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가지 이슈: EM 당국개입 무기력, 휴식끝!

중국과 터키, 이란 등 미국과 대치 국면에 있는 일부 신흥국들이 통화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터키와 이란의 통화가치는 사상최저치를 경신했고 역외위안화는 하루만에 약세 행진을 재개했다. 미국과 중국이 한치도 양보하지 않으며 힘겨루기를 계속하면서 잠시 매도세가 진정되는 듯 했던 신흥시장(EM)의 달콤한 휴식은 끝난듯 보인다. 한편, 브렉시트 우려에 파운드가 1.3달러를 하회하며 11개월래 저점으로 후퇴했다. 독일 경제지표 실망에 유로는 5거래일째 약세를 이어갔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익 급등과 유가 상승이 각각 금융주와 에너지업종의 강세를 이끌어 S&P500 지수가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VIX 지수는 올 1월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제유가(WTI 선물 기준)는 사우디가 지난달 산유량을 줄였다는 소식 등에 장중 배럴당 70달러 부근까지 상승했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미국과 중국간의 통상 압력이 커진다 해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3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 다만 상황이 부정적인 시나리오로 전개되면서 글로벌 무역 신장이 크게 위축될 경우 한국도 거시정책을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7일 국회에서 당정 협의회를 열어 연일 기록적인 폭염 속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요금 누진제 개편 방안을 논의한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오늘 장중에 호주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선 1.5%에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7월 외환보유고도 발표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의 ‘이란 고사 작전’에 이란 통화 사상최저치 경신

미국의 ‘이란 경제 고사 작전’에 대한 우려 속에 이란 리알화가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란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올해 도입했던 대부분의 통화 관련 통제를 폐지하는 등 적극 방어에 나섰다. 통화당국은 필수품과 약품 수입을 제외한 외환거래의 환율을 시장이 결정하도록 허용하기로 했으며, 그동안 업무를 중단해야 했던 허가 받은 환전소는 화요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Hemmati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자유시장에서 거래가 금지되자 사람들이 외화에 접근할 수가 없어 다른 가격이 올라 부패로 이어졌다”며 “통화 보유고가 적절하기 때문에 시장의 수급에 따라 시장이 그 기능을 하도록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1차 대이란 제재조치를 발동하면서 일부 국가의 경우 원유 제재를 부분 면제해주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미 정부 관료들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전제조건 없이 언제든지 만날 의사가 있다고 해당 관료들은 전했다. 로하니는 제재를 가하면서 협상을 한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의미냐며, 미국과 대화할 의사는 있지만 제재 하에서는 아니라고 TV를 통해 방송된 연설에서 말했다.

미국은 지난 5월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한 후 이란을 상대로 금을 비롯한 금속, 자동차, 항공기, 달러 거래 등을 현지시간 8월 7일 0시부터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의 목적은 이란 정권의 전복이 아니라, 이란이 시리아와 예멘 등 주변 국가에 간섭을 중단하고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보다 엄격한 제한을 약속하는 것이라고 미 관료들은 말했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비즈니스를 멈추지 않는 개인이나 기관은 심각한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성명서에서 강조했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이란 시장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여러 국가들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거나 중단하겠다고 시사했다”며, 원유 제재는 11월 5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권이 선택을 하도록 모든 국가들이 조치를 취하기를 촉구한다. 이란은 위협과 불안을 초래하는 행동을 바꾸고 글로벌 경제에 다시 편입되던가, 아니면 경제 고립의 길을 가야만 할 것이다”라고 트럼프는 말했다.

‘휴식 끝’…터키 리라 사상최저 경신, 위안화도 다시 약세

미국의 제재 우려에 터키 리라가 5월 이후 최장기 매도세에 시달리며 연일 사상최저를 경신했다. 6일 하루에만 5% 가까이 빠졌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의 선물환 규제 부활에 힘입어 금요일 반등에 성공했던 중국 역외위안화 역시 다시 0.3% 가량 약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24개 신흥시장(EM) 통화 중 절반 정도가 약세를 보였으며, MSCI EM 주식지수 역시 0.2%가량 밀리며 1월 고점에서 약 16% 후퇴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인 목사 석방을 요구하며 제재를 위협하자 똑같이 되갚아주겠다고 엄포를 놓아, 추락하는 통화를 방어하고 은행의 외환 유동성을 돕기 위해 지준율 규정을 바꾸기로 한 터키 중앙은행의 결정을 무색하게 했다. 터키 리라는 올해 달러 대비 28% 평가절하되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치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통화당국이 결국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스톡홀름 소재 SEB의 수석 EM 스트래티지스트인 Per Hammarlund는 “지난 2주간의 휴식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며 오늘 목격한 리스크 오프 심리가 향후 몇주간 지배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무역전쟁은 지난 주말을 거치며 전면전 양상으로 번졌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중국은 국영언론을 통해 경제적 파장을 견딜 준비가 되어 있다고 되받아쳤다. 환구시보 논설에서 중국은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의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며 “장기전”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언했다.

블랙록의 Goldberg는 달러 안정세에 일부 고금리 EM 채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간의 John Normand는 EM 증시가 상반기에 대규모 매도에 시달렸지만 이제 지정학적 위기에도 미국 무역정책에 대한 확신의 수준에 차이가 있어 지난 2주간에 걸쳐 EM 자산으로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모간스탠리는 경제 성장 둔화와 위안화 약세에 EM 채권이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영국 런던거래소를 연결하는 후룬퉁(滬倫通) 거래에 있어서 투자자들이 이중 상장된 회사의 주식을 다른 시장에서 교환하는 소위 “대체성(fungibility)”을 제한하는 규제를 원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이 조치로 중국 당국의 자본 유출 억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투자 매력은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무역긴장, 독일 제조업체도 강타

독일 6월 공장수주가 전월비 4% 감소해 이전치 2.6% 증가에서 크게 악화되었다. 시장예상치는 -0.5%였다. 전년대비로는 -0.8%로 2016년 7월 이후 첫 하락이다. 글로벌 무역긴장 격화가 독일 제조업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독일 경제부는 비유로존 국가의 수요가 수주 감소를 주도했다며 “무역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역할을 했다”고 인정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미국과 극적인 무역협상을 타결하는데 성공했지만, 해당 지표는 무역 갈등이 유럽 최대의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독일의 기업 심리는 연초 이후 위축되기 시작했고, 기업들은 전망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독일 BMW는 지난 주 무역 긴장이 향후 분기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으며 동변상련을 겪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에 합류했다. BMW는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공장에서 만든 SUV를 중국시장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미-중간 무역 보복전에 걱정이 많다.

ING-Dib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Carsten Brzeski는 “이번 지표는 하반기 독일 산업 전망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번주 발표될 독일 6월 산업생산과 수출 역시 전월비 각각 -0.5%와 -0.3%가 예상된다.

브렉시트 우려에 파운드 약세

메이 영국총리는 영국이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이 ‘노딜’보다 더 높다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잠재우려 애썼지만, 리암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의 암울한 전망을 불식시키진 못했다. 파운드화는 반빅 넘게 밀리며 1.3달러를 하회, 작년 9월래 저점을 경신했다. 라보뱅크는 ‘하드브렉시트’가 벌어질 경우 파운드가 “꽤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폭스 장관은 지난 일요일 영국이 정한 탈퇴 시한인 내년 3월이 다가오는 가운데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현재 6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James Slack 영국 총리 대변인은 “최선의 결과(good deal)에 도달하는 것이 여전히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영국 뿐만 아니라 EU의 이익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라고 현지시간 월요일 기자들에게 말했다.

한편, Mina Andreeva 유럽연합 집행위 대변인은 영국과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밤낮으로 건설적으로 일하고 있다”며 이는 다음 협상이 8월 16일-17일로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실무 협상에 뒤이어 정치권의 고위급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최악의 시나리오에 논의가 집중되어 불안감이 조장될 경우 영국 정부가 타협안에 대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쉬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더들은 이번주 발표될 GDP등 영국 경제지표가 파운드를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 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영국 GDP 성장률은 2분기 0.4%로 전기치 0.2%보다 좋을 것으로 보인다. ING Groep의 Viraj Patel은 파운드가 달러 대비 최근 두달간 과매도 상태에 놓였지만 브렉시트와 무역전쟁 불확실성에 심리가 눌려 있다며, 이들 리스크 중 하나라도 진정되어야 파운드를 둘러싼 다이내믹스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채 5%?…스티프너 vs 플래트너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의 경고가 나온 가운데 미국의 이자율 전략가들은 무역 우려와 일본은행(BOJ) 정책, 연기금의 장기물 수요, 8월 계절성 등이 단기적으로 미국채 금리와 커브 모양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주 780억불 규모의 미국채 발행을 앞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어느 요인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스티프너와 플래트너 견해로 나뉜 모습이다.

NatWest는 미국채 시장 약세 재료로 미연준, 인플레이션 상승, BOJ 정책에 따른 일본국채 금리 상승압력 등을 지적하며, 연기금 수요가 9월 15일 이후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어 5년-30년 스티프너를 추천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단기적으로 미국채의 갑작스러운 매도세는 지속되는 무역 우려와 무역 긴장이 위험자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매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는 8월 유리한 계절적 상황이 올해에도 반복될 수 있다며, 이번주 입찰이 충분한 양보를 제공할 경우 입찰이 모두 정리된 후에 장기물이 이달 후반에 랠리를 펼쳐 불 플래트닝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는 최근의 스티프닝이 대체로 기술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며, 2년-10년 플래트너를 추가했다. 특히 장기물의 경우 미국채 수급 다이내믹스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고 지적하면서, 미 재무부는 입찰 규모 확대의 거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으며 재정전망을 고려할 때 11월 리펀딩 이후 국채 발행을 더 늘릴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긴축 주기를 멈추지 않는 한 2년-10년 스프레드는 연말까지 제로가 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BOJ 정책과 미국채 장기물 공급 증가 등은 약세 듀레이션 견해를 지지하지만, 연준이 경제가 강하다고 인식하는 한 커브는 플래트닝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국채 10년물 금리에 대한 BOJ의 20bp 캡은 단기적으로 미국채 2년-10년 커브 스티프닝 가능성을 제한할 것으로 보면서, 우호적인 무역협상 체결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10%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