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FOMC 의사록에서 매파가 날개를 펼치며 점진적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터키발 신흥시장 혼란이 발생하기 전의 얘기라 이번주말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이 더욱 주목된다. 미국채 2년-10년 금리차가 11년래 저점을 경신하는 등 플래트닝이 지속되며 일드커브 역전과 경기침체 우려에 대한 논쟁이 재차 부각되었다.
미국과 중국은 두달여만에 무역협상을 재개했지만 아직 성과를 기대하기엔 장애물이 많아 보인다. 멕시코가 미국과의 NAFTA 협상에서 합의에 거의 이르렀다고 확인하면서 멕시코페소는 1% 넘게 급등했다. 달러(BBDXY)는 5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고, 미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코헨의 변호사가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진상조사를 촉구했지만 시장은 좀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4주래 최대폭 줄어들었다는 소식에 유가(WTI)는 배럴당 68달러 선을 회복했다. 사우디 아람코는 IPO 계획을 철회했고, 국내에서는 다음주 개각이 예상된다고 MBC가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FOMC 의사록서 추가 금리 인상 신호
오늘 공개된 7월 31일~8월 1일 FOMC 회의 의사록에서 연준은 경제가 현 경로를 유지할 경우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의사록은 “많은 참석자들은 향후 지표가 그들의 현 경제 전망을 계속해서 지지할 경우 정책 완화를 제거하는데 또 다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조만간 적절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일부 위원들은 “경제가 잠재력 이상으로 장기간 성장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나거나 금융 불균형이 생겨 결국 경기 하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모든 위원들은 지속적인 무역 갈등과 관세 위협을 불확실성 및 리스크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했다.
라보뱅크는 연준 의사록이 9월 인상 신호를 보냈지만, 이미 시장이 8월 당시 매파적 성명서로 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만큼 시장에 큰 반향은 불러일으키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일드커브 역전에 대해서도 연준 관료들의 견해가 엇갈렸다고 지적하고, 만약 무역갈등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면 12월 추가 인상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BMO Capital Markets는 하방리스크를 나열하는 등 ‘비둘기파적’ 부분도 있었다며, 금리가 완화적이라는 표현을 언제 멈출지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립금리 도달이 곧 현실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하반기에 경기가 둔화될 수 있어 9월 인상후 연준이 당분간 쉬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모간스탠리는 이르면 9월 정책성명서에서 포워드 가이던스 변경이 예상된다며, 내년 6월까지 4차례 추가 인상을 전망했다.
골드만, 일드커브 축소 우려 일축…핌코 ‘경기침체 이르면 3년안에 올수도’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장중 21.6bp까지 축소되며 2007년 8월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드커브 역전이 경기침체의 전조라는 우려를 일축하며, 연준의 양적완화로 기간 프리미엄이 망가졌기 때문에 현재 훌륭한 지시등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과거의 경우 일드커브 역전과 경기침체간 상관관계는 인상적이었지만 현재는 오판의 여지가 있으며, 미국 경기침체 리스크는 현재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G-10 국채 금리 예상치와 더불어 올해말 미국채 10년물 금리 전망을 기존 3.25%에서 3.1%로 낮췄다. 주기상 정점은 20bp 낮춘 3.4%로 수정하면서, 연준의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해서는 6차례 추가 인상 견해를 유지했다.
반면, 핌코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초완화적 통화정책이 종료됨에 따라 글로벌 경제가 향후 5년에 걸쳐 경기침체에 접어들 가능성이 70%에 이른다며, 통화정책이 완화에서 긴축쪽으로 전환되면서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투자와 포트폴리오를 생각하고 있다면 향후 3년에서 5년 사이에 경기침체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양적완화로 모든 자산가격이 오른데다 현재의 통화정책 환경과 앞으로 다가올 정상화 과정은 과거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7월 기존주택 매매는 시장 예상과 달리 전월비 0.7% 감소하며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미-중, 보복관세 시행과 동시에 무역협상 재개
미국과 중국이 목요일 추가 160억 달러 상당의 보복관세 2차전 시행을 앞두고 현지시간 22일부터 워싱턴에서 두 달만에 무역협상을 재개했다. 멀패스 미 재무부 차관과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수요일 만나 무역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실무회담은 기껏해야 생산적 논의를 했다는 정도의 공동 발표문으로 끝날 것으로 보이며, 지적재산권 보호에서 무역 재균형에 이르기까지 주요 현안을 다루게 된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양 경제대국간 전면전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상에서 대중 정책과 관련해 미 행정부내 이견이 재차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경우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지만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 등 일부 강경파들은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전미제조업협회는 트럼프 행정부에게 관세를 피하고 중국과의 무역 합의를 타결할 것을 촉구했다.
유로존 2Q 임금상승률 2.2%…ECB 출구전략에 희소식
유로존 임금 상승률이 1분기 1.7%에서 2분기 2.2%로 올라,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탈리아 정치 불안과 터키 금융 위기 등 난관에 직면한 ECB 정책입안자들에게 이는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실업률이 약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오는 등 고용시장 개선이 지속되면서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코메르츠방크의 Ralph Solveen은 1% 부근에서 머물고 있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이제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며 “얼마나 빠른 속도로 상승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역시 임금 상승세에 힘입어 근원인플레이션이 점진적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화는 6거래일째 오르며 2년여래 최장기 강세행진을 기록했다.
무역전쟁 우려 완화는 EM 랠리 신호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무역 관련 긍정적 뉴스가 쏟아지고 달러가 정점을 찍으면서 여름이 지나면 신흥시장(EM) 랠리가 펼쳐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시장이 가장 두려워한 리스크는 무역전쟁으로, 미 행정부가 무역 관련 희소식을 전해야 할 유인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NAFTA 합의가 곧 체결되고 중국과의 무역 협상도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최근 달러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관련 우려가 완화될 경우 달러에 부정적이 될 수 있다며, 위안화에 대한 견해를 약세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멕시코 페소, 남아공 통화 및 금리, 체코 코루나, 태국 바트, 인도네시아 금리 등이 긍정적인 반면 러시아와 터키의 경우 리스크가 높다고 지적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