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中 위안화방어, 미국채 5%?

미국과 중국이 결국 사활을 걸고 전면전에 돌입할 분위기다. 중국이 LNG를 포함해 미국산 수입품에 5%~25%의 보복관세를 발표하면서 양국간 무역전쟁이 제조업·농업에서 이제 에너지 분야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물밀협상을 통한 극적 타결 가능성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에 달러당 7위안선이 위험해지자 중국 당국은 결국 선물환 규제를 부활해 방어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PBOC가 시장에 강한 경고를 보냈다고 평가하면서도, 무역전쟁 양상을 고려할 때 추가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치은행은 중국이 보복관세 발표 직전 시장 개입 조치를 내놓은 타이밍 조절은 위안화에 미칠 충격을 줄이기 위한 치밀한 계산이었다고 평가했다.

다이먼 JP모간 CEO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현재 4%는 되어야 한다며 5%를 넘어설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조언했지만, 당장 3%마저도 힘겨워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금요일 7월 비농업부문 고용증가가 예상을 하회하고 ISM 비제조업지수가 약 1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오면서 2.95% 아래로 후퇴했다. 달러지수(DXY)는 4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이탈리아 재정 불안에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가 약 2개월래 처음으로 3%를 넘어섰고 유로-스위스프랑 환율은 1개월여래 저점으로 밀렸다.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정부의 예산 목표가 지출 계획과 양립할 수 있다며, 예산적자를 GDP의 3%로 제한한 EU의 규정을 따르겠다고 말해 시장 우려를 잠재우려 애썼다.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당정협의 후 “9월에 제출할 경제·재정 계획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살비니 부총리는 투기세력에게 경고를 날렸다. Lautenschlaeger ECB 집행위원은 매우 확장적 통화정책을 펼친 후 급작스럽게 경로를 바꾸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점진적’ 금리 인상을 촉구했다. 사우디는 캐나다와의 모든 교역과 투자를 동결했다.

한편, 미 재무부는 북한 금융 거래를 도운 혐의로 러시아에 등록된 소형 은행과 더불어 2개의 다른 기관 및 1명의 개인에 대해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기대가 모아졌지만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선후관계’를 둘러싼 북미 간 입장차가 재확인됨에 따라 이후 협상 국면에서도 힘겨루기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완화해서는 안된다며 선을 분명히 그었고,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비핵화의 단계적·동시적 행동 원칙을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제재조치가 월요일 발동되는 가운데 각국과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中 선물환 규제 부활…위안화 약세 행진 막을까?

기록적 주간 상승세로 달러-위안화 환율이 핵심 레벨인 7위안선에 다가서자 중국 당국이 결국 통화 방어를 위해 개입에 나섰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금요일 저녁 성명서를 통해 일부 선물환 계약 거래에 대해 20%의 증거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위안화 매도 비용을 높이는 효과가 있으며, 이미 2015년 깜짝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환율 안정을 위해 PBOC가 도입했던 전략이기도 하다. PBOC는 최근 무역 긴장으로 인해 외환시장이 변동성 조짐을 보임에 따라 거시금융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조치를 실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한때 6.9위안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달리던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은 중국 당국의 개입 조치 발표후 0.8%까지 밀려 6.8위안 초반대로 내려왔다. 곧이어 중국 정부가 대미 관세 보복조치 계획의 세부사항을 내놓았지만 낙폭을 약간 줄이는 데 그쳤다. 위안화는 무역 긴장과 역내 유동성 완화 조치, 경기 둔화 우려 등에 지난 3개월 동안 달러 대비 7% 가량 가치가 하락했다. 아직까지 대규모 당국 개입 증거는 없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달러당 7위안 선이 되면 중국 당국이 적극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었다.

Banco Bilbao Vizcaya Argentaria의 Xia Le는 “이번 조치는 PBOC가 위안화 가치하락이 지나치게 빠르고 연쇄반응으로 이어져 자본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깊이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PBOC는 위안화에 대한 시장의 지나친 약세 기대를 바꾸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위안화가 기본적으로 바스켓 통화 대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장기적 운명은 무역 전쟁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미즈호은행의 Ken Cheung은 “PBOC가 환율정책 기조를 중립에서 절하 리스크 안정화로 바꾸었다”며 “PBOC는 통화절하가 가져올 자본유출 압력을 잘 알고 있다. 이번 조치는 위안화를 지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뱅크의 Zhou Hao는 이번 대책이 별 효과가 없다면 중국은 위안화 약세를 멈추기 위해 보다 강도 높은 수단을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보복전 정면대결…증시는 이미 미국 승리?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결국 국익 보호 명분 하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정면대결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국 재정부는 금요일 성명서를 통해 약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품목에 따라 각각 25%, 20%, 10%, 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며, 미국이 조치를 이행하는 즉시 중국도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바로 몇시간 뒤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트럼프가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중국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들로는 미국이 無관세, 無무역장벽, 無보조금의 원칙을 내세우며 무역 분야의 개혁을 촉구했지만 중국은 이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들의 경제는 약하고, 그들의 통화도 약하고, 사람들이 그 나라를 떠나고 있다. 끝까지 가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를 과소평가하지 마라”고 현지시간 금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한, 위안화 약세는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의 체력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며, 중국 당국이 위안화 방어에 적극 개입하지 않아 무역전쟁의 충격을 완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 데에는 대중 투자 결과가 워낙 엉망이라 자금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이같은 현상이 계속될 경우 중국 경제는 정말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커들로는 지적했다. 한편, 백악관은 아직 대화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트럼프 역시 대중 압박 전략이 성공하고 있다고 토요일 재차 강조했다. “관세는 그 어느 누구의 예상보다 훨씬 효과가 좋다”며 “처음으로 우리와의 대결에서 지고 있는 중국은 광고와 홍보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으며 우리 정치인들에게 나와 싸우라고 설득하고 겁을 주고 있다. 왜냐하면 관세가 정말로 중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양국의 말폭탄 속 미국 S&P500 지수는 지난 주 0.8% 가량 상승해 5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 반면 중국 CSI300 지수는 5.9% 내려 2월래 최대 하락폭을 경험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관세 전쟁에서 우위에 있다며, 중국 증시 하락에 중국의 협상력이 약해지고 있는 반면 미국 증시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에 물건을 팔려면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제조해야 한다며, 관세가 “최고로” 작동하고 있고, 감세로 인해 누적된 21조 달러의 부채 중 상당 부부을 관세가 충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젠 에너지 전쟁

중국은 미국산 LNG에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이제 양대국간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을 넘어 에너지전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환경을 위해 스모그를 유발하는 석탄 사용을 줄이고 천연가스로 전환하는 내용의 5개년 계획을 발표한 중국은 지난 5월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이 되었다. 한편, 셰일가스가 풍부한 미국은 수출 확대를 위해 생산시설을 빠른 속도로 늘려왔으며, 약 12곳의 미국 기업들이 중국을 염두에 두고 수출용 터미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현실화되면 카타르와 호주, 러시아 등이 대중 수출 계약에서 미국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어 미국을 ‘에너지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야심찬 계획에 차질이 생길 위험이 있다. 중국의 관세 부과 소식에 미국 LNG업체인 셰니어 에너지(Cheniere Energy)와 텔루리안(Tellurian) 주가는 각각 2%, 5.6% 급락했다.

G-2간 무역전쟁은 곧 글로벌 원유시장마저 집어삼킬 태세다. 중국 최대 정유업체인 시노펙이 중국의 대미 관세 부과 우려에 9월분 미국산 원유 구입을 모두 중단할 계획이라고 한 소식통이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요청마저 거부했다. 대신 수입물량은 늘리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해당 협상에 정통한 관료들이 밝혔다. 석유는 지난 금요일 중국이 5%~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미국산 수입품 목록에 들어 있지 않았다. 6월 미국으로부터 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를 수입했던 중국이 해당 품목마저 보복관세를 시행할 경우 미국 업체들은 타격을 입을수도 있다.

미국채 5%?…NFP 예상하회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현재 4%는 되어야 한다며, 5%를 넘어설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확률이 높다”고 그는 경고했다. 경제가 여전히 좋기 때문에 강세장이 2-3년 더 갈 수 있다며, 시장은 대개 경제보다 먼저 방향을 바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주 총 780억 달러의 미국채 입찰이 예정되어 있어 공급 부담에 따른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 인플레이션이나 미국채 발행 확대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 상회를 재차 시도할 수도 있으나 저항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주를 포함해 올해 이미 4차례 시도 모두 뒷걸음질쳤다. RBC Wealth Management는 “시장이 이미 2020년을 넘어서 일부 경기침체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3% 금리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을 매력적 수준이며, 트레이더들의 경우 더 높은 금리로 가기엔 유인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7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NFP)는 15만 7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 예상치 19만 3000명을 하회했다. 한편, 6월 수치는 24만 8000명으로 큰 폭 상향 조정되었다. 실업률은 예상대로 3.9%로 하락했고,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비 2.7% 증가해 6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이번 지표가 미 연준의 긴축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견해를 재확인해준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7월 NFP 증가폭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지만, 고용 부진 신호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5월과 6월 고용 증가가 5만 9000명 더 늘어났기 때문에 7월과 합치면 누적 순 증가는 21만 6000명으로 예상치를 상회한다고 분석했다. 연준 역시 이번 고용 보고서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9월은 물론 12월 금리 인상 기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제조업 고용이 워낙 강해 무역 전쟁이 실물 경제에 가시적 충격을 주고 있다는 증거가 없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히려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금 감면과 연방정부 지출의 증가로 올해 소비 지출과 기업 투자가 호조를 보이면서 고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3분기가 견조한 출발을 보이며 미 연준은 9월에 예정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겠지만, 글로벌 무역전쟁이 확산될 경우 노동시장 개선세를 방해할 위험이 있다. 바클레이즈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Michael Gapen은 “현재 관세에 대한 우려는 단지 우려일 뿐”이라며 “기업들이 고용과 지출 방식을 변경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진단헀다. 그는 임금 상승률이 연말 약 3%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노동시장내 유휴력이 사라져 희소성이 어딘가에서 물가에 상승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ISM 비제조업지수는 7월 55.7로 예상치와 전기치 모두 하회해 여전히 지나친 낙관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번주 예정된 미국 인플레이션 및 중국 무역관련 지표는 향후 연준의 긴축 경로와 미-중 무역전쟁의 실물경제 파장 등을 가늠하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한국시간으로 10일밤 발표될 미국 7월 CPI와 근원CPI 전년비 상승률은 블룸버그 전문가 설문결과 중앙값 기준 각각 2.9%와 2.3%로 6월과 같은 수준이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 7월 수출은 달러 기준 전년동월비 10% 증가해 6월보다 둔화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 일본은행과 미연준, 영란은행으로 이어진 중앙은행 ‘빅 이벤트’가 시장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은채 막을 내린데 이어 이번주 역시 호주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 등 글로벌 대도시 부동산시장 균열 조짐

뉴욕에서 런던, 시드니, 베이징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일부 대도시에서 주택가격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수요 억제를 위한 세제 개편과 고평가 논란, 대출 규제 강화 등이 겹쳐 글로벌 대도시 부동산 시장에 균열을 초래했다. 부호들은 대부분 여러 대륙에서 주택을 사들여왔기 때문에 한 나라에서 가격이 하락할 경우 전세계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은 경고했다.

런던의 경우 브렉시트 우려와 경제성장 둔화 등에 이미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주택 거래량 역시 하향추세이며 더 싼 값에 집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런던 중심가 최고 인기 지역의 경우 부동산 가격이 2014년 고점에서 거의 18%나 하락했다. 집값이 3분의 1이나 빠진 곳도 있다. 베이징은 중국 당국의 투기 단속으로 거래가 얼어붙어 집값이 하락하는 분위기다. 대출 등 30 종류가 넘는 규제 속에 일부 자금난에 빠진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신축 아파트를 기존 주택보다 더 싼 가격에 내놓고 있다. 뉴욕 맨해튼 지역은 3분기 연속 부동산 거래가 감소하고 있다. 재고가 늘고 집값이 그동안 너무 빨리 높게 상승했다는 인식 속에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더욱 깐깐해지고 있다. 그 결과 2분기 주택 매매가격은 중앙값 기준 7.5% 하락한 110만 달러였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