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가지 이슈: 더 큰 조정 온다, BOJ리스크

오늘 예정된 일본은행(BOJ)의 정책결정과 구로다 BOJ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이 온통 집중되어 있다. BOJ 리스크에 영국과 독일 국채 금리가 장기물 위주로 상승한데 이어 미국채 10년물 금리 역시 장중 2.99% 부근까지 올랐다. BOJ가 조금이라도 긴축 신호를 보일 경우 엔화 강세가 예상되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미국과 영국의 통화정책 결정도 연이어 예정된 가운데 달러지수는 월말 리밸런싱과 미국 기업 실적 우려, 미국외 다른 나라의 긴축 기대감 등이 반영되며 하락했고 유로는 GDP 기대감 등에 0.4% 가량 강세를 보였다.

한편, 간밤 나스닥지수가 3거래일 연속 1% 넘게 하락하면서 조정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대표주자들의 2분기 실적 실망에 최근 증시 랠리가 수명을 다했다며 더 큰 조정이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FAANG 매도 권고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도 기술주 경고에 합류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2.2%, 넷플릭스와 트위터는 각각 5.7%와 8% 하락했다. 현지시간 화요일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이 구세주가 될지 주목된다.

국제유가는 캐나다 주요 생산시설의 정상화 지연 가능성과 글로벌 공급 우려 지속 등으로 WTI 최근월물 가격이 한때 2.5% 급등해 한달래 최대폭 상승하며 배럴당 70달러를 회복했다. 백악관은 이란이 바뀐다면 제재를 중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로스 미 상무장관은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 마치 고통스러운 다이어트와 같다며 미국 경제가 좋을 때 공격적으로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멕시코와 NAFTA 재협상 타결에 근접했다고도 밝혔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한 미국의 노력을 중국이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내의 경우 한국의 8월 제조업 업황전망 BSI(기업경기실사지수)가 73으로 전월치 80에서 하락했다. 7월 소비자 심리지수가 2016년 1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보인데 이어 기업 심리지수 역시 수년래 최대폭 후퇴한 모습이다. 한국 6월 광공업생산은 시장 예상(0.7% 증가)과 달리 전년동월대비 0.4% 감소했다. 남북은 오늘 판문점서 47일만에 장성급 회담을 개최한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오늘 유로권 6월 실업률·7월 CPI·2분기 GDP, 미국 6월 개인소득 및 개인소비지수·7월 시카고 구매자협회·7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 등도 발표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모간스탠리 ‘더 큰 조정 온다’…CS도 기술주 경고

시장 선두주자들이 이번 어닝시즌에서 예상에 못미치는 성적을 발표하자 모간스탠리는 최근 증시 랠리가 수명을 다했음을 보여주는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진단했다. S&P500 종목 중 85% 이상이 시장 전망을 상회한 분기 실적을 냈지만 소위 경기순응적 기업들이 뒤처지고 있고, 넷플릭스와 페이스북 등 기술업종 대표주자들의 실망스러운 실적에 모멘텀 트레이드가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7월 증시 랠리를 위협하는 리스크가 축적되고 있다. 미국 경제성장률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나스닥 지수가 지난 목요일부터 3거래일에 걸쳐 3% 가량 하락했지만 앞으로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모간스탠리는 경고했다. 2월 조정장에선 1월 고점 대비 약 10% 후퇴한 바 있다. Mike Wilson 등 모간스탠리의 주식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매도세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2월 이후 가장 큰 조정이 예상된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도 기술주 경고에 나섰다. CS의 Mandy Xu는 기술주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들이 아직까지 포기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의 사랑이 불행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CS의 헤지펀드 고객 자료에 따르면 기술주와 인터넷 소매업체 주식들이 이들의 롱 익스포저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Xu는 “너무 몰려있다는 게(crowding) 문제”라며 “단지 특이한 실적 실망으로 끝날지 아니면 추가 리스크 축소가 이루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FAANG을 추적하는 NYSE FANG+ 지수는 3거래일 연속 3% 가량 하락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강세 견해를 고수했다.

BOJ 정책 조정 대기…시장 변동성 확대 대비하라

일본은행(BOJ)이 화요일 정책회의에서 대규모 통화부양책을 조정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일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같은 논의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투자자들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 이번 BOJ 정책 결정과 구로다 총재 기자회견에서 눈여겨봐야 할 사항은 인플레이션 전망 하향 조정 여부와 부양책의 부작용에 대한 언급 또는 대응, 채권 및 ETF 매입 프로그램의 변경 여부 등이다.

BOJ는 일본 국채 벤치마크 10년물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이달 들어 세차례나 지정가 오퍼레이션을 단행했다. 일부에선 허용 거래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조금이라도 긴축의 신호가 나올 경우 엔화는 강세를 보일 수 있으며, 일부 트레이더들은 BOJ의 주식 매입 프로그램 변경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구로다 BOJ 총재는 그동안 시장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 정상화 정책에 대한 제안이 등장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참여한 44명의 이코노미스트 모두 인플레이션 부진을 지적하며 구로다 총재가 완화 의지를 재차 강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럴 경우 위기시 도입했던 부양책을 거둬들이고 있는 미연준 및 유럽중앙은행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다.

美정부 차입수요 금융위기래 최대

미 재무부는 견조한 경제 성장에도 감세 등으로 재정적자가 악화되어 올해 하반기 미 정부의 차입 수요가 금융위기래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7월-9월과 10월-12월 순발행은 각각 3290억 달러와 4400억 달러로, 하반기 전체로는 769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제프리스의 Thomas Simons는 “우리의 예상치를 꽤 넘어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여러 전문가들은 다양한 긴축 시그널 전망에 글로벌 커브에서 일부 스티프닝 압력이 나타났지만 여전히 미국채의 플래트닝 추세를 베팅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시장이 FOMC보다 BOJ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BOJ가 일드커브 통제 정책에 기술적 변경을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적으로 미국채는 약세 요인이 우위에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강세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 역시 연준이 꾸준히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여 최근의 스티프닝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보았다. 일본계 투자자들이 최근 미국 채권을 순매수하지 않은데다 정책 쇼크가 나온다 하더라도 엔화 강세로 일부 흡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본 국채 금리의 상승이 미국채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TD증권은 낮아진 중립금리를 향해 미연준이 금리인상을 지속하고 연기금의 리밸런싱과 글로벌 저금리로 인한 장기물 지지력을 감안시 미국채 일드커브의 추가 플래트닝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엘에리언은 미국만이 유일하게 ‘뉴노멀’ 상태에서 빠져 나왔다며 이제 2.5%-3% 수준까지 성장 균형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BOE 인상 기정사실?..브렉시트 우려에 가려진 파운드

투자자들은 영란은행(BOE)이 이번 목요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확률을 90%로 보고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번째 금리인상이 될 것이다. 인상의 근거는 무엇보다 성장률과 소매판매, 실업률 등 호조되고 있는 경제지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현재 2.4%로 BOE의 목표치 2%를 넘어선 상황이다. 또한 향후 경기하강에 대비해 정책여력 확보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Citigroup의 Willem Buiter는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크고 주로 하방 리스크라 BOE가 이번에 금리를 올리고 11월에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럴 경우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 전망에도 불구하고 브렉시트 우려가 여전한데다 영국 경제가 이미 다른 국가에 뒤처지고 있어 파운드에 대한 낙관론은 시들고 있는 분위기다. 오랫동안 파운드 강세를 외쳐왔던 주요 기관들이 최근 파운드 전망치를 낮췄다. ING는 파운드-달러 환율이 향후 몇달 안에 지난 1년 넘게 보지 못했던 1.27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Credit Agricole은 4분기 전망치를 기존 1.38달러에서 1.37달러로, BBVA는 3분기와 4분기 전망치를 기존 1.37달러와 1.44달러에서 1.32달러와 1.38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ING의 Viraj Patel은 “연초 강세 전망은 브렉시트 불안이 진정되고 아일랜드 국경 문제등이 해결될 것이라는 견해를 전제로 했는데, 아직까지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여전히 과도기 이행이 확실치 않아 정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EM-선진국 통화 변동성 격차 2011년래 최대

신흥시장(EM) 외환 트레이더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JP모간 EM통화 변동성 지수가 1월 저점 7.45%에서 이달 10.14%까지 오르며 2017년 2월래 고점을 경신하고 5년 평균치인 9.36%를 넘어섰다. 반면 주요 선진국 통화의 경우 7.38% 수준으로 5​​년 평균치보다 1%p 이상 아래에서 머물고 있다. 그 결과 이달 들어 두 지수의 격차는 2011년 이래 최대로 확대되었다.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이 완화적 통화 정책을 지속하면서 G-7 통화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움직임을 보인 반면, EM의 경우 글로벌 지정학적 우려와 국가별 위험이 부각되면서 지난 몇달 간 요동쳤다. 미-중 무역전쟁 발발 가능성에 위험 선호 심리가 흔들리며 최근 몇년 간 수익률을 좇아 신흥국 자산에 몰렸던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잃었다. 달러마저 강세를 보이며 일부 신흥국에 리스크를 더했다.

터키 리라는 지난주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규모 제재를 위협하고 터키 중앙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다시 하방압력에 놓였다. 아르헨티나 페소는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IMF에서 500억 달러의 지원을 받은 후 EM 통화중 올해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조차 대체로 당국의 환율을 관리하고 있지만 변동성이 확대되고 통화가치가 1년여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트레이더들은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더욱 허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Man GLG의 Lisa Chua는 연초 변동성이 워낙 눌려있었기 때문에 최근의 혼란은 특히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글로벌 양적완화 덕분에 이례적으로 낮은 변동성에 지나치게 익숙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작은 물결조차 고요한 바다에 안심하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큰 파도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