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친미 대만 총통, 美PPI 하락

미국의 12월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보다 하루 앞서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주춤하는 듯 했던 연준의 금리 인하 베팅에 다시 힘을 실어줬다. 다만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금융시장이 올해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경로를 예상하는데 있어 연준 위원들보다 앞서 나갔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필립 레인도 너무 이른 금리 인하가 통화 정책에 차질을 빚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말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는 현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됐다. 대만에 대한 더 큰 행사력을 행사하려는 중국의 야망이 타격을 입게 됐다. 한편, 중국인민은행(PBOC)이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하고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오늘 금리를 인하하고 금융 시스템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설문에서는 PBOC가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4%로 10bp 낮출 것으로 예상됐다. 이 예상대로라면,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첫 금리 인하가 된다.

씨티그룹이 수익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2만 개의 직책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반면, JP모간은 7분기 연속 기록적인 순이자수입(NII)으로 미국 은행 역사상 가장 수익성이 높은 한 해를 마감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대만 총통에 친미 성향 라이칭더 후보 당선

미중 긴장의 중심에 있는 글로벌 칩 허브인 대만에서 라이칭더 후보가 총통에 당선됐다. 중국이 “전쟁 선동자”로 비판해온 인물이 집권하게 된 것.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친미 성향의 라이 후보가 40.1% 득표율로 승리를 거머쥐게 됐다. 이번 선거는 수십년래 가장 치열한 선거였고 라이 후보의 승리 득표율은 또 다른 3파전이 있었던 지난 200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야당들은 중국과의 대화를 재개할 의향이 있었으나 라이 후보가 승리를 거두면서 대만에 대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중국의 야망에도 타격을 입히게 됐다.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2위를 차지했고, 민중당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라이 후보는 토요일 밤 타이베이에서 열린 승리 연설에서 “우리는 국제사회에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민주주의의 편에 설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만 해협의 평화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중국과의 긴장이 충돌로 번지는 것을 피하면서 미국과의 교류를 유지하기 위한 섬세한 균형잡기를 해야하는 그의 앞날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려 노력했던 민진당이 전례없는 3연임 기록을 세우면서 최근 안정된 미중 관계를 시험하게 될 전망이다. 중국은 선거 전에 라이 후보를 ‘트러블 메이커’, 그리고 ‘분리주의자’라고 비난한바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 Jennifer Welch는 중국은 라이 후보가 정책 연속성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의심”을 가지고 그를 바라보고 있다며 “양안 간 긴장이 높아진다고 해서 위기가 임박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대만, 미국, 중국이 위기를 피하려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美PPI 또 내리며 연준 인하 베팅↑..굴스비 “투자자들 앞서갔다”

미국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지난 12월에 하락을 이어가며 트레이더들로 하여금 올해 미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공격적으로 인하할지에 대한 베팅을 늘리도록 했다. 금요일 노동부 데이터에 따르면 PPI는 0.1% 내리며 3개월 연속 하락했는데 이는 2020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식품 및 에너지 제외 근원 PPI는 전월대비 보합을 기록했는데 3개월 연속 제자리 걸음이다. 근원 PPI가 전년동월대비로는 1.8% 상승해 2020년 말 이후 최소 오름폭을 기록했다. 이에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3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베팅을 늘렸다. 앞서 목요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길이 험난하다는 점을 시사했고 지정학적 상황 역시 그러한 과정을 늦출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인플레가 2022년 중반에 정점을 찍은 이후 둔화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점을 위안으로 삼을 수 있을듯 하다. 물가 압력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는 연준 위원들이 올해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한편,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금융시장이 올해 공격적인 금리인하 경로를 예상하는데 있어 연준 위원들보다 앞서 나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데이터가 금리 결정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 관련 경제 지표가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한 발 물러서서 보면 작년 한 해 동안 인플레가 상당폭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굴스비 총재는 올해 FOMC 정책 투표권이 없다.

씨티 “2만 개 직책 없앤다”…BofA 실적도 기대 못미쳐

씨티그룹이 2만 개의 직책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부진한 수익을 끌어올리려는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의 노력의 일환으로, 이로써 최대 25억 달러를 절감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은 2026년 말 경이면 회사 전체 비용이 510억~530억 달러 범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에는 올해 프레이저의 구조조정 및 퇴직금 관련 비용이 최대 10억 달러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비용 절감 전망은 씨티그룹의 실망스러운 4분기 실적을 가리는데 도움을 줬다. 프레이저는 성명에서 “4분기가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그동안의 간소화 작업에서의 진전 등을 고려할 때 “2024년은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분기에 은행의 여러 비용이 이익을 깎아먹고 채권 트레이더들이 예상밖으로 수입 감소를 기록한 영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순이익이 56% 감소한 31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큰 폭의 감소다. 이익 감소는 부분적으로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특별 부담금 21억 달러와 금융업계의 리보(LIBOR)로부터의 이행과 관련된 비용 16억 달러에 따른 것이다. 그 결과 비용도 증가했다. 한편, JP모간은 7분기 연속 기록적인 순이자수입(NII)으로 미국 은행 역사상 가장 수익성이 높은 한 해를 마감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이러한 호조가 지속될수도 있다는 깜짝 전망까지 제시했다. JP모간은 4분기 NII가 242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또 2024년 전체 NII는 약 900억 달러로 증가할수도 있다고 예상했는데 애널리스트들이 2% 감소를 예상하고 있었던 것과 비교된다.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너무 조기에 금리 내리는 것 문제 키울수”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필립 레인이 너무 조기에 금리를 내리는 것은 ECB의 통화 정책에 차질을 빚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인은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이른 정책 수정은 문제를 오히려 키우는 것이 될 수 있다면서 “고인플레이션의 역사를 보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기 전에 중앙은행이 정책을 너무 빨리 정상화하려고 하면 또 다른 인플레 물결이 일어나고 또 다른 금리 인상 물결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훨씬 더 나쁜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4월을 시작으로 금리 인하가 총 6차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ECB 위원들은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며 이 같은 전망을 밀어내고 있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ECB가 인플레가 2% 목표치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이것이 얼마나 빨리 달성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던스는 제시하지 않았다.

ECB가 경제 지표에 매우 의존적인 가운데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인터뷰에서 일부 핵심적인 임금 수치들이 2분기에 한참 들어서야 알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완전한 데이터 세트는 (EU 통계청인) 유로스탯의 국가 계정 지표에 나타나는데 이 지표의 올해 1분기 수치는 4월 말 전까지는 알 수 없을 것”이라면서 “ECB의 6월 회의때까지는 이 중요한 지표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눈부신 새해 스타트, 벌써 시총 1280억불 늘어

지난해 거의 240%나 올랐던 엔비디아의 주가가 올해도 눈부신 스타트를 끊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달 들어 약 10%나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1280억 달러 가량이나 늘었다. 이는 엔비디아의 연초 첫 9거래일 기준으로 역대 가장 큰 폭의 시총 증가 규모다. 이는 인공지능(AI) 트렌드가 적어도 최대 조기 승자 가운데 하나로 널리 간주되고 있는 엔비디아에게는 여전히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엔비디아의 이 같은 연초 성적은 전체 시장은 물론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내 다른 대형 기술주들을 손쉽게 앞서고 있다. 이는 S&P 500 지수가 기업들의 실적과 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 시기를 둘러싼 의문 속에 사상 최고치 근처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긍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반리온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Shana Sissel CEO는 “내 관점에서는 엔비디아가 최고”라면서 엔비디아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고객사들과의 강력한 관계를 갖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향후 12개월 목표 주가 평균값은 거의 650달러로 현재 가격 대비로 약 19%의 상승 여력이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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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서울), klee107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