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가지 이슈: G-2 돌파구 실패, Fed반격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금리 인상에 불편함을 드러내고 터키발 신흥시장 불안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연준은 8월 FOMC 의사록에 이어 잭슨홀에 모인 일부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긴축 경로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는 트럼프의 비판이 연준의 정책결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올해 추가 2차례 금리인상을 주장했다. 댈러스 연은총재 역시 향후 1년래 3-4차례 인상 필요성을 지적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한국시간으로 24일 오후 11시에 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미-중이 무역협상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추가 보복관세를 발동한 가운데 미증시가 하락하고 달러(BBDXY)는 6거래일만에 반등했다. 이틀간에 걸친 차관급 무역협상은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 트럼프는 자신이 탄핵될 경우 시장이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가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중국 등 대외 공세를 강화해 신흥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대북특별대표에 스티븐 비건 포드자동차 임원을 임명하고 내주 북한을 방문할 계획임을 밝혔다. 기재부는 9월 50년물을 포함해 국고채 5.6조원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중 무역협상 돌파구 실패…추가 관세 예정대로 시행

멀패스 미 재무부 차관과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수요일에 이어 목요일에도 만나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주요 진전을 이루지 못한채 막을 내려 무역전쟁이 더 악화될 여지를 남겼다. 소식통에 따르면 추가 협상 일정은 잡히지 않았으며, 중국측은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더이상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마저 제기했다. 백악관은 양측이 중국의 구조적 이슈를 포함해 경제 관계에 있어서 공정성과 균형, 호혜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견해를 나눴다고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예고한대로 목요일 160억 달러 상당의 상대국 수입산에 대해 관세 부과를 개시했다. 이로서 양국 무역전쟁 규모는 1000억 달러로 증가했다.

중국 협상단은 상당한 양보를 내놓겠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았으며, 단지 대미 무역흑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늘리겠다는 제안 정도가 최선의 전략이라고 해당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중국측 입장은 그동안 전혀 변한게 없는 것 같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행정부 역시 베이징에 대한 강경 노선을 누그러뜨릴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금요일 워싱턴에서 유럽연합 및 일본 대표단과 만나 중국의 산업 보조금 및 국영기업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공동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준 인사들 발언 봇물…잭슨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가 점진적 개선세를 지속하는 한 올해 2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선호한다며, 트럼프 미 대통령의 비판은 연준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 역시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연준이 중립수준에 도달하려면 향후 9개월에서 12개월에 걸쳐 3번에서 4번 정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일드커브를 논의할 때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FOMC가 중기적으로 정책 방향을 되돌려야 할 것으로 보는 시장 전망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채 2년-10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20bp 수준으로 더 축소되었다.

파월 연준의장의 잭슨홀 회의 데뷰 연설이 금융시장을 흔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적어도 과거 사례를 보면 그런 판단이 가능하다며, Cornerstone은 버냉키옐런 전 연준의장의 잭슨홀 발언 후 S&P 500 지수와 미국채 10년만기 금리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예외는 2011년으로 당시 버냉키 의장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장기물에 재투자하는 내용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계획을 흘렸다. 반면, 모간스탠리의 글로벌 외환 전략 책임자인 Hans Redeker는 고객들에게 여전히 주의를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S&P 500 지수가 지난 12회 잭슨홀 미팅 중 9차례나 상승했으며 평균 상승률은 0.6%라고 추정했다. 미국채 10년물의 경우 9차례에 걸쳐 2년물보다 더 올랐다.

트럼프 탄핵시 시장붕괴 경고..트럼프 정치적 시련 EM 악재

트럼프는 미의회가 자신을 탄핵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미국인들은 더욱 가난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을 잘해낸 사람을 어떻게 탄핵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내가 탄핵되면 시장은 붕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슬리 미상원 법사위원장은 성추문 입막음 사건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코헨 등의 사태로 정치적 시련에 직면한 트럼프가 대중의 관심을 따돌리기 위해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등 대외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JP모간의 John Normand가 지적했다. 트럼프는 벌써부터 대중관세 성과를 자랑하며 중국에 더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는 이미 여러 차례 국내에서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해외로 시선을 돌리려 시도한 바 있다. 최근 몇달간 백악관은 러시아의 미대선 개입과 코헨 등에 대한 수사당국의 칼날이 날카로워지자 베네수엘라에서 터키에 이르기까지 제재조치를 감행했다. 중국과의 무역 보복전 역시 격화되었고, 트럼프가 갑자기 남아공의 토지 개혁 논쟁에 뛰어들면서 남아공 란드화는 신흥시장 약세를 주도했다. 블랙록의 Pablo Goldberg는 “트럼프의 동기를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있지만, 세계를 터프하게 다루는 모습은 자신의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정책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에게도 인기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일부 외교정책에서 성과를 거두고 싶어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마도 멕시코가 가장 혜택을 볼 수 있다고 IIF의 Sonja Gibbs는 전망했다. 중국은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통화 방어 조치

러시아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 안정을 위해 9월 말까지 외화 매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루블화가 2년여래 저점에서 가까스로 반등했다. 이는 최근 러시아 당국이 루블화의 추락을 막기 위해 취한 가장 극적인 조치다. 미국의 추가 제재 우려는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본 이탈 급증으로 러시아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조정 해야 하는 정도까지 악화되고 있다. 달러-루블화 환율은 목요일 최고 69.01루블까지 오르며 2016년초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중앙은행 개입 이후 68루블선을 일시 하회하기도 했다.

이번 발표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2017년초 외화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특정 기간동안 시장에서 물러나 있겠다고 사전에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 외화 매입 재개 여부는 9월이 지나면서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유가의 변동성으로부터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재정 규정에 따라 재무부를 위해 루블을 팔고 외화를 매입해 보유고를 축적해왔다. 이달 초 루블화가 하락하자 6일간 외화 매입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으나, 8월 17일에 보다 큰 규모로 외화 매입을 재개했다. 재무부는 이번 일시 중단이 외환보유고 축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Aberdeen Standard Investments의 Edwin Gutierrez은 “상황이 너무 불편해지자 중앙은행이 개입해야만 했다”며 “이번 개입이 루블화에 충분한 지지가 되려면 전반적인 신흥시장 환경이 나아져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 PMI 호조 vs 유로존 제조업 PMI 부진

독일과 프랑스에 힘입어 마킷 유로존 종합 PMI는 8월 54.4로 7월 54.3에서 소폭 개선되었다. 시장 예상치는 54.5였다. 마킷 독일 종합 PMI는 예상치를 상회한 55.7로 2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무역 긴장에 마킷 유로존 제조업 PMI는 8월 54.6으로 2016년 11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설문 결과를 발표한 IHS Markit는 정치 우려 확대와 가격 상승, 수주 성장세 둔화 등을 지적하며 “경고등이 깜빡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도미닉 라브 양극 브렉시트 장관은 현지시간 목요일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기업과 시민들이 따라야할 구체적 조언을 담은 25개 지침을 발표했다. 기업들은 지나친 관료주의로 부담이 늘고 소비자들은 신용카드 결제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양측 모두 유리한 합의가 타결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영국 정부는 협상 결렬에 대비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을 끈 분야는 EU 시스템에 깊게 통합된 금융서비스로, 영국 기업들은 TARGET2와 Single Euro Payments Area와 같은 유럽 지급결제 시스템에 대한 접근권을 잃게 된다. 영국 투자은행들은 EU에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며, 파생상품 계약 역시 현행대로 거래될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 EU 기업은 영국 거래소에 상장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