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100bp인상?·크립토 혼돈 지속

간밤에도 금융시장의 혼란이 지속됐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공포가 투자자들을 뒤흔드는 가운데 글로벌 채권은 급락했고 미국 증시는 약세장으로 돌진했다. S&P 500지수는 1월 고점 대비 22% 낮은 수준이다. 테크주가 직격탄을 맞으며 나스닥 지수는 4.7% 급락했다. 미국채 금리는 전구간 급등 속 2년-10년물 구간이 일제히 20bp 넘게 올랐고, 달러지수는 한때 1% 넘게 급등하는 등 ‘킹달러’ 역시 지속됐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100bp 인상?…WSJ ‘이번주 75bp 인상 가능성’

월가 일각에서는 연준이 현지시간 수요일 FOMC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50bp 인상이지만 지난 금요일 소비자물가지수(CPI) 데이터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바클레이즈와 제프리스 등은 전망을 수정해 75bp 인상 잠재력이 있다고 봤다. 이런 가운데 일부는 100bp 인상도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의 G-10 FX 리서치 헤드 Steven Englander는 “연준이 뒤처져 있다는 인식을 지우려 노력하고 있다”며 “연준은 ‘우리가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면 100bp를 인상해보자’고 말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이 인플레 관련 신뢰를 강화하고자 시도하는 가운데 “볼커 모먼트”를 보여줘야만 한다고 느낄 경우 보다 과감한 인상에 손을 뻗을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다만 Englander는 이번 회의에서 실제 100bp 인상될 가능성은 10%로 보고 기본 전망은 50bp 인상으로 유지했다. JP모간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Michael Feroli도 연준이 이번주 회의에서 75bp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100bp 인상 역시 “하찮지 않은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주 연준 위원들이 시장 컨센서스보다 큰 폭인 75bp 인상으로 시장을 놀라게할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머니마켓은 내년 중반까지 연준의 최종금리가 4%에 도달할 것임을 반영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혼돈 지속..전체 시장가치 1조 달러 하회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우스의 인출 중단이 암호화폐 생태계의 시스템 리스크가 디지털 자산시장의 폭락을 가속화 할 것이라는 우려를 확대시킨 가운데 비트코인이 약 18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비트코인은 한때 17% 넘게 떨어져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인 2만2603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광범위한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다른 암호화폐들도 하락했다. 상위 100개 디지털 자산 지수인 MVIS CryptoCompare Digital Assets 100 지수는 17%까지 밀렸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작년 11월 3조 달러를 상회했던 전체 시장가치는 1조 달러 아래 쪼그라들었다. 암호화폐 펀드 매니저인 Valkyrie Investments의 CIO Steven McClurg는 “안정화와 회복세를 뒷받침할 펀더멘털이 없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비트코인 매수를 기업 전략의 일환으로 설정한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9%까지 하락했다. 디지털 통화시장이 추락을 지속하면서 유명 암호화폐 기업 두 곳이 감원에 나섰다. 월요일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블록파이(BlockFi)는 직원의 약 20%를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고 지난 금요일 디지털 통화 거래소 크립토닷컴(Crypto.com)은 5%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골드만·모간스탠리 “주식, 리스크 완전히 반영 안했다”

올해 가파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주식이 여전히 기업 실적 관련 리스크와 소비자 수요 약화 등을 완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삭스 스트래티지스트들이 진단했다. Michael Wilson 등 모간스탠리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시장이 마진 압박과 소비자 수요 약화 상황을 가격에 반영해 오고 있지만 과잉 재고 리스크는 이제 막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준이 금리인상을 통해 급증하는 인플레와의 싸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라앉은 소비자 심리는 미국 증시와 경제에 주요 리스크라고 진단했다. Wilson은 경기침체를 피할 경우 8월 중하순 경 S&P 500지수 3400선이 보다 신뢰할만한 지지 레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David J. Kostin 등 골드만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미국 기업 실적 추정치가 여전히 너무 높다고 지적하며 추가로 하향 수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Kostin은 올해 S&P 500지수의 큰 폭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식 밸류에이션이 억눌린 수준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며 미국의 놀랍게도 높은 인플레 데이터는 연준의 물가와의 전쟁이 주식 밸류에이션에 한계를 설정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블랙록도 금리 상승 및 약한 실적 전망 등을 감안하면 주식 밸류에이션이 크게 싸지 않다며 저가매수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했다.

뉴욕 연은 서베이 ‘1년 기대 인플레 6.6%로 상승’…美 PPI 주목

미국 소비자들은 앞으로 1년동안 물가가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이는 지출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뉴욕 연은이 실시한 서베이에 나왔다. 향후 1년 인플레이션 기대 중간값이 4월 6.3%에서 5월 6.6%로 상승해 2013년 6월 설문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과 일치했다. 이와 함께 가계 지출 전망이 9%로,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응답자의 25%는 물가가 향후 1년 10%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향후 3년 인플레이션 전망치 중간값은 3.9%로 유지됐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안정시키려는 연준에게 희망적인 신호다. 한편 우리시간으로 오늘 밤 발표되는 미국의 5월 PPI 최종수요가 전년동월대비 10.9% 상승했을 것으로 블룸버그 설문에서 전망됐다 (중앙값 기준). 4월에는 11.0% 상승한 바 있다.

美설리번-中양제츠 회동…안보 이슈 논의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월요일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안보 이슈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성명에서 밝혔다. 설리번과 양제츠의 회동은 5월 18일 전화통화 이후 이뤄진 것으로 “미중 관계의 주요 이슈는 물론 여러 지역 및 글로벌 안보 이슈들에 대한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생산적인 논의를 포함했다”고 성명은 밝혔다. 성명에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설리번 보좌관은 양국간의 경쟁을 다루기 위해 의사소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성명은 전했다. 4시간 반 동안 이어진 이번 회담 이후 미국의 고위 행정부 관료는 브리핑에서 설리번이 대만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다시금 확인하면서도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행위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일요일 블룸버그 뉴스는 미국 관료들이 대만해협이 국제수역이 아니라는 중국 군 관계자들의 주장에 대해 최근 점점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설리번은 또한 북한의 미사일 시험 관련 제재를 부과하기 위한 지난달 UN안보리 결의안에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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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하(서울), klee115@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