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트럼프 연준 긴축 반대, 달러↓

간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상에 불만을 드러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달러(BBDXY)가 약세로 돌아서고 미국채 선물 거래가 급증하는 등 시장이 움직였다. 뒤이어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연준이 자신을 도와야 한다며, 계속 금리를 올린다면 연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연은총재가 일드커브 역전을 초래할 수 있는 금리 인상은 반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채 2년물 금리가 2.6%를 하회하며 한달여래 저점으로 내려가는 등 미국채 금리는 전구간에 걸쳐 하락했다. 트럼프는 또한 미국인 목사 석방과 관련해 터키에 어떠한 양보도 없다면서, 동시에 환율조작을 비판하며 무역협상 재개를 앞두고 중국을 추가 압박했다.

S&P 500 지수가 3거래일 연속 오르며 사상최고치에 근접했지만 장막판 트럼프의 중국 공세에 오름폭을 줄였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NAFTA 협상 테이블에 수일 또는 수주래 재합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캐나다 달러는 소폭 강세를 보였다. 파운드는 영국이 유럽연합(EU) 시장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딜’ 브렉시트 발생시 일부 EU 규정을 인정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압력을 받았지만 달러 약세에 0.4% 가량 반등했다. 유로화 역시 상승을 이어갔다. 달러-엔은 6월말래 처음으로 110엔 선을 하회했다.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과의 2차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구체적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다. 북한 70주년 정권수립 기념일인 9·9절이 ‘휴지기’에 접어든 북핵 협상에 변곡점이 될 전망이며, 특히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북이 굴곡의 방향과 크기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비 2.9% 상승했다. 로우 호주중앙은행(RBA) 총재는 가능한 다음 금리 변경은 인하보다는 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8월 RBA 회의 의사록도 공개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연준 긴축 또 비판…보스틱, 커브 역전 인상 반대

트럼프 미 대통령이 또다시 연준의 긴축 정책을 비난하고 나섰다. 당장 9월 FOMC에서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발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럼프는 지난 금요일 공화당 부유층 기부자들이 모인 모금 행사에서 자신이 임명한 파월 연준의장이 ‘값싼 머니(cheap money)’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반대로 금리를 올렸다며 비판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는 보다 강한 어조로 “연준이 내게 도움을 줘야 한다”며 파월의 금리 인상에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연준은 트럼프 취임 이래 올해 2번을 포함해 5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렸다. 올해 금리 인상은 파월이 연준의장 지휘 아래 단행되었다.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비롯한 정책위원들에 대해 임명권을 갖고 있지만, 연준은 역사적으로 정치로부터 독립해 대통령들을 실망시키며 긴축 정책을 펼쳐왔다. 사실 연준은 과거 경제 확장기와 비교해 현재 훨씬 느린 속도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실업률이 4%를 하회하고 최근 몇 개월간 경제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금리는 낮은 편이다.

한편,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는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일드커브 역전을 초래할 수 있는 금리 인상은 반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채 일드 커브가 역전된다고 해서 반드시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일드커브가 현재 매우 평탄해 정책입안자들이 지켜봐야 할 상황이지만, 이는 경제 전망에 있어서 수많은 시그널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경제가 예전만큼 강력한 부양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긴축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중립 금리를 향해 ‘점진적 걸음(gradual walk)’을 지속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현재 9년 넘게 성장 궤도를 유지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무역 관련 불확실성에 기업들이 더욱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연준의 독립성은 더 나은 정책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中 환율조작 재차 공격…PBOC 위안화 강세 고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과 유럽이 환율조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특히 미국의 관세 부과에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일부러 낮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중국과의 무역 분쟁 종료를 위한 일정표가 따로 없다며, 이번주 워싱턴에서 진행될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별로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인민은행(PBOC)이 달러 약세 속에 위안화 일일 기준환율을 2거래일 연속 강세 고시하면서 역내위안화(CNY) 가치가 3거래일 연속 올라 달러당 6.8640위안으로 8월 10일래 고점을 경신했다. 위안화의 등락폭을 2%로 제한하고 있는 PBOC는 20일 달러-위안화 기준환율을 6.8718위안으로 전거래일비 0.26% 낮춰 8월 2일래 가장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PBOC의 고시환율은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평균을 8일째 하회했다.

최근 강세에 6월 중순 이후 위안화 약세폭은 약 6.6%로 축소되었다. 중국 당국이 자본 유출을 제한하려 애쓰고 있다는 추측이 일고 역외 유동성이 타이트해진 영향이다. 중국이 이달 말 미국에 대표단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6월에 중단된 무역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Oversea-Chinese Banking의 Tommy Xie는 “시장이 더 조심스러워졌다”며 “투자자들은 위안화 약세를 더 밀어부칠 경우 PBOC의 통화 관리 조치가 더 많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이 이미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자본 이탈이 일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모든 미국 관세에 대해 보복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다음달 추가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위협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이는 미국의 대중 수출 규모를 초과하기 때문에, 중국은 보복관세 이외에 다른 타격 수단이 필요하다. 작년 한국의 사드 배치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불매운동과 사업 폐쇄 등으로 대응할 경우 미국의 수많은 브랜드가 값비싼 희생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많은 미국 기업에게 있어서 필수 공급업체인 동시에 최대 성장 시장이기도 하다.

중국의 위협에 노출된 미국 브랜드로는 나이키, 스타벅스, 맥도날드, 코카콜라, 마텔, KFC, 마이클코어스, 버거킹, 스티브매든 등 매우 다양하다. 나이키의 경우 북미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매출은 21%나 늘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확대되었다. 스타벅스는 중국내 대부분의 매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데다 중국 시장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어 2022년까지 매장수를 6000개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카타르-터키 통화스왑 계약..리라 안정 조치 부메랑 될까?

카타르가 터키에 최대 1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이후 첫 구체적 조치로 터키 금융시스템의 후방 지원을 위한 중앙은행간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크레딧 라인 한도는 30억 달러로, 양국간 교역 촉진과 금융안정성 및 유동성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터키에 억류된 미국인 목사 석방과 미국에서 벌금 위기에 몰린 터키 은행의 문제 해결을 결부시키려는 터키의 노력을 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익명의 고위 백악관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터키 현지시간으로 오전 5시반 경 한 차량이 앙카라 소재 미국 대사관을 향해 6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Ankara Governorship이 밝혔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 목사 석방 관련 “아무런 양보도 없다”고 못박았다. 터키 금융시장은 희생절을 맞아 이번주 휴장하며 8월 27일 거래를 재개한다. 터키 리라는 유동성이 줄어든 가운데 2% 넘게 약세를 보였다.

터키 당국이 리라화의 출혈은 막았을지 모르지만 이는 자국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의 희생을 담보로 한 조치일 수도 있다. 은행 규제 당국이 역외 통화 스왑 시장에서 유동성을 압박하자 리라화 매도에 베팅한 투기세력들이 포지션 청산에 나섰다. 또한 터키 채권과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통화 리스크를 헤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터키 리라화 표시 5년만기 채권의 금리는 지난 주 250bp 넘게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벤치마크 주식지수는 크게 하락해 글로벌 증시 약세를 이끌었다. 리라화의 추락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 조치는 리라화의 인상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고 있다.

PineBridge Investments의 Anders Faergemann은 “마치 갓난아기를 욕조 속 목욕물에 던지는 것과 같다”며 터키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는 이제 통화 헤지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작년 말레이시아 사례에서 경험했듯이 이는 불확실성을 초래하며, 따라서 가능하다면 역내 채권을 팔아야 하고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라고 조언했다. BlueBay Asset Management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David Riley는 터키 리라가 사실상 “거래 불가능해졌다”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Bluebay의 스트래티지스트인 Timothy Ash는 “현 단계에서 터키 정책입안자들에게 쉬운 옵션은 없다”며 “명백한 해결책은 단순히 기준금리를 올리고 전통적인 중앙은행 역할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JP모간 ‘크레딧 투자자들 전망 급격히 나빠져’

9월 공급측에서 맹공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나빠졌다. JP모간이 8월 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강세 전망을 가진 투자자들의 비중은 기존 63%에서 20%로 크게 줄었다. 반면 약세 전망가들은 26%로 7월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스프레드 방향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들의 비중은 지난달 약 4분의 1에서 8월엔 절반이 약간 넘었다. 이처럼 보다 조심스러운 분위기는 최근 크레딧 마켓의 5주 연속 랠리가 잦아들면서 향후 어려움의 전조가 될 수 있다. 9월 채권 발행이 연중 가장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응답자의 63%가 듀레이션 축소를 추구하면서 포지셔닝과 관련해 중립을 유지했다.

한편, 로우 RBA 총재는 오늘 조찬 연설에서 금리가 거의 8년간 인상된 적이 없어 많은 사람들이 인하에 익숙해져 있다며, 이같은 상황이 언젠간 바뀔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호주 경제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기준금리의 다음번 움직임은 인하보다는 인상이 될 것이라며, 이는 상황이 정상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호주달러는 오늘 아침 소폭 오르며 4거래일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버드大 라인하트 ‘터키 디폴트시 브라질에 게임체인저’

터키의 시장 위기는 많은 신흥시장 베테랑들에게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브라질로의 전이 위험은 투자자들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교수가 지적했다. 쿠바 태생의 경제학자인 라인하트는 5월에 이미 위기를 경고해 뛰어난 선견지명 능력을 증명했다. “터키 사태가 주요 전이 이벤트로 발전할까? 주요 변수는 브라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에 달려 있다”고 라인하트는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높은 유동성, 정치적 불확실성, 200년래 최고 수준인 GDP 대비 부채 비율 등을 지적하며, “당신은 불시의 습격을 당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경제는 1세기래 최악의 침체에서 겨우 벗어났으나 올 2분기에 다시 둔화됐다. 브라질이 터키의 혼란에 특히 민감한 이유는 대출 기관이 겹친다는 점이다. 유럽계 은행들이 터키 부실채권에 시달릴 경우 브라질에 신용을 더 제공할 의사가 없어질 수도 있다. 브라질은 또한 광범위한 부패 조사와 재정적자에 사로잡혀 있다. 10월에는 대통령 선거마저 예정되어 있어 불확실성이 상당하다. 라인하트는 터키가 국가 디폴트 상태까지 간다면 서프라이즈라며, 이는 브라질에게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흥시장이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래 가장 큰 전이 사태를 경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