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EM 불안, 미국채 스파이크

간밤 미국 국채거래가 원인이 불분명한 대규모 선물 거래의 급습에 금리 전반이 일순간 급락하는 소용돌이를 경험했다. VIX 지수가 5거래일만에 상승하는 등 위험자산 투심도 움찔한 모습이다. 터키와 브라질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깜짝 조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신뢰가 아직 굳건하지는 않은 모습이며, 독일 4월 공장주문 또한 예상밖의 큰 폭 감소를 나타내 올초 시작된 유럽의 경제 둔화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은 12일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에 공식적으로 서명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고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미 백악관 초청 가능성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종전 관련 합의에 서명할 수 있다며 북미회담을 위한 모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회담 직후인 13~14일 서울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2일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회담을 수행한 뒤 13일-14일 서울을 방문해 한국과 일본의 고위관리들과 만나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외국인은 어제 국고채 거래에서 1조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국제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완화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상승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채 선물 거래 폭발 미스테리

간밤 뉴욕 채권시장의 일시적 급등세(금리 급락)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시장 참여자들이 여러가지 진단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그 원인을 특정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팩트체크를 해 보자면 유럽 주요국 금리 상승 여파 속 미국채 금리 또한 유럽장에서는 오름세를 보였으나, 뉴욕장으로 접어들며 하락반전을 시작했고,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반(한국시간으로 오늘 새벽 2시 30분 전후) 미국채 금리 전반이 속락했다. 10년물 금리가 장중 9bp 가량 급락해 2.8840% 수준까지 속락한 뒤 2.92% 수준으로 낙폭을 반납했으며, 2년물 금리도 장중 7bp 가량 밀린 뒤 절반 이상을 다시 되돌렸다. 당시 미국채 선물 거래, 특히 10년 선물 거래에 대량 거래(mystery spike)가 목격됐는데 약 3분간 10만 계약이 넘는 거래가 쏟아졌다.

시장은 터키 및 브라질 등 신흥국 불안, 미국채 10년물의
3% 회복을 앞둔 포지션 정리, 이탈리아 국채금리의 급등세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유로달러 순매도 포지션을 크게 줄인 점 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주 상승에 지속되던 뉴욕증시는 랠리에 따른 피로감 및 채권시장 불안, 마이크로소프트를 필두로한 기술주 약세 속에 나스닥지수가 장중 1% 가량 하락했다. 한편 국제유가가 상승 속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잦아드는 듯 했던 신흥국 불안..꺼지지 않는 불

터키와 브라질이 투기 세력들의 공격으로부터 자국 통화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했지만 터키만이 최소한 일시적으로 성공을 거둔 듯 하다. 터키 중앙은행은 2개월간 3번째로 깜짝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이에 리라와 터키 현지 채권이 강세를 보였다. 브라질 중앙은행도 이번주 들어 두번째로 외환 스왑시장에서 개입을 단행했지만 헤알화 약세를 막는데 실패했다. 달러-헤알화 환율은 2분기에만 18% 가량 치솟았다.

런던 소재 올드 뮤추얼의 머니 매니저 Delphine Arrighi는 “거시경제적 불균형을 다루기 위한 선제적 조치의 실패가 이들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에 대한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필사적인 조치를 취하게 했다”며 “리스크는 신흥시장의 금융 환경 어려워져 결국 성장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은 브라질 정책 당국이 “곤란한 입장에 있으며 실수를 해도 되는 여력이 거의 없다”고 트위터에서 진단했다.

한편 IMF는 아르헨티나와 3년 500억 달러 규모의 대기성 차관협정의 실무협정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세계은행, 미주개발은행, 라틴아메리카개발은행과도 56.5억 달러 규모의 크레딧라인에 합의했다.

감산 완화 합의도 쉽지 않을 것…국제유가 반등

OPEC 회원국들의 엇갈린 이해관계와 만장일치 결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엔나에서 열릴 예정인 OPEC 회의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Sanford C. Bernstein & Co.가 전망했다. 트레이더들은 또한 다음주 열릴 러시아 월드컵 축구 대회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가 만난 이후 나올 수 있는 발표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다만 Tradition Energy의 시장 리서치 매니저 Gene McGillian은 “OPEC과 러시아가 시장에 더 많은 원유를 풀 것이라는 진짜 우려가 있는 듯 보인다”며 “시장은 안정을 시도하고 있고 모두들 이 두 사람이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기다려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간밤 WTI 최근월물 가격은 2% 가량 상승했다.

위기의 도이치, 합병만이 살길?

도이치은행 회장이 주요 주주들과 경쟁사 코메르츠방크와의 합병에 관해 논의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폴 아흘라이트너 도이치은행 감독이사회 회장이 최근 몇 달간 도이치은행과 코메르츠방크의 합병을 투자자 및 정부 관료들과 논의했고, 투자자들은 현재 합병에 있어 핵심 걸림돌로 도이치은행의 낮은 주가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도이치은행의 위기 속 다른 금융기관들은 몸사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우리는 과격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메세지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내부에서 전달되고 있으며, 올해 BofA의 투자은행 부문은 위험 감수를 억제하고 있다. BofA는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거래에 관한 자문에 대해 선별을 강화하고 있고 특정 해외 시장에 대한 진출을 늦추고 있다. 다만 이러한 조심스러운 접근으로 인해 수익 기회를 잃을 수도 있음을 우려하는 일부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G7 정상회담, 트럼프 무역전쟁 의지 굽히지 않을 듯

트럼프 미 대통령이 캐나다 퀘벡에서 열릴 주요 7개국 정상회담에서 외로운 모습을 보일 수도 있어, 이번 회담은 주요 7개국 정상회담이 아닌 주요 6개국대 1개국과 같은 양상을 띌 전망이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관세 및 다른 이슈들에 관해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한 관례인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관료가 전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환경 문제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의를 제기할 것이고 모든 유럽연합 정상들과 주최국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는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하는데 있어 협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가 대규모 벌금을 납부하고 경영진 교체를 약속한 이후 미국이 ZTE에 대한 거래 금지 해제에 합의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피하려 하는 가운데 핵심 난제가 해결된 것. 한편 다수의 미 의원들은 이번 합의에 반발했다. 중국의 5월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1.1% 증가해 4월의 12.7% 증가 보다 다소 둔화됐을 수도 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아직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향후 생산품 선적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지적했다.

김경진, 이경하 기자 (송고 2018/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