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中, 美기업 보복?..CNH급락

간밤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무역전쟁 2차전 우려 속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에너지 및 원자재 관련주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관련 기조가 상품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불안감을 다시 촉발하며 급락한 영향으로 S&P 500지수는 2주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에서는 캐터필러, 쉐브론 등이 약세를 주도했다. 국제유가(WTI)는 5% 넘게 빠지며 배럴당 70달러 수준을 위협했고 금속도 약세를 보였다. 미 국채금리는 단기물 위주로 소폭 오름세를 보이며 커브는 플래트닝, 달러지수는 3거래일째 상승했다.
오늘 저녁에는 유로권 5월 산업생산과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6월 CPI 및 실질 평균 시간당 임금이 발표될 예정이다. 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와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중국, 美기업 M&A 승인ㆍ라이센스 지연시키나

중국이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기업의 인수합병(M&A) 승인 및 라이센스를 지연시키거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검열을 강화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아직 구체적인 보복조치를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이 (미국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성실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인해 세계무역기구(WTO)가 와해될 경우 글로벌 무역의 60%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전쟁 수위를 높이면서 미-중간 고위급 무역 회담이 중단됐다고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이 전했다. 앞선 세차례의 공식 협상 이후 양국 고위 관료들 사이의 의사소통은 흐지부지 됐고 당장 재개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추가 논의를 위한 문을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중국이 그동안 계속해서 제기되었던 오랜 우려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위안화ㆍ원자재, 무역전쟁 2차전 개시에 직격탄

트럼프 미 대통령이 추가 관세 부과 발표로 미-중 무역전쟁 2차전을 개시한 가운데 위안화와 원자재 상품이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역외위안화가 2015년 평가절하 이후 최대폭 약세를 나타낸 것. 간밤 달러-역외위안 환율은 7빅 이상 급등해 6.7250위안 부근을 시도했고 뉴욕장 마감 기준으로는 2015년 8월래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iShares 중국 대형주 ETF의 이틀간 하락폭도 2.5%로 확대됐다.

JP모간 자산운용의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 David Lebovitz는 중국 당국이 조금 더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너무 큰 폭의 약세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개입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ING은행의 중화권 담당 이코노미스트 Iris Pang은 “중국이 항복을 고려했을 것으로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며 중국 정부는 무역전쟁으로 인해 타격을 받은 수출기업에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반면 미국은 행정적 절차를 감안할 때 유사 대응을 하기가 훨씬 더 복잡하기 때문에 중국이 무역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Pang은 연말 달러-위안(CNY) 환율 전망을 7.0위안으로 수정했다.

무역전쟁 우려 여파 속 원유, 농산품, 금속 등 원자재상품 또한 속절없이 하락했다.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며 글로벌 원자재 수요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에 구리 가격은 1년래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고 브렌트유는 7% 가까이 폭락했다. 블룸버그 상품지수는 작년 12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상품 관련 주식 또한 약세를 보였다.

OPEC 증산 논쟁에 다시 불붙나

OPEC은 내년 OPEC 경쟁국들의 원유 공급이 5년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추가 공급만으로 글로벌 수요 증가분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OPEC은 내년과 관련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전망치를 제시했는데 이 전망에 따르면 북미 지역의 원유 생산 붐은 OPEC 회원국들이 자신들에게 요구되는 만큼의 양을 이미 충분히 생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다만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 심화 및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OPEC의 원유 생산에 위협이 되면서 상황은 여전히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는 OPEC을 분열시키고 있는 논쟁을 재점화할 수도 있다.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는 유가 랠리를 진정시키라는 미국의 압력 속에 증산을 결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제재로 수출 경로가 막히고 있는 이란은 OPEC 회원들이 공급을 늘리는 것은 배신적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 브렉시트안’ 반대 목소리 커져

메이 영국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보수 강경파들은 사실상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안을 폐기할 것을 촉구하는 법안에 4가지 수정안을 제출, 메이 정부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는 표결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메이 총리의 안은 영국을 유럽연합(EU)의 규정에 묶어버려 역외 다른 국가들과 무역협정을 맺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가디언은 보수당내 브렉시트 강경파들이 데이비드 데이비스 전 브렉시트부 장관이 마련한 대체안을 메이 총리가 발표하도록 압박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의 위원들간에 내년 금리인상 시기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로이터가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부 위원들은 이르면 내년 7월 인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고 다른 위원들은 가을까지는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는 것.

한은 금통위…고용절벽 속 소수의견 나올까?

한국은행이 오늘 금통위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에서는 전문가 18명 전원이 금리 동결을 전망한바 있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앞으로 국내경제의 성장 흐름은 “지난 4월 전망경로를 소폭 하회하겠지만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동결 컨센서스가 강했던 만큼, 시장의 관심은 과연 ‘인상 소수의견’이 있을 것인가에 쏠려있었는데 어제 발표된 6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수가 5개월 연속 10만명 안팎을 기록하며 정책적 노력에도 고용 절벽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전문가들은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채선물 시장에서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의 트레이딩 포지션이 최근 계속해서 매도를 쌓은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 고용 절벽, 미중 무역전쟁 2차전 등에 만장일치 동결이 나올 경우 이들 포지션이 급하게 정리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새로미, 이경하 기자 (송고 2018/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