 상관없이 미국은 멕시코와의 딜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 장단기 금리 격차 축소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일드커브가 경제성장의 전조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씨티그룹은 트럼프 행정부의 약달러 선호와 예측불가능한 정책 움직임이 외환시장에 주요 리스크라며, 투자자들은 미 재무부의 달러 매도 개입 가능성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씨티는 경제 성장세와 상대적 수익률이 미국으로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어 구조적으로 달러에 강세 의견이지만 “최대 리스크는 재무부가 달러 가치를 낮추기 위해 개입하는 경우”라며 “아직 꼬리 위험에 불과하지만 연준까지 끌어들이는데 성공한다면 이는 달러 전망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무부와 연준의 개입 가능 화력은 1890억 달러로 추정된다. 달러는 미국 경제 성장과 연준의 금리인상에 올해 1.3% 이상 상승했다. 한편,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무역전쟁을 ‘치킨게임’에 비유하며 무역마찰의 경제적 비용을 경고했다.

메이 英총리가 불지른 ‘노딜’ 우려에 파운드 약세…카니 또 연임?

메이 영국 총리가 ‘노딜 브렉시트’의 망령을 되살리면서 파운드가 유로화 대비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브렉시트 시행까지 약 7개월이 남은 가운데 메이는 유럽연합(EU)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세상이 끝난게 아니다”라며, 영국의 성공적인 탈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노딜에 대비한 비상 계획 마련에 나섰다. Banco Santander는 “정치인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면 그럴 가능성이 더 높아보이지만, 이는 일종의 벼랑끝 전술로 보인다”며 “펀더멘털상 파운드는 과매도 상태로 볼 수 있지만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이제 노딜까지 합쳐지면서 파운드는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달 블룸버그 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노딜의 경우 파운드는 1.2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합의 불발 확률은 20%로 조사되었다.

한편, 카니 영란은행 총재가 2020년까지 다시 연임 요청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며 그의 향후 행보 역시 시장의 관심이 되고 있다. 영국 재무부는 이브닝스탠다드의 해당 보도를 부인했지만, 이는 브렉시트 노딜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불안을 보여준다. 2013년에 5년 임기로 영란은행 총재직을 맡은 카니는 원활한 브렉시트 협상을 위해 이미 2019년 6월말까지 임기를 연장한 바 있다.

이탈리아 누구 말이 맞을까?

트리아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유럽연합(EU)의 예산 적자 제한 관련 규정을 어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디 마이오 부총리의 최근 주장과 상반된 발언으로, 이탈리아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걱정을 잠재우기 위해 나선듯 보인다. 트리아는 이탈리아 정부의 예산 목표가 GDP의 3%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름 내내 정부의 의도는 -디 마이오 부총리 역시 동의했다- 그 반대를 시사했다”고 답변했다.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신정부가 재정 적자를 줄이고 공공부채 부담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지킬지에 대해 초조함을 나타냈다. 디 마이오는 Il Fatto Quotidiano 인터뷰에서 감세와 소득 지원 정책 등 과감한 정부 프로그램을 추진하려면 재정적자가 내년에 GDP 대비 3%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이에 화요일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3.21%까지 올랐다. 외팅거 EU 예산 집행위원장은 EU 예산 협상을 방해하려는 시도는 스마트한 생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독일, 터키 지원…이젠 캐나다 차례

독일이 터키가 경제 붕괴를 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가능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 정부 관료가 전했다. 긴급 재정 지원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각료들에게 관련 대책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으며, 이 중에는 독일 기업 대상 수출 금융 보증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해당 관료는 밝혔다. 독일은 터키가 필요한 재정 지원은 국제통화기금(IMF)에 의존하기를 바란다고 다른 두 명의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IMF 지원을 반대하고 있고 미국의 지지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유럽 국가들이 조건을 걸고 최후 수단으로 개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만 할 수도 있다고 그들은 전했다. 독일은 터키의 최대 경제 파트너이며, 터키 출신 독일인이 수백만명에 이른다.

한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과 관련해 이제 공이 캐나다로 넘어갔다. 미국과 캐나다 간에 분쟁해결제도 등 주요 쟁점이 남아 있지만 시장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Bank of Nova Scotia는 캐나다가 들어가기 매우 쉬워보인다고 진단했고, 전 캐나다 주재 미국대사 Heyman은 캐나다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캐나다 외교장관이 화요일 협상을 위해 워싱턴에 도착했고, 미 무역대표부는 미 의회에 금요일까지 딜을 통보하고 싶어한다. 로스 미 상무장관은 캐나다 경제가 미국과의 무역 협정을 필요로 한다며, 지금은 중국과 협상할 최고의 시기가 아니라고 말했다. CIBC는 만약 캐나다가 빠질 경우 이는 캐나다달러에 분명히 약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