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빅위크’ 시작, FAANG 매도

미 연준을 비롯해 영국과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줄줄이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빅위크’가 시작되었다. 미국 2분기 GDP 성장률이 시장 기대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2014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이번주 발표될 7월 고용지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향후 4-5년동안 연 3%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역시 이주열 한은 총재가 통화 완화 정도의 조절 필요를 언급한 가운데 6월 산업생산과 7월 물가 및 수출입 지표 등이 공개되며 이총재의 발언에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한은은 29일 이슈노트에서 정부의 복지 드라이브를 제외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넘는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페이스북에 이어 트위터까지 실적 우려에 20% 넘게 급락하면서 기술주 매도 공포가 미 증시를 뒤흔들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FAANG의 시대가 지났다며 ‘매도’를 외쳤다. 한편, GM을 필두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 역시 관세장벽에 직면하며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을 수도 있다. 주요 자동차 수출업체들은 화요일 제네바에 모여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빅쇼트’의 실제인물인 아이스만은 테슬라가 “실행의 문제”가 있다며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요일 미국채 금리는 GDP 성적이 기대를 밑돌고 미 기술주 매도세가 심화되면서 전구간에 걸쳐 하락 마감했다. 달러지수 역시 하락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대규모 투자·고용·사회공헌 계획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중앙은행 빅 이벤트 주간…연준이 보낼 시그널은?

이번주 미국과 영국, 일본, 멕시코, 브라질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줄줄이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중앙은행 독립성 존중이라는 관례를 깨고 긴축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시했지만,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한국시간으로 2일 새벽 기준금리를 동결한뒤 연내 추가 2차례 금리 인상 경로를 고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올 2분기 GDP 성장율이 연율 4.1%로 4년래 최고 성적을 기록하고 인플레이션이 통화당국의 목표치에 도달한 상황에서, 연준은 아마도 무역전쟁과 미국채 일드커브 플래트닝에 대한 우려보다 경기 과열 리스크에 더 주목할 수도 있다. 파월 연준의장은 최근 “FOMC는 당분간 최선의 길은 연방기금금리를 점진적으로 계속해서 올리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전망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적”이라고 밝혀 금리인상을 서두를 생각은 없음을 시사했다.

일본은행(BOJ)과 영란은행(BOE)의 경우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구로다 BOJ 총재가 양적완화나 금리를 급작스럽게 변경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동시에 일드커브 통제 정책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요미우리는 BOJ가 이번 회의에서 2019회계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1.8%에서 1%대 중반으로, 2018년은 1.3%에서 1%로 내리는 동시에 2% 물가 목표를 향해 완화정책을 지속할 것을 재확인하겠지만, 추가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BOJ가 우량주가 몰려 있는 Nikkei 225 Stock Average를 추종하는 ETF 투자를 줄이고 대신 보다 광범위한 토픽스지수를 추종하는 ETF 매입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BOE의 경우 브렉시트 협상 난항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하고 있다. 그 모든 시그널에도 인상에서 뒷걸음칠 경우 카니 BOE 총재는 시장의 신임을 잃을 수 있다.

FAANG의 시대는 끝났다…BofA 매도 권고

페이스북 주가의 폭락은 정점에 다다른 시장의 신호로, 투자자들은 대표적 기술주들의 하락에 베팅을 고려해야 한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적했다. 통화정책 긴축과 성장 둔화에 대비하기 위해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고 Michael Hartnett 등 BofA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이 올 하반기 트레이드로 제시했다.

기술주들은 지난 몇 년간 증시 랠리를 주도해왔다. 연준이 수요 진작을 위해 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이 성장주에 열광했기 때문이다. FAANG의 주가 상승에 시가총액이 올해에만 6500억 달러 이상 늘었다. 이는 S&P500 지수에 속하는 하위 80개 종목의 시가총액을 합한 금액에 육박한다. 연준이 부양책을 거둬들이면서 이제 고공비행을 하던 기술주들이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BofA는 내다봤다.

페이스북은 이미 추락을 경험했다. David Wehner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향후 분기 매출이 예상보다 더딘 증가를 보일 것이라고 말한 후 페이스북 주가는 지난 목요일 19%나 급락했다. Hartnett은 페이스북의 충격이 “전형적인 후기 이벤트”라며 “유동성이 마르면서 종교에 가까운 숭배 리더십이 흔들리고 취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페이스북에 이어 트위터도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하며 지난 금요일 21% 가량 급락해 나스닥 지수를 2주래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이들 모멘텀 주식에 대한 매도 베팅은 사실 그동안 실패로 끝나곤 했다. NYSE FANG+ 지수는 지난 1년간 40% 이상 올랐다. David Einhorn과 같은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넷플리스와 아마존 하락에 베팅했다가 상반기에 손해를 봤다. 지난주 급락에도 페이스북 주가는 1년 전에 비해 2.6% 가량 높은 수준이다. Hartnett은 그 외에도 신흥시장 자산과 금, 변동성 매수 전략을 권고했다. 또 소형주 대신 미국 건설업종과 일본 정부채 대신 일본 주식을 사라고 권고했다.

한편, 애플이 현지시간 화요일 분기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다면 처음으로 1조 달러 기업에 도전할 수도 있다. 지난 금요일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9300억 달러를 약간 상회했다. 이익마진이 높은 서비스 부문이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컨센서스는 15%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소니 등 글로벌 테크기업들도 실적을 발표한다.

美 성장률 2014년래 최고…`3% 성장지속 자신’

미국 경제가 소비와 투자, 수출 모두 호조를 보인 가운데 2분기에 연율기준 4.1% 성장하며 2014년 이래 가장 빠른 속도의 확장세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전문가 설문 예상치 중앙값인 4.2%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분기 수정치 2.2%에 비해 인상적인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GDP 지표가 나온 후 자신의 경기부양책이 성공했다는 증거라며 “놀랍고 매우 지속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향후 4-5년간 3%의 경제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무역 긴장 우려에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7월 97.9로 예상보다는 높았지만 6개월 저점으로 하락했다.

JP모간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Michael Feroli는 “미국 경제가 상당히 좋다”면서도 “이같은 성과를 계속해서 내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GDP 성장률이 3% 부근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2009년 시작된 경기 확장세에서 연평균 2.3%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꽤 좋은 성적이다. 특히 2분기 개인소비가 4.0% 증가하며 예상치 +3.0%와 전기치 +0.5%를 크게 뛰어 넘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미국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가계소비는 레이건 행정부 이래 최대의 감세정책과 꾸준한 고용, 1969년래 최저치에 가까운 실업률, 재정 개선과 인플레이션 억제 등에 힘입어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2분기 소비지출 증가율이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되긴 어려울 수 있다며 GDP 성장률이 하반기에 2.8% 정도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감세와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소비를 부추기고는 있지만 가계소득 창출이 아직까지 4% GDP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GDP 지표가 통화정책 전망을 크게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책입안자들은 이미 가파른 분기 성장을 예상했고 하반기엔 그만큼 속도를 내기 어려울 수 있음을 알고 있어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당분간 연내 추가 2차례 금리인상을 여전히 선호하겠지만 달러 강세가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화요일에는 미국의 6월 개인소득 및 개인소비 지표, PCE 디플레이터 및 PCE 근원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며 금요일에는 7월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블룸버그 설문에서는 미국의 7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19만3000명 증가했을 것으로, 실업률은 3.9%로 전달(4.0%)에 비해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달러 ‘롱’ 정리할 때?

Bank of Montreal의 FX 전략 헤드인 Greg Anderson은 그동안 달러 랠리가 “과도”했다며 “매우 훌륭한” 미국 GDP 지표에 투자자들이 달러 롱 포지션을 정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외 다른 지역의 GDP 성적이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달러는 약세를 확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글로벌 금리·FX 전략 헤드인 David Woo는 무역 긴장이 진정되면서 달러 대비 신흥시장 통화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달러에 가장 우호적인 환경은 아닐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러나 엔화와 아마도 유로 대비로는 달러가 강세를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엔화는 BOJ가 지난 금요일 더 낮은 금리에 일본 국채 지정가 매입에 나서면서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달러-원(1개월 NDF) 환율은 4거래일 연속 내리며 1115원대로 9일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이 NAFTA 재협상에 있어서 “확실히 놀라운”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이르면 올 가을 타결이 가능하다고 토요일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트럼프는 일요일 멕시코와의 국경장벽 자금 문제를 포함해 이민제한 조치에 야당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정부 폐쇄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미국채 발행 홍수에 빠진 중국

중국은 그동안 미달러의 지나친 영향력을 비판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를 대체할 새로운 기축통화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자국의 최대 경제 라이벌인 미국의 통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 기업과 은행, 심지어 정부 조차도 지난해 사상 최대 속도로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했으며, 주관사들은 이같은 성장세가 앞으로도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약 0.5조 달러에 이르는 해당 시장은 중국 발행사들에게 2가지 매력이 있다. 먼저 레버리지를 규제하는 중국 당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쉽다는 점이다. 게다가 달러는 해외 인수합병과 투자시 훨씬 간편하다.

위안화 표시 역내 채권을 꺼리는 투자가들에겐 달러채 대규모 공급은 좋은 대체수단이다. 역외 채권 시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구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Invesco Hong Kong의 Ken Hu는 “미국과의 무역 긴장 격화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중국은 중국식 세계화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중국의 신규 달러채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