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기술적 침체? 연준피봇논쟁

서은경 기자(블룸버그) — 미국 GDP 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는 “기술적 침체”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침체로 가지 않을 것”이라며, “가파른 성장에서 꾸준한 성장으로 가길 희망한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재계와 반도체 부족 문제를 논의한 뒤 기자들에게 말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2분기에 일자리가 100만 개 이상 늘었다며, 역사상 고용이 줄지 않는 경기 침체란 없었다고 주장했다. 뉴욕증시는 연준의 금리 결정과 애플 등 주요 테크기업들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월마트는 장 마감 후 연간 이익 전망을 또다시 낮춰 주가가 급락했다. 한국의 경우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7% 성장해 시장 예상치 0.4%를 상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피봇 논쟁

월가의 대표적 스트래티지스트들이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연준 정책 전망과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모간스탠리의 Michael J. Wilson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연준이 긴축을 멈출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따라서 주식시장 역시 바닥을 찾기 전까지 추가 하락의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이 고질적 문제가 되면서 연준이 보다 장기간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과거 4번의 인상 주기에서 연준은 경제 위축이 시작되기 전에 긴축을 멈췄으나, 이번에는 경기 침체가 도래한 시점에도 긴축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JP모간의 Mislav Matejka는 경제활동 모멘텀과 노동시장 둔화가 보다 균형적인 연준 정책으로 이어져 결국 미달러화 가치와 인플레이션이 피크에 이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달러 암묵적 승인

달러가 이달 들어 수십년래 최강세로 급등했지만 미국 당국은 가파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과거와 달리 공식적인 개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달러 가치가 엔화 대비 1998년래 최고치를 경신하고 유로화 대비 2002년래 최고 수준을 보인 가운데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준의장 등 주요 정책입안자들은 의회 청문회에서 강달러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2013년엔 미 의회에서 초당적인 환율 감독 법안이 추진되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심지어 연준에게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경제학자들은 통화 절상이 소비자 물가를 통제하는 데 도움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하지만, 정책입안자들은 대체로 강달러를 지지하는 모습이다. 이는 미국 경제가 방향을 바꾸기 전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 자레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은 7월 18일 블룸버그 TV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달러에 매우 관심이 많다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걱정될 때 달러 강세는 수입품의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2021년 중반 이래 나타난 달러 가치의 절상은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를 0.1%p 낮추는데 그쳤다고 추정했다.

ECB 추가 긴축 경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50bp 금리 인상을 전격 단행했지만 ‘빅스텝’ 긴축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일수도 있다고 Martins Kazaks ECB 정책위원이 밝혔다. ECB내 가장 매파적 인사 중 한 명인 Kazaks는 “9월 금리 인상 역시 상당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의 발언이 전해진 뒤 유로-달러 환율은 반등을 시도했다. Ignazio Visco 정책위원은 ECB가 금리를 올리는데 있어서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도, 느리게 움직이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가스 공급 축소

러시아가 또다시 독일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을 대폭 줄이고 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사 가즈프롬은 터빈 유지보수 이슈를 구실로 모스크바 현지시간 수요일 오전 7시부터 노드스트림 가스관을 통한 공급을 수송용량의 40%에서 20% 정도로 제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한 조치가 얼마나 오래갈지 불확실한 상황이라 겨울이 오기 전에 연료를 비축하려는 유럽의 노력에 추가 압박을 가할 수 있어 이미 심각해진 에너지 공급난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 이에 유럽 벤치마크 가스 가격은 한때 10% 넘게 급등했다.

미국 어닝시즌 선방

미국 기업의 어닝 시즌이 견조한 소비 지출로 인해 두려워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으며, 악재가 상당부분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씨티그룹과 UBS Global Wealth Management(GWM)가 진단했다. UBS GWM의 최고투자책임자(CIO) Mark Haefele는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미국 기업들 중에 60%는 시장의 매출 예상치를 상회했고 75%는 이익 기대치를 뛰어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실적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무너지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가이던스가 고비용에 따른 압박을 반영하기 시작했지만 UBS GWM는 소비자들이 특히 여행 관련 분야에서 꾸준히 지출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항공사와 호텔, 신용카드사들은 강한 레저 수요를 시사하고 있고 비즈니스 지출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S&P 500 기업 중 약 4분의 1 정도가 지금까지 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씨티그룹은 금융회사들이 초기 어닝시즌을 주도했다며, 매출이 시장예상치를 1.6% 가량 상회하고 어닝 서프라이즈가 약 5%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