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CS 자금이탈, ECB도 감속?

연이은 스캔들과 투자실패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규모 감원을 진행중인 크레디트 스위스가 고객 자금을 빼앗기고 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UBS 그룹의 아시아 태평양 자산관리 부문으로 지난 3개월 동안 크레디트 스위스 그룹에서 빠져나온 고객들의 자금이 상당폭 유입됐다. 연준이 공개한 FOMC 의사록이 금리인상 속도 둔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준 가운데 간밤에 발표된 유럽중앙은행 정책회의 의사록에서도 “소수의” 위원들이 보다 소폭의 금리인상을 선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위험자산들이 힘을 내는 모습이다. 간밤 뉴욕 증시가 추수감사절 휴일로 휴장한 가운데, 유럽 증시가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고 미국 주요 주가지수 선물도 올랐다.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이 은행의 프라이빗 고객들은 계속해서 주식을 매도하면서 채권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최종금리가 3.5%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정책 피봇에는 인플레이션이 통제하에 있다는 강력한 신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금리가 인상되는 과정인 만큼 CP금리는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지만 SPV를 통한 CP 등 매입은 현시점에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의사록 훈풍에 유럽증시↑…뉴욕은 추수감사절로 휴장

보다 완만한 금리인상을 지지한다는 연준 의사록 내용에 힘입어 간밤 유럽 증시가 상승했고 달러는 하락했다. Stoxx 유럽 600 지수는 부동산 업종을 중심으로 최근의 오름세를 이어가며 0.5% 가량 상승 마감했다. 뉴욕 증시가 추수 감사절 휴일로 인해 휴장한 가운데, MSCI 월드 지수도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휴일 여파로 거래량은 많지 않았다. 수요일 S&P 500지수가 9월 이후 최고치로 마감된 후 미국 주요 주가지수 선물도 상승 분위기를 이어갔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Sunaina Sinha Haldea는 “연준으로부터 나온 좀 더 다르고 좀 더 비둘기파적인 발언의 시작이었다”면서 “피봇은 아니지만 우리는 금리인상 둔화와 금리인하를 향한 경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약세를 보였고, 금 가격은 3일째 올랐다.

UBS 亞太자산관리 부문으로 크레디트스위스 고객 자금 상당폭 유입

UBS 그룹의 아시아 태평양 자산관리 부문으로 지난 3개월 동안 크레디트 스위스 그룹에서 빠져나온 고객들의 자금이 상당폭 유입됐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수백명의 부유층 고객들이 이 지역에서 자금을 UBS에 맡기려 모색했으며 UBS는 이렇듯 늘어나는 계좌를 다루기 위해 직원을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모간스탠리 역시 크레디트 스위스에서의 자금 유출로 수혜를 받는 은행 가운데 한 곳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이번에 유입된 자금의 어느 정도가 UBS에 계속해서 머물지는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라이빗 뱅킹에 보다 많은 초점을 맞추는 등 대대적인 사업 개편으로 재귀를 모색하는 크레디트 스위스 경영진에게 이러한 고객 자금 이탈은 큰 난관이다. ‘아시아 프라이빗 뱅커’의 2021년 랭킹에 따르면 UBS가 중국 본토를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자산 기준 최대 규모의 프라이빗 뱅크를 운영중이며 크레디트 스위스는 2위였다. UBS, 크레디트 스위스, 모간스탠리 대변인은 코멘트를 거부했다.

ECB ‘소수 위원들 50bp 선호’..슈나벨, 감속 시기상조 가능성 시사

유럽중앙은행(ECB)의 10월 정책결정 회의에서 “소수의” 위원들이 보다 소폭의 금리인상을 선호했던 것으로 의사록에 나왔다. 이렇듯 덜 공격적인 조치를 선호했던 위원들은, 금리인상이 은행들에 대한 대출 조건 조정 등 다른 금융 긴축 조치들과 같이 취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고. 의사록에는 “소수 멤버들이 정책금리 50bp 인상 선호를 피력했다”며 하지만 위원들 대다수는 75bp 인상을 지지했다고 나왔다. 가파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자 ECB가 두차례 연속 75bp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12월 중순 회의에서 인상 속도가 늦춰질지를 궁금해하고 있다. 다음주 발표되는 11월 CPI 등이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ECB 집행위원회 멤버인 이자벨 슈나벨은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유로존 경제에 위험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은 시기상조일수 있음을 시사했다. 슈나벨은 연설에서 현재 중앙은행들이 직면한 최대 리스크는 물가 상승세가 빠르게 완화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그 지속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BofA 고객들, 주식 팔고 채권은 39주 연속 사들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프라이빗 고객들이 경기침체 우려 속에 주식에서 빠져나오는 한편 채권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권에 대한 매수세가 39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 Michael Hartnett 등 이 은행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이 EPFR 글로벌 데이터를 인용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달 22일까지 4일 동안 글로벌 채권 펀드로 약 3개월래 최대 규모인 66억 달러가 유입된 가운데 이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반대로 BofA 고객들은 내년 전망이 높은 인플레이션과 매파적인 연준 그리고 경기침체 우려로 흐려지면서 주식 펀드에서는 9주 연속으로 자금을 빼냈다. BofA 전략가들은 내년 상반기에는 채권 보유를 선호하고 하반기에는 주식이 보다 매력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올해 시장의 주제가 인플레이션과 금리 ‘충격’이었다면 내년 상반기는 경기침체와 크레딧 ‘충격’으로 이동하면서 우리는 상반기에는 위험자산에 대한 약세 입장을 유지하며 하반기에는 강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의 시장전략팀들 역시 내년 미국 증시의 저조한 수익률을 예상하고 있다.

가나, 국제시장서 발행한 채권보유자들에게 30% 손실 수용 요청할것

아프리카 국가 가나가 국제 시장에서 발행한 채권 보유자들에게 원금의 최대 30% 손실을 수용하고 이자중 일부도 포기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가나는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 자격을 얻기 위해 부채 지속 가능성 계획을 쥐어짜내고 있는 중이다. 가나는 또한 자국에서 발행한 채권 보유자들에게도 일부 이자를 포기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가나의 재무부 차관이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밝혔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도 확인해줬다. 그는 “그것들은 제안”이라며 “국내외 채권 보유자들과 곧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나는 달러채가 집중적인 매도로 인해 금리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국제 채권 시장이 막히자 IMF와 30억 달러 규모 프로그램을 협상하고 있다. 가나의 통화인 세디는 올해 달러 대비 전세계 통화중 가장 큰 폭 하락하면서 가나의 부채 상환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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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서울), klee107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