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파운드↓, 핵으로 번진 무역戰

미 증시는 모간스탠리가 월가 대형 은행들의 서프라이즈 실적 행진을 이어간 덕분에 대체로 상승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2일차 미의회 증언에서 9월 금리인상 기대를 바꿀 만한 발언을 내놓지 않았지만, 당장 경기침체 시그널이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장단기 금리 축소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채 금리는 10년물이 장중 2.88%까지 회복하는 등 장기물 중심으로 올랐고, 달러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했다. 파운드는 영국의 6월 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에 못미친 것으로 나타나 영란은행의 8월 금리인상 기대에 제동이 걸리면서 1.3달러 선마저 위태로운 모습이다.

달러 강세가 재개되면서 위안화 가치가 약 1년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고 러시아 루블은 미 의회의 대러시아 제재 위협에 타격을 입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캐나다를 배제하고 멕시코와 양자 무역 협정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멕시코 페소화는 반등했다. 한편, 달러-원 1개월 NDF 환율은 1134원 부근까지 시도한 뒤 1130원 수준으로 반락했다.

오늘 호주 실업률이 발표된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도 예정돼 있는데 블룸버그 설문에서는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됐다. 저녁에는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및 7월 필라델피아 연은 경기 전망 등이 발표된다. 연합뉴스는 문재인 대통령이 곧 비서진 조직을 개편하고 이달 안에 3-4개 부처를 대상으로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英 CPI 실망에 파운드 추락…8월 금리인상 기대 후퇴

영국의 6월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을 하회하면서 영란은행(BOE)이 다음달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약해지는 모습이다. 수요일 발표된 지표에 따르면 영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4%로 전기치와 같았으며, 블룸버그설문 전문가 예상 중앙값 2.6%에 못미쳤다. 근원 CPI 상승률은 1.9%로 15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파운드화는 1.3달러 수준마저 위협하며 이틀간 1% 넘게 하락했고, 투자자들은 BOE의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84%에서 78%로 낮췄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심리적 주요 지지선인 1.3달러가 무너질 경우 파운드가 1.28달러까지 하단이 열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 부진에 BOE의 긴축이 어려워질 수 있고, 또 내외금리차와 브렉시트 정치 불확실성 등으로 파운드에 악재가 수두룩하다며, 달러 대비 파운드 매도 포지션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EU 협상단은 영국과 EU간 협상 마감 시한으로 못박은 2019년 3월29일까지 합의 도출을 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이 시한의 연장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City A.M. 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무역전쟁, 핵분야로 확산…커들로 ‘시진핑 협상 방해’

무역전쟁이 핵분야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모든 수입 우라늄에 대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으며, 이 조치는 관세 부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소식에 미국 우라늄 생산업체인 Energy Fuels와 Ur-Energy 주가는 모두 장중 10% 이상 급등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중간 무역 긴장 완화를 위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인정하면서 무역과 관련해 양국간 견해차가 아직 크게 벌어져 있으며, “시진핑 주석이 게임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불평했다.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시진핑 주석은 현재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며 “시진핑 주석이 현재로선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논의를 더 진척시킬 의도가 없는 것 같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34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조만간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강행할 예정이다. 또 이에 더해 20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발표하고 이르면 다음달 10% 관세 부과를 추진하겠다고 위협했다. 중국은 1차로 동일 규모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에 나섰고, 미국의 추가 조치에 맞서 싸우겠다고 공언했다. 중국 상무부는 18일 밤 성명에서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중국의 대응조치는 자국의 이해와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미국이 오히려 WTO 규정을 심각하게 위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무역전쟁의 여파가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이미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알코아 CEO는 수입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상당한” 역풍이라고 지적하며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블랙록은 무역전쟁 격화에도 장기투자자들이 중국을 떠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랙록의 Mark Wiseman는 이에 따른 조정이 고통스럽겠지만 중국 경제를 10년 시계로 본다면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은 이를 잘 무마시키며 적응해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파월 ‘일드커브서 아직 경기침체 신호 없다’

파월 미 연준의장은 채권시장이나 다른 부문에서 경기가 곧 하강할 것이라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미 의회 증언 2일차에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말했다. 그는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보이지 않는다며, 연준은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드커브 역전이 역사적으로 경기 침체에 앞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축소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현재 일드커브는 아직 역전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또한, 오랫동안 연준의 목표를 하회해왔던 인플레이션이 이제 대칭적 2% 목표에 거의 도달했으며, 지금부터는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연준은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약간 더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기대를 바꿀만한 발언은 거의 없었다. 그는 무역 갈등 격화가 미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간밤 발표된 연준 베이지북은 2분기 후반에 미국 경제가 안정적 상태를 유지했으며 고용이 확대되고 임금 상승 압력이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전반적 물가 압력은 완만한 수준이나, 무역 긴장 고조로 일부 주요 원료 가격이 상승했으며, 기업들은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 모두 전가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미연준 관료들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OPEC+, 증산 배분 안해…美 원유재고 엇갈린 시그널

OPEC를 비롯한 산유국 석유장관들은 수요일 회의에서 계획된 원유 증산을 어떻게 배분할지 합의하지 않았으며, 단지 7월 생산 계획만을 논의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6월 감산 준수율은 121%로 지난 6월 23일 합의했던 100% 준수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경우 7월 산유량이 6월분을 약간 넘어섰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미 의회에서 추진되는 ‘원유 생산·수출 카르텔 방지법(NOPEC Act)’ 제정에 대해 OPEC이 변호사들과 함께 법적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한편,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는 584만 배럴 증가해, 블룸버그 사전 설문에서 감소를 전망했던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을 당혹시켰다. 그러나 가솔린 재고가 5월래 최대폭 감소하고 연료 수요가 늘어났다. 엇갈리는 시그널 속에 WTI 최근월물 가격은 반등에 성공해 1% 가량 올라 67달러 수준에 위치한 100일 이평선을 지켰다.

모간스탠리도 서프라이즈 실적…3분기 전망은?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도 월가 대형 은행들은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S&P 500 금융업종 지수는 실적 발표가 시작된 금요일 이래 2.7%가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이어 모간스탠리 역시 투자은행 수수료와 트레이딩 수입, 부실채권 감소 등에 힘입어 2분기 실적이 대부분의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뛰어넘는데 성공했다. 오피머스는 “비판할만한 내용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고 평가했다. 웰스파고만 대출과 예금 모두 감소하며 시장을 실망시켰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글로벌 매크로 리스크가 앞으로 실적 전망과 주가에 열쇠를 쥐고 있다”며 “글로벌 무역 리스크가 아직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은행들은 말하지만 우려가 3분기에 지속되며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유럽연합(EU)은 구글에 43억 유로(50억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에서 검색 및 웹 브라우저 앱을 설치하는 방식을 시정하라고 명령했다. 반독점 관련 벌금으로는 세계 신기록으로, 네덜란드가 매년 내는 EU 예산에 육박한다. 구글은 10월 중순까지 “불공정 관행”을 중단해야만 한다. 구글은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