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美 강등 속 경제 약화 신호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 등급으로 한단계 강등했다. 피치는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 정부의 재정 악화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옐런 미 재무장관은 강등이 “자의적”이고 최신 정보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백악관 역시 불만을 드러냈다.

간밤 발표된 경제지표에서는 미국 경제 약화 신호들이 나왔다. 미국의 제조업 활동이 9개월 연속 축소됐고 이코노미스트 서베이 예상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의 6월 구인건수도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인력 수요의 일부 약화를 시사했다.

연준 인사들은 다소 엇갈린 발언을 내놨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금리인상 종료 전에 추가적인 물가둔화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과도한 긴축을 경계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감산 심화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이 3년래 최대폭 감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 들이다.

피치, 美 신용등급 ‘AA+’로 강등..재정악화가 이유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 등급으로 한단계 강등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피치는 이번 결정에 대해 “향후 3년 간 (미국 정부의) 재정 악화 전망과 더불어 높은 수준이며 증가중인 일반 정부 부채 부담, 부채한도 관련 거듭된 교착상태와 마지막 순간의 해결 등을 고려할때 지난 20여년간 ‘AAA’와 ‘AA’ 등급의 다른 국가 대비 거버넌스의 약화가 있었다는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피치는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폭이 GDP의 6.3%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S&P는 현재 미국의 신용등급을 피치와 동일 등급인 ‘AA+’로 평가 중이며, 무디스의 경우 현재까지 최고 등급인 ‘Aaa’를 부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일제히 이번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피치의 등급 하향에 대해 “자의적”이고 최신 정보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고 백악관 역시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피치의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美 제조업 활동 9개월 연속 축소…구인건수 2021년 이후 최저

미국의 제조업 활동이 9개월 연속 축소되며 대내외에서 미국 제품에 대한 미온적인 수요를 반영했다. 미국의 7월 ISM 제조업지수는 46.4로 직전월의 46.0에서 소폭 올랐지만 이코노미스트 서베이 중간값(46.9)에는 못미쳤다. 50미만은 활동 축소를 시사한다. 7월 신규 수주와 생산 지표들은 개선됐는데 특히 ISM 신규 수주 지수는 9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두 지표 모두 50 아래에 머물렀고 수출 지표는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고금리와 서비스 쪽으로 계속해서 이동하는 소비자 선호 등이 제조업섹터를 억눌렀다. 또 해외에서의 수요가 부진한 점도 추가적인 역풍으로 작용했다.

한편, 미국의 6월 구인건수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인력 수요의 일부 약화를 시사했다. 미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6월 구인건수는 약 960만건 부근으로 줄었는데 이는 이코노미스트 서베이 중간값에 대체로 부합하는 결과다. 고용은 2021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해고 역시 작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감소해 고용주들이 직원들을 해고하는 것을 삼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데이터는 금요일 정부의 고용 보고서에 앞서 발표됐는데 블룸버그 서베이에서는 미국의 7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중간값 기준 20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 경우 2020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치가 될 것이다.

美 ‘인상 종료 위해서는 추가 인플레 완화 증거 필요’ vs 과도한 긴축적 정책 조심해야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최근 경제지표가 경제에 너무 많은 고통을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냉각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줬지만,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하기 이전에 이것이 추세로 전개되는지를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인터뷰에서 “이전에도 지난해 여름과 같이 짧은 기간 동안 진전을 목격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짜 개선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며 그러면서 연준이 9월 FOMC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굴스비 총재는 “우리가 9월에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미리 정해놓고 싶지는 않다”며 전환점 부근에 있을때 모든 회의는 (결정된 것이 없는) ‘라이브 회의(live meeting)’이며 한달치 지표가 아닌 추세를 파악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한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물러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연준이 통화정책을 과도하게 긴축적으로 가져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보스틱 총재는 화요일 언론 브리핑에서 (인플레이션과의) 투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최근 숫자들은 지속적인 내림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등 유망하게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9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빨라도 2024년 하반기까지는 기대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이 없다.

JP모간 트레이딩 데스크 “S&P 500 최고치 경신 불가피할 것”

연준 정책 관련 우려 속에 미국 주식이 향후 몇주내에 후퇴할수도 있지만, S&P 500이 9월경 상승을 재개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JP모간 트레이딩 데스크가 전망했다. Andrew Tyler 등 JP모간 팀은 노트에서 “더 나은 경제성장과 더 나은 실적, 금리인상 사이클의 종료가 가시권에 들어오는 점은 주식을 지지할 것”이라며 “최고치 경신은 불가피할 것으로 느껴지며 시간 문제”라고 진단했다. Tyler와 그의 팀에게 있어 문제는 신고점이 4800, 5000 또는 이보다 더 높은 수준에 형성되는지 여부다. 방어적 포지션을 취했던 투자자들 다수가 최근 약세 베팅을 줄이고 상승을 쫓아가는 가운데 JP모간 팀은 여전히 주식 익스포저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한편, JP모간 트레이딩 데스크의 이같은 낙관적인 뷰는 같은 은행 스트래티지스트인 Marko Kolanovic의 분석과는 결이 다른데, 그는 증시 랠리에도 불구하고 올해 거의 대부분 약세 전망을 고수해오고 있다. JP모간 트레이딩 팀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S&P 500이 8월 말로 예정된 잭슨홀 정책 포럼을 앞두고 밀린 뒤 이후 상승세를 재개한다는 것이다.

사우디 감산 강화에 OPEC 산유량 2020년 이후 최대폭 감소

글로벌 시장 부양을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가 감산을 심화시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이 3년래 최대폭 감소했다. 블룸버그 서베이에 따르면 OPEC 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달 일 평균 2779만 배럴로 일 90만 배럴 감소했다. 서베이의 감소폭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당시 OPEC과 동맹국들이 공급을 급격하게 줄인 이후 최대 수준이다. 특히, 사우디 아라비아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더불어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 등에 맞서 유가를 부양하기 위해 약속했던 일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을 대부분 이행했다. 트레이더들은 사우디가 향후 수일내에 9월까지 감산 연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중이며 이는 시장의 공급 부족 신호를 심화시킬수 있다. 서베이에 따르면 사우디 아라비아는 7월 일 915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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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재현(서울), jeom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