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무역긴장이 잠시나마 소강 상태를 보이며 다소 엇갈린 기업 실적 결과를 상쇄한 가운데 소폭 상승 마감했다. S&P 500지수는 0.1% 오르며 주요 레벨인 2,800 선을 상회했다. 대형 은행 실적은 명암이 엇갈렸고 AT&T는 미 법무부가 AT&T에 유리하게 나온 반독점 관련 판결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약세를 보였다. 시스코 시스템즈는 아마존의 네트워킹 장비 시장 진출 보도에 4% 넘게 하락했다. 달러지수는 5거래일만에 반락했고 미 국채금리는 중기물 주도로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한편 미국 로버트 뮬러 특검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러시아 정보요원 12명을 무더기 기소한 가운데 루블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터키의 국가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하향했다. 최근 급락세 속 70달러선이 위협받던 국제유가(WTI)는 1% 가량 반등해 배럴당 71달러 수준.
북미가 6·25 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발굴 작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미 북한 측이 수습한 유해의 송환작업을 포함해 관련 조치들을 논의하기 위해 실무회담에 착수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미간 회담이 “생산적이었고 협력적이었으며 확고한 약속들로 귀결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오전 8시부터 한국은행 본관에서 조찬 회동을 가졌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가 안팎으로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고 김 부총리는 ‘하반기 경제운용’에 대해 하방스크에 주목하는 중이며 재정 포함해 경제전반 인식을 (한은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늘 장중에는 중국의 2분기 GDP 및 6월 소매판매, 광공업생산이 저녁에는 유로권 5월 무역수지와 미국의 6월 소매판매 및 7월 제조업지수 (뉴욕주)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中경제지표 ‘빅데이’
오늘 중국의 굵직굵직한 경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여파의 초기 신호들이 수치에 나타날 수도 있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시간으로 오전 11시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 6월 소매판매 및 광공업생산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블룸버그 설문에서는 중국의 2분기 GDP가 전년동기대비 6.7% 성장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분기 6.8% 성장 보다는 낮지만 중국 당국의 연간 6.5% 성장 목표는 여전히 상회하는 수준. GDP 수치 외에 세부 구성 요소들의 결과를 살펴보면 무역전쟁 여파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6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6.5% 증가해 5월(6.8% 증가)보다 둔화됐을 것으로,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8.8% 증가해 5월(8.5% 증가)보다 개선됐을 것으로 각각 전망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 노력이 아마도 성장세에 부담을 줬을 것이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은 성장 전망을 어둡게한다고 지적했다.
중국투자공사, 中자본시장 지원군 될까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처음으로 중국 국내 주식 및 채권 투자를 위한 허가를 받고자 한다고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중국 정부의 금융시장 개방 움직임 이후 공사 권한에 대한 제한들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
중국투자공사는 국내 자본시장 투자를 허가 받으려 중앙정부에 신청을 하기 위한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CIC가 신청서를 제출했는지와 당국이 허가를 내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중국 주식 및 채권시장이 무역 전쟁, 경제 둔화 및 디폴트 증가 등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력이 풍부한 CIC의 투자가 허용될 경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CIC의 자산배분 담당 헤드 Fan Hua는 한 포럼에서 투자가 허용될 경우 본토 A주와 위안화 표시 채권에 “매우 좋은 기회들’’이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많은 중국 기업들이 경제 둔화에도 여전히 탄탄한 수익성을 뽐내고 있다는 것.
트럼프, 전략비축유 카드 만지작?..이란, 유가 낮추려면 제재 해제하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해당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솟고 있는 가솔린 가격을 억제하라는 정치적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
아직 전략비축유 방출 관련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지만 500만 배럴 수준의 시범 공급에서부터 3000만 배럴까지 여러 옵션이 검토중에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다른 산유국과 공조할 경우 더 큰 규모의 공급도 가능하다고.
한편 이러한 소식에 대해 아르데빌리 OPEC 주재 이란 대표는 유가를 낮추려면 미국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것이 아니라 이란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 조치를 해제하면 된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제재 위협 속에 이란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러시아가 이란 석유 업계에 최대 500억 달러를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EU는 미국의 적!…미-러 정상회담 예정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잇따른 공격적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번에는 유럽연합(EU)을 미국의 “적(foe)”으로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방송된 CBS 인터뷰에서 “EU가 무역에서 우리에게 하는 것을 보면 미국의 적이라고 생각”하며 러시아도 “특정 측면에 있어 적”이고 중국은 “경제적 측면에서 적”이라고 지칭했다.
한편 이번주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미국 로버트 뮬러 특검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러시아 정보요원 12명을 무더기 기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들 러시아군 정보요원들이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정국에서 민주당, 선거 관리 위원회, 유권자 조회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등의 컴퓨터 시스템을 해킹했다는 것.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러한 선거 개입에 대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맞설 것을 촉구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정상회담 자체를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관료들은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이미 많이 낮춘 것 같다. 러시아 주재 미 대사는 이번 회담은 사실상 정상회담이 아니라 그냥 ‘회의(meeting)’일 뿐이라고 발언했다.
美소비자신뢰 1월래 최저…연준 점진적 인상 의지 재강조
미국의 7월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신뢰지수가 97.1로 예상치(98.0)와 이전치(98.2)를 모두 하회하고 1월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타이트한 노동시장과 감세가 계속해서 소득을 지지하면서 심리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는데 (무역전쟁 발) 관세에 대한 미국인들의 우려가 7월 초 상당히 확대됐다고 미시간대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소 엇갈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이 하반기 미국 경제 성장률 완화를 시사하는 것일 수 있으며 특히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한 점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수치 하락이 차기 FOMC 회의에서의 논쟁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것.
반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소비자신뢰지수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장기 평균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으며 이는 최근 무역갈등 악화가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현재 관세 관련 환경이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이 자신의 전망을 현저하게 바꿀 정도로 아직 충분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한편 미 연준이 의회에 제출한 반기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점진적 속도의 금리인상에 대한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는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추가로 점진적으로 올리는 것이 경제 활동의 지속적인 확대, 강력한 노동 시장 환경 및 FOMC의 중기 목표치 2% 부근의 인플레이션에 부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융 안정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에 대해서는 낮다고 판단했고 해외로부터의 안정성에 대한 위험은 “대체로 중간 정도’’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금융 안정에 대한 하방 리스크에는 정치적 불확실성, 무역긴장 심화, 금리 상승에 따른 어려움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새로미, 이경하 기자 (송고 2018/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