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中 위안화 관리, 파월 쐐기

미-중 무역협상이 별 성과 없이 끝나자 중국 당국이 위안화 방어에 나서며 역외위안화를 장중 기준 2016년 1월래 최대폭 끌어올렸고, 달러(BBDXY)는 주간 기준 0.6% 하락하며 7월초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관심을 모았던 파월 연준의장의 잭슨홀 데뷰는 통화정책을 실물 경제에 기반해 결정하겠다는 원칙과 점진주의적 긴축 기조에 쐐기를 박으며 마무리되었다. 연준이 긴축 속도를 높이지 않을 것이란 안도감에 미증시 일부 지수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연내 2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미국채 2년-10년 스프레드는 11년래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충분한 진전이 없다”며 이번 주로 예정됐던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계획을 취소하고, 미-중간 무역 분쟁이 해결된 후에야 방북이 가능할 것 같다며 중국 압박에 나섰다. 한반도 정세가 다시 불투명해진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어 이번주 한국은행의 정책 결정과 전망이 주목된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26일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과감하게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고, 청와대는 조만간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호주 신임총리는 신속한 정국 안정을 위해 자신의 첫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주 한국을 비롯해 주요국에서 월간 경제지표가 줄줄이 발표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PBOC 위안화 지지 나서

미-중간 무역 갈등이 쉽게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인민은행(PBOC)이 기준환율 결정에 경기대응(counter-cyclica) 조정 요인을 재도입해 위안화 쏠림현상 대응에 나섰다. 이에 역외위안화가 장중 최대 1.4% 급등했다. 픽싱에 참여하는 은행들은 이미 8월부터 해당 요인을 다시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PBOC는 24일 성명서에서 설명했다.

지난주 이틀에 걸친 양자간 차관급 회의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종료되면서 무역전쟁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며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에 대해 비관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중국 당국이 위안화 지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차 관세 보복전은 이르면 9월에 치뤄질 수도 있다. ANZ의 Khoon Goh는 “이번주 미-중 협상후 위안화 강세 또는 추가 약세를 막기 위한 경기대응 요인의 재도입은 중국당국이 미국측에 보낸 제스처일 수 있다”며 “트럼프 미 대통령은 위안화 약세에 불만을 드러내왔다. 이번 회담에서 환율 문제가 거론된 듯 하다”고 진단했다.

파월 독트린…연준 긴축 의지 재확인

파월 연준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점진적 긴축 기조를 재확인했다. 점진적 금리 인상 전략이 과잉 정책으로 경제에 해가 되거나 안일한 대응으로 경기를 과열시킬 가능성을 모두 피하기 위한 최선의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되겠지만 인플레이션이 2%를 넘어 가속화될 명확한 징후가 보이지 않아 경기 과열 리스크가 높아지진 않았다고 판단하면서, 강한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올해 9월과 12월 금리 인상을 지지하며, 정책을 너무 느리게 움직이면 나중에 급하게 따라잡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경기침체와 같은 안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 역시 올해 경제성장률을 약 3%로 높이면서 점진적 금리인상을 지지했다. 반면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금리 인상을 반대하면서 현재 연준이 중립금리 수준이거나 이에 매우 가깝다며, 과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일드커브 시그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연준이 알면서 일드커브가 역전되도록 놔두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일드커브 역전 향해 질주

일드커브 역전이 경제와 통화정책에 시사하는 의미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미국채 시장에서 일드커브 플래트닝을 되돌릴 수 있는 재료는 현재 찾기 힘들다.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인플레이션이 7월 2%로 연준 목표치에 도달한 듯 보이며, 연준은 여전히 긴축 경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1040억 달러 규모의 단기물 입찰이 대기 중인 상황에서 지정학적 이벤트와 더불어 트럼프를 둘러싼 미국내 정치 전개상황은 장기물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미국채 2년-10년 금리 스프레드는 일주일 내내 하락세를 지속하며 금요일 18bp대로 밀려 2007년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웰스파고의 Zachary Griffiths는 지정학적 대형 이벤트가 없다면 이번주에도 플래트너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9월 금리 인상은 거의 기정사실이다. 12월은 약간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연내 2차례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BMO Capital Markets의 Ian Lyngen 은 대외 요인이 시간이 지나면서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파월의 발언이 “약간 덜 매파적”이었지만, 연준 관료들이 긴축 계획을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플래트닝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NAFTA 체결 임박…터키 일주일간의 휴식 끝

미국과 멕시코가 자동차와 에너지 등 주요 쟁점사항에 대해 돌파구를 찾는데 성공해 이르면 월요일 NAFTA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캐나다 역시 조만간 협상테이블에 다시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토요일 트위터에서 멕시코와의 “대규모 무역 협정”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협상은 일요일에도 이어졌다. 멕시코 경제장관은 이제 협상이 마지막 몇시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우리는 타결을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멕시코페소는 월요일 아침 아시아 장에서 달러 대비 최대 0.7% 강세를 보였다.

희생절로 지난주 휴장했던 터키 금융시장이 월요일 거래를 재개한다. 전문가들은 터키 당국이 보다 시장친화적 정책을 단행하지 않는 한 추가적 시장 혼란이 예상된다고 경고한다. 터키 리라화는 올해들어 37%나 가치가 하락했지만 고물가와 경상수지 적자 확대, 당국의 금리인상 저항 등에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게다가 트럼프는 터키에 장기 억류된 미국인 목사의 석방을 위해 제재 압박을 가하고 있다. 2001년 외환위기 이후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변동성 지속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크레디아그리콜은 “안도감이 오래 갈 수 없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며, “터키 당국은 확실하게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말 뒤집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주 반만에 비공개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8월 7일 주당 420달러에 주식을 사들여 상장 폐지하겠다며 투자자들의 지지 및 자금이 확보되었다고 발표해 주가가 급등했으나, 사우디 국부펀드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자금 상태나 대량생산 능력 등 여러 이슈들이 제기되며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 역시 부담이 됐다. 급기야 머스크는 지난주말 블로그를 통해 주주들이 이를 원치 않는다고 전했고 토요일엔 트위터에서 독특한 트러스트 구조를 규제당국이 승인할지 의문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Loup Ventures의 Gene Munster는 이번 사태를 수습하려면 적어도 6개월은 걸릴 것이라며 “단순히 잊어버리고 말 상황이 아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종류의 질문을 갖게 만들었다. 이제 테슬라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즉 모델 3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CEO 교체 얘기도 나왔으나,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 대해 “전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Santa Clara 대학의 지배구조 전문가인 Stephen Diamond 교수는 아마도 이사회가 상장폐지 계획을 포기하도록 압박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