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美GDP 기대, NAFTA 희소식

한국시간으로 오늘밤 발표될 미국 2분기 GDP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 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이미 4.2%라는 2014년래 최고의 성적이 예상되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과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어 서프라이즈가 나올지 주목된다. 트럼프는 “누군가 실제로 5.3%를 예측했다”면서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4%대로 나온다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드라기 총재는 결국 기존 정책 경로를 고수하며 별다른 포워드 가이던스를 내놓지 않았다. 드라기는 트럼프의 환율 조작 비난에 반박하며 ECB가 유로 약세를 추구하진 않는다면서도 다른 주요 통화에 비해 상당히 절상되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전일 유럽연합(EU)과의 대타협을 도출한데 이어 NAFTA 재협상 역시 타결이 기대된다고 밝혔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시인했다. 중국 역시 미국의 대중 관세 규모에 상관없이 보복할 준비가 되었다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환율 조작 가능성과 관련해 중국 위안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다른 통화들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증시에선 페이스북이 성장 우려와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 등이 재차 부각되며 장중 20%나 급락해 2012년 상장 후 최악의 날을 보냈고, 이에 나스닥지수는 1% 넘게 밀리기도 했다.

한편 장 마감후 아마존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이번 분기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제시, 주가가 마감 후 거래에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마찬가지로 예상을 상회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한 인텔의 주가는 마감 후 거래에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4분기 성장 둔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10나노공정 도입 지연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가택 연금된 미국인 목사를 즉각 풀어주지 않을 경우 터키에 대규모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터키 금융시장은 혼란이 가중됐다. 국제유가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예멘 후티 반군으로부터 유조선 2척이 공격당했다며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차단하고 원유 수출을 일시 중단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와 원유 공급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상승을 이어갔다. 한편 인도네시아 주식 및 채권에서 외국인 자금이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보다 박차를 가하고 관광 및 수출 관련 투자를 보다 신속히 처리할 것을 지시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 출구전략 고수..‘환율 정책목표 아니지만 유로 상당히 절상’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과 미국이 극적인 타협을 통해 무역전쟁을 피하면서 출구전략 경로를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ECB는 7월 정책회의에서 오는 9월말까지 매달 300억 유로(350억 달러)의 자산 매입을 지속한 후 10월부턴 150억 유로로 줄이고 연말엔 추가 매입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임을 재확인했다. 또한 정책금리를 “최소한 2019년 여름까지”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추가 지원은 만기 도래 채권의 재투자 정책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기 ECB 총재는 정책회의후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여전히 현저한 상태지만 유로존 경제성장이 견조하고 광범위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연초 부진은 무역 성장률 둔화와 불확실성 고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무역장벽이 유로존에 주요 리스크임을 감안할 때 미-EU간 대타협은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높은 가동률과 타이트한 노동시장 때문에 역내 비용 압력이 “강해지고 광범위해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줄고 있다”고 말하자 유로가 잠시 반등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포워드 가이던스가 나오지 않자 낙폭을 확대했다. 정책위원회는 재투자 전략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드라기는 또한 ECB가 유로화 약세를 위해 정책을 펼치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의 지난 주 중국 및 EU의 환율 조작 발언에 대해 간접적적으로 응수했다. “우리는 환율이 정책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혔다”며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를 자제하자는데 수년간, 아마도 수십년간 국제적 합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유로화의 명목환율을 보면 모든 교역국 통화 대비 유로화는 지난 1년, 1년 반 사이에 상당히 절상되었다”고 말했다.

EU에 이어 NAFTA도 돌파구 보여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안과 관련해 당사국들과 다음달 쯤 잠정적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멕시코 페소는 반등했고, 캐나다달러는 약세폭을 줄였다. 미국을 비롯한 3개국이 9월이나 그 이후까지 개정안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신임 멕시코 대통령이 서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라이트하이저는 “8월 중에는 일부 결론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 모든 이가 원한다면 이는 불합리한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캐나다가 난관이 될 수 도있다고 지적했다. “내 희망은 오래지 않아 멕시코와 결론을 내고 그 결과 캐나다가 들어와 타협하기 시작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라며 캐나다가 미국이나 멕시코만큼 양보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중 긴장은 여전…中, ‘미국 관세 얼마나 올리든 보복 준비’

미-중간 무역 갈등은 아직까지 전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라이트하이저는 상원 증언에서 “우리는 확실히 중국과 만성적 문제가 있다”며 양국간 무역 이슈를 해결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국가 자본주의”를 통해 미국 경제의 개방성을 이용해 미국인들의 일자리와 부를 뺏어가고 있다며 중국을 압박해야만 한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국은 현지시간 목요일 세계무역기구(WTO) 제네바 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 Zhang Xiangchen 중국 대사는 “강탈이나 왜곡, 악마화는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를 강압하려는 위협은 단 한번도 효과가 없었다”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Dennis Shea USTR 부대표는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보호적이고 중상주의적 경제”라며 “중국의 거대한 몸집은 무역과 투자를 향한 국가가 주도하는 중상주의적 접근방식으로 인해 유발된 폐해를 더욱 악화시키며, 그 해로움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더이상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대중 관세 규모와 상관없이 이에 대한 보복 계획을 갖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중국 관료가 밝혔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 적용 대상 규모를 160억 달러든 2000억 달러로 늘리든지 간에 중국은 그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그는 말했다. Gao Feng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목요일 미-중 양측이 협상 재개에 관해 서로 아무런 연락도 취하지 않았으며, 미국이 모든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면서 긴장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U 거부에 메이 총리 다시 길잃어

구원투수로 나설 것 같았던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EU) 브렉시트 협상대표가 무역과 관련된 영국측 제안의 핵심 내용을 거부하면서 10월까지 합의에 도달할 것이란 기대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파운드-달러 환율은 0.6% 가량 하락했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메이 영국 총리의 새로운 관세 협정 제안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EU의 기존 관세동맹 안에 머무를 것을 요구했다. 그는 “EU는 EU의 지배구조에 속하지 않을 비회원국에게 EU의 관세 정책과 규정의 적용 및 부가가치세·소비세 징수 등의 권한을 넘길 수 없으며 그러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 12일 메이 총리는 내부 분열을 가까스로 잠재우며 영국의 EU 탈퇴 후 유로존과의 자유 무역을 지속하기 위해 영국으로 들어오는 물품에 대해 EU의 관세를 대신 징수하겠다고 제안한바 있다. EU의 거부로 메이 총리는 또다시 곤경에 빠졌다. 메이 총리가 영국 의회 설득에 실패하거나 EU와 합의하지 못할 경우 영국은 내년 3월 29일 ‘노딜’ 상태로 EU를 떠나게 된다. 메이 총리는 관세동맹을 떠나겠다고 여러번 약속해왔으며, 만약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총리직을 내놓아야 할 수도 있다.

미국 2분기 GDP 서프라이즈 기대

레이건 행정부 이후 최대 규모의 세재개편이 드디어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에 원동력을 제공한 듯 보인다. 한국 시간으로 오늘밤 발표될 미국 2분기 GDP 성장률은 블룸버그 전문가 설문결과 중앙값 기준 연율 4.2%로 2014년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이 예상되지만, 일각에선 이를 넘어설 수도 있다며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커들로 NEC 위원장은 “매우 좋은” 숫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의 예측처럼 5.3%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4%대라면 “기쁠 것”이라며 시장의 관심을 더욱 높였다.

핌코의 글로벌 경제 고문인 Joachim Fels는 미국의 경제성장이 견조해 중국과 유로존을 앞서고 연준의 금리인상이 꾸준히 단행되어 다른 선진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며 향후 달러 강세를 전망했다. 무역 긴장과 변동성 역시 달러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Cambridge Global Payments의 Karl Schamotta는 미국 2분기 GDP 지표가 환율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시장은 달러 롱에 크게 쏠려 있고 약간은 유로 숏인 상태다. 무역전쟁이 약해지고 미국외 경제가 따라잡기 시작한다면 포지션이 향후 몇주 안에 어느 정도 정상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6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비 1%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 3%를 하회했지만 3개월만에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2달 연속 감소했던 내구재 주문이 민간항공기 수요 증가 덕분에 반등한데다 운송제외 내구재와 항공기제외 비방위산업 자본재 수주가 완만한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전반적인 수급 추세가 견조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경제성장률은 정점에 도달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