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결국 유럽연합(EU)으로부터 무역 양보를 받아냈다. 융커 EU 집행위원장과의 회담 실패시 25%의 자동차 관세를 강행하겠다고 위협한 만큼 최악의 전면전은 피했다는 안도감에 유로가 반빅 가량 급등했다. 달러지수(BBDXY)는 2주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S&P500 지수가 1% 가까이 오르는 등 미 증시 역시 화답했고, 미국채 금리는 전구간에 걸쳐 상승했다. 신흥시장 통화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달러-원(1개월 NDF) 환율은 11일 이후 처음으로 1120원 아래로 내려왔다.
장 마감후 페이스북이 예상을 하회하는 분기실적을 발표했고 CFO는 매출증가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마감 후 거래에서 페이스북 주가가 급락중이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 상원외교위에 출석해 북한의 비핵화 시기를 트럼프 현 정부의 임기 말까지 못박으며,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기 전까지 대북 제재는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오늘 오전 올해 세법개정 방향과 관련해 당정협의 회의를 연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국의 2분기 중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7% 성장했다고 한국은행이 오늘 속보치를 발표했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9% 성장했고 역시 예상치에 부합했다. 한국은행은 이달초에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9%로 낮춘 바 있다. 오늘밤엔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금리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드라기 ECB 총재의 향후 정책에 대한 시그널이 주목된다.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6월 도매 재고·내구재 주문도 발표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융커 극적 타협에 유로 점프
유럽연합이 결국 트럼프의 위협에 굴복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현지시간 25일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회동을 가진 가운데 EU 협상단이 미국과의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일부 양보조건에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협상에 참석했던 익명의 유럽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는 양국 무역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면서 양측이 자동차를 제외한 공업제품에 대해 “제로 관세와 제로 보조금”을 향해 함께 노력하고, EU측이 미국으로부터 LNG와 대두 수입을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애초에 시장 기대가 높지 않았던 만큼 극적인 타협 소식에 유로는 0.4%가량 강세를 확대했다.
트럼프는 지난 주 국무회의에서 이번 회담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자동차 관세 25%를 강행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럽 뿐만 아니라 모든 수입차에 대해 올해말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EU 집행위 추정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서 판매되는 유럽산 자동차 가격은 약 1만 유로(1만1700달러) 정도 오르게 되며, 그 결과 유럽의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은 절반 가량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더그 존스 민주당 상원의원과 라마 알렉산더 공화당 상원의원은 “2018년 자동차 고용 법안“을 발의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제안한 수입 자동차와 트럭, 차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조치에 나섰다. 해당 법안은 미국 자동차 산업에 관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연구와 정책 권고안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도록 요구하며, 이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해당 관세는 적용되지 않는다.
미중간 무역분쟁 속 제너럴 모터스가 철강 및 알루미늄 가격 급등을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하향했다. 중국에서의 부진한 판매가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친 피아트 크라이슬러도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했다.
PBOC, 대출 확대 지원사격…‘무역전쟁서 승자는 없다’
중국당국이 감세 등 일련의 내수 부양책을 발표한 가운데 중국인민은행(PBOC)이 수요일 일부 은행에게 대출 확대를 장려하기 위해 대차대조표의 거시건전성평가(MPA)와 관련해 특정 자본 요건을 낮출 예정이라는 통지를 보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무역 긴장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기대응 조정 차원에서 은행의 자본적정성 비율 계산시 이른바 “구조적 매개변수(structural parameter)”를 0.5포인트 낮춰 필수 자본 완충액 규모를 줄임으로써, 지역 금융기관들이 신용 수요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새로운 규정은 2분기부터 MPA 심사에 적용될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무역전쟁에서 “승자가 없다”며 이를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시간 수요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BRICS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힘을 합쳐 “다자간 무역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확산되고 있는”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배격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현재의 국제질서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모든 국가가 윈윈(win-win)하는 상황을 추구한다”며 “누군가 원한다고 해서 이를 버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포용적 성장을 강조하며, 고르지 못한 성장은 공동의 과제로 선진국은 개도국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당국이 중국 저장성에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페이스북의 계획에 대한 승인을 철회했다고 뉴욕타임즈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속을 끓이던 미국 퀄컴이 네덜란드 NXP반도체 인수 계획을 포기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드라기의 ‘여름’은 언제일까?…ECB 인상 빨라질수도
유럽중앙은행(ECB)이 한국시간으로 26일 밤 통화정책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드라기 ECB 총재의 입에 시장의 관심이 몰려있다. 그가 “여름”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유로화가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6월 정책회의 성명서에서 ECB는 2011년 이후 첫 금리인상이 적어도 내년 여름말까지 단행되진 않을 것임을 시사한바 있다. 그러나 프랑스어와 독일어 같은 다른 언어로 해석해 보면 금리 인상이 내년 6월이나 7월에도 가능하다.
단기자금시장의 경우 트레이더들은 적어도 내년 12월이나 되어야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만약 드라기 총재가 이보다 더 빠를 수 있다는 암시를 준다면 유로화는 탄력을 받는대신 유럽국채는 하방압력에 놓일 것이다. 투자자들은 또한 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올해 종료됨에 따라 재투자 정책의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Toronto-Dominion Bank의 Ned Rumpeltin는 “단어 해석이 이번엔 정말로 유일한 중요한 문제”라며 드라기 총재가 이번주에 ECB의 첫 금리 인상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기대를 부추길 경우 “유로화에 단기적 호재”라고 진단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의 Valentin Marinov는 시장이 첫 금리 변경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2020년 15bp 인상은 “꽤 늦다”면서, 드라기가 2019년 여름까지 금리가 낮게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할 수 있지만 이는 현재 가격에 반영된 것보다 더 빠른 시기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유로화 연말 전망은 1.21달러를 제시했다.
美 주택시장 열기 식어…원유재고 감소
미국 6월 신규주택 매매가 전월비 5.3% 감소해 63만 1000건으로 8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주택 매매가격 역시 중앙값 기준 전년비 4.2% 하락한 30만 2100달러로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미국 주택시장의 열기가 식고 있다는 추가 신호를 보냈다. 미국 4개 지역 중 3곳에서 수요가 약해졌고, 특히 가장 큰 지역인 남부에서 7.7% 감소했다. 매매가 저조해지면서 6월 전국 주택재고는 30만 1000건으로 2009년 3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의 경우 수요는 여전히 안정적인 반면 고가의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듯 보인다. 한편, 아직 건축이 시작되지 않은 주택의 매매가 4개월래 고점을 경신하면서 향후 몇달간 건설업은 활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지표가 금리 상승이 2분기에 전반적인 주택시장 투자를 둔화시켰음을 재확인시켜주었다며, 재고 급등은 주택 투자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줄면서 WTI 선물가격이 1% 넘게 상승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는 615만 배럴 감소해 2015년래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전문가들은 중앙값 기준 300만 배럴 감소를 예상했었다. 특히 오클라호마주 쿠싱지역의 원유 재고는 110만 배럴 가량 줄어든 2370만 배럴로 2014년래 최저치를 기록해 공급 차질 우려를 부추겼다.
피치 ‘무역분쟁에 글로벌 성장률 0.4%p 타격’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무역 긴장 고조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가장 큰 피해를 입고, 2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교역 흐름에 있어서 새로운 관세가 부과되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3.2%에서 2.8%로 낮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피치는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내년 GDP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0.7% 정도 낮고 멕시코는
1.5% 정도 낮을 것으로 보았다. 2020년 역시 그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경우 미국 보호주의 조치로 GDP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0.3% 정도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