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무역戰WTO로.. 유가 급락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깜짝 실적 호조를 발표하며 은행주 강세를 이끌었지만 미 증시 주요지수는 국제 유가 급락, 기술주 부진 등에 혼조세를 보였다.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 우려 속에 국제유가(WTI)가 4% 넘게 빠지며 배럴당 68달러선을 겨우 지키는 모습이었다. 달러 지수는 하락했고 미국채 금리는 장기물 주도로 상승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무역전쟁 격화 가능성이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보다 강하게 경고했다. 한편 장 마감후 넷플릭스가 당초 제시했던 것에 못미치는 가입자 증가 수치를 발표하며 마감 후 거래에서 급락세를 보여 아시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3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호주중앙은행이 오늘 장중에 의사록을 공개한다. 한편, 오늘밤 예정된 미 상원 패널 증언에서 파월 연준의장이 보다 매파적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와 오늘 국회에서 협의회를 열고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저소득층 지원대책을 논의한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당정협의 모두발언에서 미국과 중국의 통상마찰이 심화될 경우 수출이 부진에 빠질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다시 롤러코스터 탄 유가

유가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며 6월 중순 이후 급등분을 되돌리고 있다. WTI 최근월물 가격은 간밤 장중 4.8%까지 낙폭을 확대하며 배럴당 68달러 아래로 밀렸다.

글로벌 무역 전쟁에 원유 수요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사우디를 비롯해 미국과 리비아의 공급 증가 전망이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 아라비아는 일부 아시아 구매처를 상대로 계약 물량에 더해 추가로 원유를 공급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유가 상승을 잡기 위해 자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D Securities의 글로벌 상품 전략 헤드인 Bart Melek는 “공급 증가 요인과 무역 긴장에 따른 수요 감소 가능성 때문에 원유에 대한 일부 롱 베팅이 정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WTO로 간 무역보복전…IMF ‘세계경제 최대 위협’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맞서 보복관세를 부과한 중국 및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터키 등을 상대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대표는 “일부 교역 상대국들이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와 함께 노력하는 대신 보복관세 조치를 통해 미국 근로자와 농부, 기업들을 벌주려 하고 있다”며 미국은 자국의 이해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행동”을 취하겠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 알루미늄과 철강 제품에 각각 10%와 25%의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와 중국, EU, 멕시코, 터키는 이에 대항해 총 234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강행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무역긴장 악화가 이미 모멘텀을 잃고 있는 글로벌 경제 회복에 위협이 되고 있으나,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리스크에 무감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올해와 내년 각각 3.9%로 기존 4월 전망 그대로 유지했지만, 유로지역과 일본 등에 대한 전망은 소폭 낮췄다. 모리스 옵스펠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긴장이 더욱 악화되어 사람들의 심리와 자산 가격, 투자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위험이 글로벌 성장에 단기적으로 최대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무역 장벽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GDP는 2020년까지 IMF의 전망치보다 0.5% 정도 줄어들 수 있으며, 특히 미국 경제가 이번 보복전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어 특히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간이 신흥시장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월가 대열에 합류했다. Luis Oganes, Jonny Goulden 등 JP모간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무역전쟁이 ‘테일 리스크’에서 기본 전망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소매판매 견조…카시카리 ‘일드커브 역전 막아야’

미국 6월 소매판매가 전월비 0.5% 증가해 시장예상에 부합하며 5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더욱 긍정적 소식은 5월 수치가 +1.3%로 상향 수정되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초 부진한 출발을 보였던 소비가 2분기에 강한 회복을 보였다며, GDP 성장을 다시 주도할 것으로 진단했다. 비록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가 당분간 경제 상황을 지배하겠지만 미국내 견조한 고용상황과 소비자 심리가 상당한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7월 뉴욕주 제조업지수는 22.6으로 이전치(25.0)보다 낮았지만 시장 예상치(21.0)는 상회했다.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잘 고정되어 있고 경기 과열 신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미연준이 기준금리를 너무 올려 일드커브가 역전되고 성장에 제동을 걸어 경기침체를 초래할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금리가 중립수준에 가까이 있다며, ‘이번만은 다르다’라는 생각이 경제학에서 가장 위험한 발상이라고 진단했다.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를 상회할 경우 역사적으로 경기침체 시그널이 되어 왔다는 점에서 카시카리를 비롯해 여러 연준 인사들은 이미 장단기 금리 역전을 부추기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현지시간 17일 오전 10시에 미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에 나서는 파월 연준의장이 일드커브 플래트닝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도이치은행, 늪에서 탈출?….BofA 실적 서프라이즈

수년간의 구조조정 노력에도 온갖 악재의 늪에서 헤매던 도이치은행에 서광이 비치는 분위기다. 도이치은행은 2분기에 약 7억 유로의 세전이익과 약 4억 유로의 순이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모두 애널리스트 전망을 크게 뛰어 넘는 실적이다. 모처럼 들려온 호재에 도이치은행 주가는 장중 한때 9% 넘게 급등해 작년 4월래 최대폭 상승하며 약 두달만에 마감기준 10유로선을 회복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월가 전망치 상단을 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자체 비용절감과 대출 증가에 힘입어 8년여래 최고 이익을 달성했다. 모이니한 CEO는 “소비자 사업부문 활동이 수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모든 것이 소비자가 주도하는 미국 경제가 매우 좋은 상태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컨퍼런스콜에서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는 4% 넘게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화요일 실적 발표와 더불어 블랭크페인의 후임으로 데이비드 솔로몬 사장을 공식 임명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브렉시트 ‘산너머 산’

영국 정부는 결국 관세법(국경간 무역법안)과 관련해 의회의 유럽회의론자들이 제안한 4개의 개정안을 수용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 중에는 유럽연합(EU)이 영국을 대신해 관세를 걷는데 동의하지 않는 한 브렉시트 이후 메이 영국 총리가 EU 관세를 걷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과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의 사임 등 내각의 강한 반발에도 메이 총리가 EU 단일시장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을 강행하자 보수당내 강경파는 사실상 해당 ‘백서’를 다시 쓰지 않으면 메이를 향해 반기를 들겠다고 위협했다.

서은경 기자 (송고 2018/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