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美증시 신기록, 트럼프 조준?

S&P 500 지수가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장중 2873.23포인트까지 올라 마침내 1월에 찍었던 사상최고점을 뛰어넘는데 성공했다. 트럼프의 최근 긴장 유발 발언에도 미-중 무역협상 기대에 위험선호가 살아나며 글로벌 증시와 유가 등이 힘을 받았다. 달러(BBDXY)는 장중 0.6%나 밀리며 약 한달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미국채 금리는 전구간에 걸쳐 상승했다. 브렉시트와 관련해 ‘노딜’을 원치 않는다는 EU측 입장에 파운드가 장중 1% 가량 급등했고, 유로도 원빅 이상 올랐다. 브라질 헤알화는 정치 불확실성에 주요 심리적 지지선마저 무너졌다.

뉴욕장 마감후 폴 매나포트 전 트럼프 대선캠프 위원장이 유죄 판결을 선고받고,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헨이 이름을 밝히지 않은 후보의 지시에 따라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성추문 입막음’ 관련 혐의에 유죄를 인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워싱턴 정계가 다시 한번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일며 미증시 선물이 하락하고 달러-엔 환율은 오름폭을 줄였다. WBI Investments의 Matt Schreiber는 트럼프를 정조준하려면 분명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불확실성에 시장이 밀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락에 가속도가 붙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늘 드벨 호주중앙은행 부총재 연설이 예정되어 있으며 미국 7월 기존주택매매에 이어 내일 새벽 FOMC 8월 회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브렉시트 노딜 피할까? 파운드 급등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브렉시트에 대해 지금부터 “계속해서” 협상할 것이라고 미셸 바르니에 EU측 협상대표가 말했다. 파운드는 달러 대비 1% 가량 급등해 ‘노딜’ 우려가 본격 제기되었던 8월 초 이후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바르니에는 “협상이 이제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며 “합의점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그러기 위해선 영국이 단일 시장을 존중해야만 한다”고 화요일 도미닉 라브 영국 브렉시트 장관과 회동을 마친 후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밝혔다. 그는 “가장 비용이 큰 브렉시트 형식은 바로 노딜이다. 우리는 이를 원치 않는다. 노딜이 될 경우를 대비해야만 하지만 노딜 브렉시트를 향해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는 EU가 브렉시트와 관련해 11월에 긴급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의 교착상태가 수 주간 이어지자 양측은 10월까지 브렉시트 조건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10월까지 타결해야 3월 영국의 EU 탈퇴 전 의회 승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니에르는 10월을 마감시한으로 약속하지 않았지만 너무 늦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11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바니에르는 “올해가 끝나기 훨씬 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라브 장관은 “여전히 극복해야할 일부 중대한 문제가 있다. 북아일랜드는 물론이고 미래의 관계도 합의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협상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불만에도 달러 강세는 대세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상에 불만을 드러냈지만, 달러가 단기적으로 고통을 겪는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란 자산운용사들의 견해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연준이 연초부터 기준금리를 2차례 인상하고 9월에 이어 12월에도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달러는 올해 들어 유로 대비 4% 이상 강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와 분트채 금리 격차는 약 250bp로 사상 최대에 육박해 달러로의 자금 유입을 돕고 있다.

Killik & Co.의 투자 매니저인 Rachel Winter는 “경제를 보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트럼프의 발언이 연준을 멈추게 하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긴축 사이클은 달러를 더 끌어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지펀드인 Man Group은 지난주 무역 긴장 고조는 달러 강세를 부추길 뿐 방해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Old Mutual Global Investors의 Mark Nash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한 투자자들은 달러를 고수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솔직히 지금은 달러를 저점에서 매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이 금리를 올리고 있는 반면 세계의 다른 지역은 성장이 부진하다. 이같은 현상은 시스템으로부터 달러를 빨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달러가 현재 대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Quilvest Wealth Management Investment Committee의 회원인 Robert Parker는 달러가 당분간 강세를 유지하겠지만 2019년으로 가면서 추세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은 9월에 금리를 인상하고 아마도 12월에도 다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그러나 내년 3차례 금리 인상을 내다보는 연준의 가이던스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년 중반이면 금리 인상이 멈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환율조작 발언에 PBOC 반격

중국인민은행(PBOC)은 중국이 무역 마찰에 대처하기 위해 경쟁적 통화 가치 절하나 환율을 이용할 의사가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리보(Li Bo) PBOC 통화정책국장은 “위안화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며 위안화가 올해 더욱 유연해졌고, PBOC는 환율을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균형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자신이 있다고 베이징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PBOC가 외환시장에서 경기 순응적 활동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으며, 중국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이 위안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리 국장의 발언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환율 조작을 비난한 후 나왔다. 미국과 중국은 이번주 무역협상을 재개한다. 트럼프는 협상 테이블에서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긍정적 결과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위안화는 올해들어 달러 대비 5% 가량 가치를 잃었지만, 지난 주 1년래 저점을 경신한 후 반등했다. 위안화는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환율을 중심으로 제한된 범위에서 거래되는데, 화요일 PBOC는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을 7월 2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은 6.8360위안에 고시했다.

PBOC의 Ji Zhihong 금융시장국장은 기자회견에서 PBOC가 수출기업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업 전망은 좋지만 일시적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로부터 “단순히 대출금을 회수하지 말라고 금융기관에게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Zhu Hexin 부총재는 중소기업과 하이테크, 서비스 분야로 자금이 흘러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역외위안화는 4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준의 긴축 정책을 비판하면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데다 투자자들이 이번주 예정된 미-중간 무역협상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코메르츠방크의 Hao Zhou는 시장이 위안화 환율 안정에 관한 PBOC의 최근 정책 시그널을 무시한다면 큰 실수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BOC는 무역 협상을 돕기 위해 당분간 위안화 강세를 보고 싶어할 것이라며, 만약 협상이 결렬될 경우 상황이 갑자기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달 블룸버그가 실시한 설문에서 16명의 전문가들의 추정치(중앙값)에 따르면 트럼프가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관세로 대응할 경우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0.2%p와 0.3%p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FOMC 의사록..카플란 ‘중립금리 도달후 긴축 중단’

트럼프가 또 한번 공개적으로 연준의 긴축 정책을 반대하고 나선 가운데 한국시간으로 23일 새벽 3시에 7월 31일-8월 1일자 FOMC 회의 내용을 정리한 의사록이 공개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당시 FOMC 회의가 터키발 신흥시장 혼란이 벌어지기 전에 개최되었음을 상기시키며, 이번주 잭슨홀 회의와 9월 FOMC 성명서에서 연준 관료들의 다소 약해진 확신을 확인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RBC Capital Markets의 Tom Porcell은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연준의 원칙에 직접적으로 반한다”며 “연준은 경제활동이 가속화될 경우 금리를 올리고 싶어하고 과열의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것이 그들의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의사록에서 주목할 점은 내년 금리 전망이다. 중립금리가 2.5%~3% 수준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올해 예정대로 2차례 금리를 인상해 중립 수준에 근접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지, 아니면 거기서 멈춘후 물가상승 압력이 억제되고 있다는 신호에 안심을 할지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까지 계속해서 올려야 한다며, 중립 금리 도달시 자신은 긴축 중단을 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는 한발 물러서 경제 전망을 평가하고 미국채 일드커브의 수준과 모양 등 여러 다른 요인들도 살펴본 후에 어떤 추가 조치가 적절할지 판단하고 싶다”고 화요일 발표된 경제 및 통화 정책에 관한 에세이에서 밝혔다. 전일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는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일드커브 역전 을 초래할 수 있는 금리 인상은 반대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2020년에 통화정책 결정 투표권을 갖게 되는 카플란 총재는 향후 금리 인상에 있어서 조심스런 입장을 선호하는 지역 연은 총재 중 한 명이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와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 역시 올해 미국채 일드커브 플래트닝을 지적하며 연준의 신중한 행보를 주장했다.

카플란 총재의 추정에 따르면 연준은 균형 수준까지 3~4차례 정도 추가 금리 인상이 남아있다. 일부 연준 인사들이 중립 금리 도달시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소위 점도표상 중앙값을 보면 FOMC가 금리를 계속 인상해 내년부터는 제약적 영역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카플란은 “연방기금금리 인상 속도를 판단할 때 미국채 일드커브를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며 “나는 일드커브 역전의 중요성을 무시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브라질 룰라 복귀 우려에 달러당 4헤알선 무너져

달러-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브라질 선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탄핵 절차에 돌입했던 2016년 초 이래 지켜져온 심리적 저항선인 4헤알 선을 돌파했다. 현지시간 월요일 공개된 Ibope 여론조사에서 좌파 노동자당의 룰라 전 대통령이 37%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한 영향이다. 신흥시장 혼란에 타격을 입었던 헤알화는 투자자들이 복역 중인 룰라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를 두려워하기 시작하면서 이번주 추가 압력을 받고 있다고 Maua Capital의 Luiz Fernando Figueiredo가 지적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의 Italo Lombardi는 최근까지만 해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우파 후보인 Jair Bolsonaro의 승리였으나, 그는 이상주의자 일뿐 투자자들에게 두려움을 불러 일으키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제 노동자당이 앞서면서 사회 문제에 대한 Bolsonaro의 극단적 태도를 강조해 중도 유권자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 승리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Banco Safra의 Carlos Kawall는 시장이 지지하는 대선 후보자인 제랄도 알키민의 부진한 여론조사 성적 역시 브라질 통화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시장이 상당 부분 중도주의자가 좌우의 양극화를 해소해줄 것이라며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BBVA의 Danny Fang은 헤알화 추락이 지속될 경우 중앙은행 개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대선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여론 조사 결과가 기본적으로 최근 몇주 동안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좌파 진영이 다시 권력을 장악할 경우 브라질이 다음번 터키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Brown Brothers Harriman은 달러-헤알 환율이 5헤알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