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트럼프 환율전쟁 시동, G-20

중국과 유럽연합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장에 미 행정부가 약달러를 통해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려 한다는 우려가 일며 달러는 지난 금요일 주간 상승분을 대부분 되돌렸다. 블룸버그 달러현물지수(BBDXY)는 20일 0.8% 넘게 밀려 장중 기준 3월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5주 연속 200주 이평선 아래서 마감했다. 미증시는 약보합에 마감했고, 미국채 시장은 베어 스티프닝 흐름을 보였다.
트럼프는 5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무역 전쟁 우려에 기름을 부었고, 연준의 긴축 정책을 재차 공격했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트럼프의 발언이 FOMC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연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경우 장단기 금리가 곧 역전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주말 아르헨티나에 모인 주요 20개국(G-20) 경제수장들은 무역 긴장으로 인해 글로벌 성장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관심을 모았던 환율 문제의 경우 지난 3월 성명문 수준에 머물렀고,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투자자들에게 환율전쟁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동연 부총리는 현지시간 21일 아르헨티나에서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면담을 갖고, 미 상무부가 진행중인 자동차 안보 영향 조사에 우려를 표명하고 한국을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북한과 대화 협력을 위해 요구되는 부분에서는 제한적인 제재 예외가 필요함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함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오늘 저녁 미국 6월 시카고 연방 국가활동 지수와 기존주택매매, 유로권 7월 소비자기대지수 등이 예정되어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환율전쟁까지 시동…달러 ‘위험영역’에 놓여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연준의 금리 인상과 더불어 중국 등 주요 교역상대국의 환율 조작을 비판했다. 트럼프는 “중국과 유럽연합 등 다른 국가들이 자국 통화가치와 금리를 조작해 낮추고 있는 반면 미국은 금리를 올리고 달러는 매일 강해지고 있어 높은 경쟁우위를 빼앗기고 있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주장했다. “미국은 매우 잘 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에 벌을 받아서는 안된다. 긴축은 현재 우리가 그동안 이룩한 모든 것을 해치고 있다. 미국은 불법적인 환율 조작과 나쁜 무역 협정으로 잃었던 것을 되찾을 수 있어야 한다.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데 우리는 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달러-위안화 환율이 약 1년래 처음으로 6.8위안을 돌파했음에도 중국당국이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Exante Data의 Jens Nordvig는 “진짜 위협은 글로벌 교역과 통화 협력의 광범위한 붕괴”라며 “트럼프의 최근 발언에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금융협회(IIF) 수석 이코노미스트 Robin Brooks는 2015년 중국의 깜짝 통화절하 당시 리스크 전이 과정을 참고로 할 때, 성장 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위험 자산과 유가가 하락하고 러시아 루블 등 원자재 수출 국가의 통화가 먼저 충격을 받은 후 아시아 전체에 파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처음엔 개입을 통해 통화 약세를 막으려 애쓰다가 결국 뒤로 물러나게 될 것이다. 6개월 시계에서 아시아 신흥국이 가장 저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코샤뱅크의 Shaun Osborne는 환율이 무역전쟁 무기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가 “위험한 영역“에 놓이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금리인상 우려…불러드 일드커브 역전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올해 추가로 2차례 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CNBC가 익명의 백악관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의 고문들은 트럼프에게 연준이 “제대로 일을 하고 있다”고 조언했다고 CNBC는 전했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트럼프의 발언이 FOMC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장기 금리가 현 수준에 머물고 FOMC가 6월에 전망했던 속도대로 금리를 올릴 경우 미국채 일드커브가 올해 늦게 역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러드는 작년 12월 이후 일련의 이벤트에 일드커브가 더욱 평탄해져 곧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FOMC가 현재 정책 경로를 지속할 경우 예상 시계(약 2년에서 2년반 정도)에 걸쳐 일드커브가 역전될 실질적인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드커브 역전은 경제에 약세 시그널로 시장과 정책입안자의 주의를 요하며,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일드커브가 역전될 정도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강요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진단하면서, 일드커브 역전을 피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정책입안자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신중하게 다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금리가 역사적 기준으로 보면 낮아 보이지만 글로벌 기준에서는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채권 트레이더들은 지난주 일드커브 스티프닝이 일시적이라며 이번 주에 총 1190억 달러 규모의 2년~7년만기 미국채 발행이 예정되어 있어 다시 플래트닝 흐름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주 트럼프의 연준 긴축 반대에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BMO Capital Markets의 Ian Lyngen은 “박스권에서 스티프닝이 나타날 경우 이는 플래트너 거래 기회”라며 “연준의 정책 정상화 의지를 감안할 때 플래트너를 포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G20 ‘글로벌 리스크↑’..므누신, 트럼프 발언 진화 진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지난 주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모여 무역 등 주요 글로벌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트럼프의 관세 및 환율조작 공격에 맞서 중국은 개도국들을 결집해 보호주의를 질타했고, 유럽연합 재무장관들 역시 힘을 합쳐 미국의 무역 강경노선에 반기를 들었다. 모리슨 호주 재무장관은 트럼프의 이례적 보복조치가 수년간의 고통에서 출발했다며, 결국 자유롭고 개방적인 무역을 목표로 한다고 옹호했다. 트럼프는 금요일에 방송된 CNBC 인터뷰에서 5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작년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금액에 육박한다.

G-20은 공동 커뮤니케에서 무역 긴장이 글로벌 성장을 위협하고 있으며 주요국간 동반 성장 경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이 여전히 견조하고 많은 신흥국들이 이전보다 위기 대응 능력이 나아졌지만, 금융 취약성 확대와 무역 및 지정학적 긴장 고조, 글로벌 불균형, 불평등과 구조적 문제 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 리스크가 확대되었다고 지적했다. 최대 관심사였던 환율 문제의 경우 서로 경쟁적 통화 평가 절하를 자제하자는 3월 합의문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캐나다 재무장관에 따르면 환율 이슈는 토요일 G-20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려는게 아니며 연준의 독립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선 최근 위안화 약세와 관련해 환율조작 가능성이 있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도, G-20회의 후엔 투자자들에게 환율전쟁을 우려할 필요가 없으며 미국은 중국과의 협상에 언제든 열려 있고 무역 분쟁의 터널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BOJ 정책 조정 나설까?

일본은행(BOJ)이 이달 말 정책 회의를 앞두고 통화완화 정책을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완화정책의 장기화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양책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에 논의가 집중되고 있다며, 장기 금리가 보다 자연스럽게 상승할 수 있도록 일드커브 통제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방안과 BOJ가 일본국채와 ETF를 매입하는 공개시장 운영 방식의 변경도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해당 논의는 잠정적인 것으로 인플레이션 전망 수정치에 달려 있다.

블룸버그 취재에 따르면 당장 7월 31일 회의에서 주요 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은 낮다. 구로다 BOJ 총재는 토요일 해당 보도의 근거를 전혀 모르겠다며 교과서적인 태도를 보였다. BOJ가 일드커브 관리 정책이 시중은행 수익성 및 국채거래에 미치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전방위적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지지통신 보도 또한 다시 주목을 받았다. 만약 BOJ가 약간이라도 정책 변경에 나설 경우 엔화 가치가 오르고 일본 증시는 하락할 수 있다고 Aizawa Securities의 Mitsuo Shimizu는 전망했다. 한편, 구로다 총재는 강달러가 미국 경제의 힘을 반영한다며, 미국 금리가 계속해서 오를 수 있고 그에 따라 달러는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U 바니에르, 파운드 구원투수 나서

미셸 바니에르 EU측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가 아일랜드 국경 문제와 관련해 대안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발언하면서 연일 하락세에 몰렸던 파운드가 숏커버에 힘입어 금요일 원빅 가량 올랐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이 내부 반발에 부딪히며 정치적 위기까지 번질 위험이 불거졌으나, 다행히 EU측이 가장 민감한 아일랜드 국경 문제와 관련해 타협의 제스처를 보내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이 11월까지 타결될 수 있다는 낙관적 견해를 밝혔다. 바니에르는 메이 총리가 계속해서 거부한 EU측 제안을 수정하거나 개선하는데 마음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EU측은 브렉시트 발효시 영국과 EU 사이의 경계가 될 아일랜드의 국경 감시 문제와 관련해 영국 정부가 실현가능한 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도미닉 랍 신임 영국 브렉시트 장관은 만일의 경우 EU와의 무역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