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테크주 부활? 중앙은행 무시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100 지수가 장중 4% 넘게 올라 12월 저점 대비 20% 상승해 강세장 진입을 시도했다. 페이스북의 메타플랫폼스가 전일 분기 실적발표에서 경영 효율성과 조직 민첩성을 약속하자 적어도 3개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했고, 이에 주가가 2013년래 최대폭인 23% 폭등한 영향이다. 그러나 장 마감후 애플과 아마존닷컴, 구글의 알파벳, 퀄컴 등이 연달아 부진한 실적이나 전망을 내놓으면서 소외공포증(FOMO)에 힘입은 테크주 대부활에 찬물을 끼얹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 25bp 올린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각각 50bp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트레이더들이 통화당국의 추가 금리 인상 경고에도 불구하고 긴축이 거의 끝나간다는 기대로 쏠리면서 전일 미국채와 마찬가지로 유럽과 영국 채권 금리가 크게 밀렸고, 유로와 파운드도 급락했다. Brandywine Global Investment Management는 시장이 중앙은행을 따라가던 것과 반대로 이젠 중앙은행이 시장을 뒤따르는 모습이라며, “작년만큼 중앙은행이 시장에 중요치 않다. 2022년이 중앙은행의 해였다면 2023년은 데이터의 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 긴축 경로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 예상대로 단기수신금리를 50bp 인상해 2008년래 최고 수준인 2.5%로 끌어 올렸다. 인플레이션 전망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ECB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통화 긴축 행진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경고하며 다음달 회의에서도 50bp ‘빅스텝’ 인상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정책위원회는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추가 50bp 올린 뒤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평가할 생각이라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라가르드는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의 리스크가 보다 균형에 가까워졌다며 유로존 경제가 예상보다 탄력적이라고 진단했다. 보다 분명한 그림은 3월에 발표될 분기별 경기전망 업데이트에서 나올 예정이다.

그는 “2% 중기 인플레이션에 도달하겠다는 우리의 결심은 의심해서는 안된다. 또한 제약적 영역에 도달한 후 거기서 충분히 머물고 싶어한다는 사실도 의심해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또한 “우리는 할 일이 남아있다는 것을 안다. 아직 다 끝내지 못했다는 것을 안다”고 강조해 3월 이후에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유로존 채권시장은 통화 긴축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베팅에 랠리를 펼쳤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는 한때 40bp 넘게 급락했고 분트채 10년물도 24bp 가량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 가까이 후퇴했다. 머니마켓은 3월 50bp 인상 베팅을 높이면서도 최종금리 전망치는 3.5% 아래로 낮췄다.

BOE 긴축 끝?

영란은행(BOE)이 시장 예상대로 추가 50b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08년래 최고 수준인 4%로 올라섰다. 이번 정책위원회 결정은 7:2로, 다수의 위원들은 강한 임금 증가세와 지속적인 노동력 부족이 물가 압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BOE는 작년 10월에 40년래 최고치인 11.1%를 기록했던 인플레이션이 올해 약 4%로 내려오고 2024년엔 2% 목표를 하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30년래 가장 가팔랐던 금리 인상 행진이 거의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한 부분이다.

다만 베일리 BOE 총재는 물가 리스크가 상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코너를 돌았지만 아직 매우 이르고 리스크는 매우 크다”며, “승리를 선언하기엔 너무 이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그는 BOE가 “완전히 확신해야만” 정책 기조를 전환할 수 있다고 발언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Candriam의 펀드매니저 Jamie Niven는 “BOE가 긴축 사이클의 끝에 다가서고 있다고 느끼는게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한때 1.2% 급락했고, 길트채 10년물 금리는 31bp 후퇴했다. 머니마켓은 BOE 최종 금리에 대한 전망치를 4.4%에서 4.35%로 낮추고, 올해 말까지 25bp 금리 인하와 더불어 내년 추가 인하를 가격에 반영했다.

인도 아다니 기회?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는 일부 고객들에게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세운 인도 아다니 그룹의 채권이 특정 자산의 강점을 감안할 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지시간 목요일 투자자 콜에서 골드만의 트레이딩 임원들은 아다니의 채권이 단기적으로 바닥을 쳤으며, Adani Ports & Special Economic Zone의 경우 자산 가치 대비 채권 가격이 현재 흥미로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은 투자자콜에 앞서 약 1억7000만 달러의 아다니 채권을 거래했으며, 글로벌 펀드 및 아시아 이외 지역의 부실채권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끌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다니가 유상증자를 철회하기 전 JP모간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노트에서 일부 아다니 계열사의 채권이 매력적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반면 베테랑 신흥시장 투자자인 마크 모비우스는 아다니가 특히 부채와 관련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투자 기준에 맞지 않아 유상증자에 청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가조작 및 분식회계 등의 의혹으로 공매도업체 힌덴버그 리서치의 공격을 받은 아다니 그룹은 일주일 사이에 시가총액이 1080억 달러가 증발했다. 주가 폭락에 계획했던 24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마저 막판 취소하며 혼란이 가중된 모습이다. 크레디트스위스와 씨티그룹은 주식 담보 대출인 마진론을 중단했고, 인도 중앙은행은 은행권에 아다니 그룹에 대한 익스포저 상세 내역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의 정부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아다니는 담보주식으로 일부 대출을 미리 갚는 방안을 채권단과 협상 중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헤지펀드도 조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스티브 코헨의 포인트72자산운용, 켄 그리핀의 시타델 등 몇몇 대형 헤지펀드에게 왓츠앱(WhatsApp) 등 미승인 채널을 통해 비즈니스를 했는지 증거를 찾기 위해 일부 직원들의 개인 핸드폰을 조사하도록 요청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SEC는 또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사모펀드운용사의 비즈니스 관행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Point72와 시타델, SEC는 논평을 거부했다. SEC는 금융업 종사자들이 비공식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딜을 성사시키거나 거래를 하거나 고객을 확보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수사 대상을 자산운용사까지 확대하는 모습이다. 기업의 준법감시 시스템을 피해 이루어진 비즈니스는 후에 문제가 생겼을 때 금융규제당국이 수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SEC는 이미 대형 은행들을 상대로 해당 규정 위반을 들어 10억 달러 넘게 벌금을 부과했다.

미-중 관계 개선 노력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5-6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팬데믹 이래 첫 고위급 방중으로 양국간 긴장을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베테랑 미국 외교관이자 통상 협상가인 웬디 커틀러는 미국과 중국이 양국간 비자 방문 체류 기간과 항공편을 늘리는 방안 등에 합의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여러 면에서 현실은 반대에 가깝다. 바이든 행정부는 첨단반도체 기술이 중국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기업은 물론 일본과 네덜란드까지 관련 장비 수출을 통제하도록 했다. 중국은 즉각적인 보복을 자제하고 있지만 이란산 원유에 대한 서방세계의 제재조치를 위반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러시아와 보다 친밀한 경제적 관계를 도모할 의향이 있음을 비쳤다. 일본과 네덜란드의 수출 통제 결정 이후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의 통화에서 양국간 경제, 무역, 기술 관계 유지를 위한 개방성 및 시장 원칙 준수를 촉구하기도 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