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테크골리앗, 시진핑 메시지

(블룸버그)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계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이데올로기적 편견과 냉전시대의 낡은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며 서방세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국만의 길을 고집할 생각임을 시사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후 시진핑의 첫 공식 발언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번 연설에서 그는 바이든을 직접적으로 겨냥하진 않았지만 다자주의를 강조하며 팬데믹 극복을 위해 상호존중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해 미국의 신 행정부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편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인내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며, 고관세 때리기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행했던 대중 강경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증시는 애플 등 실적 발표를 앞두고 대형 테크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바이든은 자신이 제안한 1.9조 달러 구제책을 공화당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시간이 촉박하다며 공화당의 지지를 촉구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존 실업 혜택이 소진되는 3월 중순까지 새로운 구제책의 의회 승인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구제책 지연과 코로나19 봉쇄 강화 가능성에 3주간 지탱해 온 1% 위에서의 안착이 불안해 보인다. 미국 제약사 머크는 초기 임상시험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자 2종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이탈리아 콘테 총리는 의회 과반이 무너진 연립정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최후의 승부수로 현지시간 화요일 오전 사임 의사를 표명하고 새로운 연정 구성 권한을 위임 받을 생각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정치 혼란 속 이탈리아 경제는 봉쇄 조치로 최악의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4.5%에 그치며 예산 적자가 GDP 대비 최대 9.2%에 이를 수도 있다고 이탈리아 재무부는 우려했다. 한국의 경우 작년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비 1.1%로, 시장 예상치 0.9%를 상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테크 골리앗의 귀환

미국 증시에서 중소형주가 마침내 역사적인 로테이션을 즐기고 있는 때에 대형 테크주가 컴백하는 모습이다. 나스닥 100 지수는 한때 1.5% 급등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주 넷플릭스는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 머물면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수요가 급증한 덕분에 유료 가입자 수가 2억명을 돌파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테크업종 빅 파이브 주가는 애플 등 실적 기대에 힘입어 거의 3개월래 최고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역사적 수준의 밸류에이션 논란 속에 경제가 회복할 경우 중소형주에 돈이 몰릴 것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Evercore ISI는 경제활동이 코로나19 위기를 이겨낼 경우 리오프닝 관련 주식이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Fortune Financial Advisors의 Lawrence Hamtil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대형주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기술주가 S&P 500 지수 시가총액 중 28%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2021년 예상 이익의 경우 22% 정도로 갭이 존재한다. “바이러스가 해결되고 상황이 정상화되면 에너지와 금융주 등 다른 업종이 따라잡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파운드 컴백

브렉시트가 무사히 성사된 가운데 파운드 랠리에 베팅하는 통화 트레이더들은 영국과 유럽연합(EU)간 백신 격차를 주목하고 있다. 영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두르면서 접종률은 100명당 10명으로 EU보다 5배 가량 높다. 이를 반영해 파운드가 유로 대비 지난주 8개월래 고점을 기록했고, Aberdeen Standard Investments의 James Athey는 여러 이유로 향후 몇년 안에 약 20%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영국의 백신 보급이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인 데다가 파운드가 “매우 싸다”며 2016년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렉시트 혼란과 최악의 경기침체로 타격을 입은 파운드는 이제 영국 경제가 다른 유럽국가보다 빠르게 회복할 것이란 낙관론에 힘입어 컴백하는 분위기다. EU의 경우 백신 보급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봉쇄 조치에서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Nomura International의 Jordan Rochester 역시 영국의 백신 접종 출발이 인상적이라며 파운드가 유로 및 달러 대비 랠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Ninety One의 Russell Silberston은 파운드 지지대 중 하나로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지적했다. 최근 베일리 BOE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시행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파우치의 우려

미국내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백신 2회차 접종 지연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각국 정부는 공급 부족과 변이 바이러스 출현 속에 접종 간격을 늘려서라도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애쓰는 분위기다. 파우치는 현지시간 월요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 패널에서 임상시험 결과 명시한대로 접종 일정을 따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주장했다. “두번째 도즈를 맞을 때까지 효능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우려스럽다”고 그는 말했다. 영국이 가장 먼저 이 논란이 되는 방식을 채탤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은 1차 접종 후 21일 또는 28일 후에 2차분을 맞도록 고안되었고 임상시험도 그에 맞춰 진행되었다. 아직까지 1차분 효과가 2차 접종일 이후에도 지속되는지 입증할만한 데이터는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2차분 접종을 최대 6주까지 미룰 수 있다고 주장한데 이어, 프랑스는 토요일 접종 간격을 두 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바이든은 봄까지 미국내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바이든의 대중정책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인내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시절의 대표적인 대중 강경 정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말했다. 무역 관세와 일부 중국 기업 상장 폐지 등 다양한 정책을 다시 살펴볼 생각이라며 “우방과 상의하고, 민주당 및 공화당 의원들과 상의하고, 정부 기관간 절차를 통해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가야할 지에 대해 검토하고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의 조치를 변경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바이든은 지난달 뉴욕타임즈에 3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트럼프의 관세를 당장 없앨 계획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PBOC 정책 기조

이강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는 경제 성장과 리스크 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겠다며, 기존 정책 스탠스의 지속을 시사했다. 이강 총재는 월요일 헝가리 중앙은행이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향후 중국의 통화 정책은 새로운 경제 전개상황에 시의적절하게 적응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책 절벽을 피하기 위해 정책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가능한 오래 정상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일드커브가 위로 향하도록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는 작년 코로나19 침체에도 불구하고 2.3% 성장률을 기록해 주요 경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피했다. 높은 수준의 부채에 대한 우려로 중국 정책당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대규모 통화 부양책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강 총재는 올해 우선순위로 부채비율 안정과 명목 GDP 성장률 수준에 맞는 신용 증가율 관리를 제시하고, 더불어 그린 파이낸스 분야의 촉진도 약속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