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트럼프 ‘말말말’..연준 비판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시 한번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그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20여년간 지켜온 백악관의 중앙은행 독립성 존중 관행을 깼다. 그의 발언에 달러가 반락하고 미국채 금리가 하락하자 백악관은 바로 진화에 나섰다. 미 증시는 금융주 약세에 주요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달러-역외위안 환율이 6.8위안을 넘어서며 1년래 고점을 재차 경신했지만, 트럼프가 위안화의 급락이 미국에 불리하다고 지적하면서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기도 했다. 조만간 7위안선도 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위안화와 연동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달러-원 환율은 어제 서울환시 마감 후 1개월 NDF 기준 1140원까지 시도했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이 경제성장을 저해해 원자재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구리가격이 약세장 진입에 임박하는 등 금속 매도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 6월 생산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6% 상승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이르면 8월 말이 될 수도 있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보도됐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월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오늘 저녁에는 유로존 5월 경상수지와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미연준 금리인상 불만’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0년 넘게 중앙은행 독립성을 존중하기 위해 백악관이 통화정책에 대한 언급을 피해온 전통을 깨고 연준의 금리 인상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올려 경기를 둔화시킬 위험에 “희열을 느끼지 않는다”며 “우리가 경제에 이 모든 노력을 투입하고 있는데 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의 발언이 나온 후 달러는 반락했고 미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백악관은 서둘러 트럼프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며 연준의 정책 결정에 간섭하지 않고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연준은 2017년 1월 트럼프 취임 이후 5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해왔고, 이중 최근 2번은 트럼프가 임명한 파월 연준의장의 지휘 아래 이루어졌다.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파월 연준의장을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불렀다. B. Riley FBR의 수석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 Mark Grant는 트럼프의 금리에 대한 발언이 연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트레이더들이 이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누군가 미 행정부에서 연준 관료의 어깨를 치며 ‘잠깐만’이라고 말해주길 수개월 동안 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대체 당신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물을 권리가 있다. 행정부와 의회가 감세까지 하면서 경제를 살리려 하고 있고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구리 6000불 붕괴, 약세장 임박

미-중간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구리를 비롯한 금속 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글로벌 벤치마크인 3개월물 구리가격은 1년 만에 처음으로 6000달러선이 무너졌다. 6월 고점 대비 18% 넘게 급락하면서 약세장 진입이 임박했다. 아연과 납, 니켈 및 알루미늄 역시 1% 이상 하락했다. 프리포트맥모란이 장중 8% 넘게 하락하는 등 구리 업종 주가 지수는 2016년 이후 최저치를 앞두고 있다. 금값 역시 한때 1220달러를 하회하며 1년래 저점을 경신했다.

미-중간 무역 다툼이 경제 성장을 저해해 원자재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6월초 시작된 금속 매도세는 전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에 중국은 미국 관료들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ABN Amro Bank의 Casper Burgering은 “현재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무역 보호주의와 보복 위협에 대해 여전히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오늘 구리 가격 움직임은 확실히 이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무역 긴장에 위안화 가치가 1년래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세계 최대 산업용 금속 구매자인 중국의 수요에 추가 하방 압력을 더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사우디가 글로벌 원유시장을 공급과잉으로 이끌려한다는 우려를 반박하며 다음달의 경우 사실상 원유 수출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 랠리를 진정시키라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압박에 지난달 사우디는 생산을 3년래 최대폭으로 늘렸지만 이번 발언으로 현재로는 더 이상의 증산을 추진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한 것. 사우디는 이달 수출은 6월과 거의 비슷할 것이고 8월에는 일일 10만 배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역외위안 6.8도 넘어..트럼프 발언에 상승 주춤

달러-역외위안 환율이 간밤 6.8위안선을 넘어섰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위안화 급락에 대해 불평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상승폭을 일부 줄였다. 트럼프는 CNBC 인터뷰에서 중국 위안화가 “바위처럼 떨어지고 있다”며 달러가 강세로 가면서 미국이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이 미국과 무역전쟁에 휘말리면서 세계 주요 통화 중 위안화가 지난 한달 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1년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지만 아직까지 패닉 신호는 찾기 어렵다고 George Lei 블룸버그 FX 스트래티지스트는 진단했다. 어제 역내위안화가 중국이 깜짝 통화절하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2015년 8월 이래 최악의 하루를 보냈지만 옵션시장은 향후 몇달 간 큰 폭의 변동성이나 평가절하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역외위안 1년물 내재변동성이 최근 현물 매도세에 6%를 넘어섰지만 2015년과 2016년은 물론이고 올해 2월 기록한 연고점보다 여전히 낮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지난 몇년간 목격했던만큼 심한 변동성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달러-역외위안 1년 리스크리버설 역시 약 1년래 최고치에 가깝지만 과거 5년과 비교했을 때 약세 압력은 제한적 수준이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당국이 6.70위안을 사수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환율 움직임을 보면 별다른 개입이 나타나지 않았고, PBOC는 19일 기준환율을 6.7066위안에 고시했다.

美경제 ‘콧노래’…실업수당 청구건수 1969년래 최저

미국 경제의 콧노래가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지난 주 20만 7000건으로 예상치 22만건을 하회하며, 1969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7월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 역시 예상을 크게 뛰어 넘어 25.7로 반등하면서 고조되고 있는 무역 긴장에 대한 우려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6월 경기 선행지수 역시 0.5% 올라 예상치 0.4% 상승을 넘어섰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실업수당 수치가 변동성이 심한 편이지만 노동시장이 견조한 상태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7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22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관세 부과로 인한 비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일회성 충격으로 보고 있어, 보다 광범위한 물가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는 증거가 추가로 나오지 않는 한 8월 FOMC에서 정책 경로 변경을 시사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유럽, 美 관세 위협에 ‘우리도 가만있지 않겠다’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수입자동차 관세 강행시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EU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는 수입액의 약 20% 정도를 보복관세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가 입수한 EU 내부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작년 EU로부터 총 580억 유로 규모의 자동차와 관련 부품을 수입했다.

한편, 트럼프는 구글에 사상 최대 규모인 50억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EU의 결정에 반박했다. 그는 EU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며, 25일 융커 EU 집행위원장의 방미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융커와의 정상회담에서 무역 갈등과 관련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엄청난 응징”을 하겠다며 그럴만한 힘이 있다고 위협했다.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한다면 이는 매우 불운하겠지만, 우리는 회원국들과 함께 대응조치 리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