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美침체확률 85%· 암울한 증시

미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영란은행은 지난 밤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면서 고물가 지속시 더욱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글로벌 추세에 합류할수도 있음을 시사했고, 스위스 중앙은행도 같은날 ‘깜짝’ 50bp 인상을 단행했다. 새로운 위기대응도구를 마련중인 유럽중앙은행 역시 해당 도구가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지 않도록 채권매입시 다른 증권의 매도를 통해 이를 상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긴축 행렬 속 나홀로 완화 정책을 고수중인 일본은행의 금정위 결과가 오늘 발표된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일드커브통제와 자산매입 등 핵심 정책설정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돈줄 조이기’가 진행중이지만 물가 잡기는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상품 리서치 헤드 Jeff Currie는 석유시장이 불과 몇달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타이트하다며 여름으로 접어드는 현재 에너지와 식품 가격은 상승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FOMC 이후 증시 랠리가 또 다시 하루만에 뒤집히며 간밤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기술주 주도로 급락한 가운데 JP모간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은 S&P 500의 움직임은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이 85%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레이 달리오의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도 유럽 주식 하락에 57억 달러 이상을 베팅한 것으로 나오며 암울한 분위기를 더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간 긴장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 관료들은 이번 여름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의 전화회담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자이언트 스텝’ 속 긴축 행보 빨라지는 주요국 중앙은행

미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행보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영란은행(BOE)은 지난 밤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1.25%로 결정했다. 5차례 연속 인상으로 지난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 이에 더해 BOE는 통화정책 성명에서 “보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 조짐들을 특히 경계할 것이며, 필요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며 고물가 지속시 더욱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글로벌 추세에 합류할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영란은행 위원 전원이 해당 문구를 지지했다는 점이 중요한데, 지난 5월에는 2명의 위원이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가이던스를 지지하지 않았던 것에서 돌아선 것. 영란은행은 또한 올해 인플레 고점이 11%를 약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치를 상향했다. 스위스 중앙은행도 같은날 ‘깜짝’ 50bp 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0.25%로 끌어올렸다. 기준금리 인상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기존의 통화 강세 억제 모드에서 인플레 억제 모드로 전환한 것. 이러한 드라마틱한 행보에 한때 스위스 프랑은 유로대비 2% 넘게 급등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인플레 전망치를 상향하고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수도 있다고 밝혔다.

ECB, 새 위기대응도구下 채권매입분 타 증권매도로 상쇄시킬 가능성

유럽중앙은행(ECB)이 새로 도입하려 준비중인 위기대응도구 하에서의 채권매입시 다른 증권의 매도를 통해 이를 상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가 밝혔다. 채권매입이 역내의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억제시키려는 노력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ECB 위원들은 채권시장에서의 어떠한 개입도 중화시켜 물가 상승압력을 부채질하지 않도록 마음먹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ECB 당국자들은 새 위기대응 도구 관련 작업이 7월 20-21일 정책회의 이전에 완료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CB 대변인은 해당 사안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한편, 라가르드 ECB 총재는 룩셈부르크에서 진행된 유로존 재무장관들과의 회의에서 새로운 위기대응도구는 취약국가의 차입 비용이 너무 많이, 또는 너무 빠르게 오를 경우 작동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가 전했다. 새 위기대응도구는 채권 스프레드가 특정 한계치 이상으로 확대되거나 시장 움직임이 일정 속도를 넘을 경우 작동될 것이라고 라가르드 총재가 밝혔지만, 그러한 기준선들이 공표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JP모간 ‘증시 움직임, 美 경기침체 확률 85% 시사’

JP모간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은 S&P 500의 움직임은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이 85%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JP모간 퀀트 및 파생상품 스트래티지스트들의 이같은 경고는 최근 11번의 침체기동안 S&P 500의 하락률이 평균 26%였다는 점에 기반했다. Nikolaos Panigirtzoglou 등 JP모간스트래티지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전체적으로 시장 참가자들과 경제 주체들 사이에서 경기침체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우려가 지속되며 투자 혹은 지출 축소 등 행동 변화를 촉발시킬 경우 우려가 실제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책오류 및 이에 따른 (정책) 전환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 역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또 유럽에서는 주식이 경기침체 확률이 80%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JP모간은 분석했다.

브리지워터, 유럽 주식 하락에 57억 달러 이상 베팅

레이 달리오의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가 유럽 주식 하락에 57억 달러 이상을 베팅하며 유럽주식의 최대 숏셀러로 부상했다. 세계 최대의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베팅에는 반도체 장비업체 ASML에 대한 10억 달러 규모 숏포지션, 토탈에너지스에 대한 약 7.52억 달러 규모 숏베팅 등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공시에 기반해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나왔다. 브리지워터는 유럽에서의 숏베팅을 이번달 18개 기업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에 퀀트 모델들을 사용하는 브리지워터의 이같은 움직임이 단순히 주가 하락에서 이익을 얻기 위함인지, 광범위한 헤징 전략의 일부인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투자회사들은 소규모 포지션 공개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총 숏포지션은 이보다 더 클수도 있다. 브리지워터의 공동 CIO Greg Jensen은 해당 베팅에 대해 코멘트를 거부했지만, 블룸버그 TV인터뷰에서 (자산 가격의) “조정이 갑작스럽지만 지난 10년간 (중앙은행의) 양적완화가 가져온 랠리 폭에 비해서는 여전히 그 폭이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금융 자산의 큰 움직임이 여전하다”며 “우리의 포지션은 이같은 환경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전설적 숏셀러 짐 차노스 “증시 추가 하락 여지 있다”

차노스 앤 컴퍼니의 창립자 겸 사장 짐 차노스는 주식시장 전반에서 나타난 큰 폭 약세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훨씬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Odd Lots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최근 몇년간의 시장은 과도한 밸류에이션이 거품이 가득찬 밈 주식과 테크 주식 이외로도 확대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저금리 시대의 종료가 다양한 기업들의 시가총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아직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일용소비재, 부동산, 유틸리티 등 섹터들은 싸고 풍부한 자본의 시대가 마감되면서 높은 금리가 지속되며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 차노스의 진단이다. 그는 “사람들이 여전히 준비가 안돼있는 것은 금리가 의미있게 위로 재조정되는 상황인데, 대부분 투자자들이 자신의 삶에서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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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재현(서울), jeom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