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 관세폭탄 난타전, RBA

(블룸버그) —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관세를 인상할 생각임이 전해진데다 통화 평가절하를 이유로 중국에 대규모 농산물을 수출해 온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기습 관세 폭탄을 안기는 등 무역 관련 악재가 다시 불거졌다. 로스 미 상무장관은 중국 무역협상과 관련해 “12월 15일이 논리적 마감시한”이라며, “그때까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대통령은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Conway 트럼프 고문은 연내 미-중 무역합의 타결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당연히 가능하다. 이는 중국에 달려있다. 예를 들면 12월 15일은 중요한 날이다. 중국 역시 이를 알고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한편, 미국은 디지털세에 대응해 약 24억 달러 상당의 프랑스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제안했으며,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터키에도 유사한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유로존 제조업 지수 개선세에 “그린슈트” 기대감이 일며 글로벌 채권 금리가 급등했으나, 이후 미국이 실망스런 경제지표를 내놓으며 다시 먹구름을 드리웠다.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한때 1% 가까이 밀렸고, 달러지수(BBDXY)는 0.3% 넘게 빠졌다. 미국채 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올랐다. 미국의 홍콩인권법 제정에 중국이 첫 대응조치로 일부 인권단체를 제재하고 당분간 미 항공모함의 홍콩 입항을 불허하기로 했다. 일단 직접적인 경제보복 조치는 미룬듯 보인다. 미 공화당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의 트럼프 탄핵 조사가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결론내렸다. 한국 3분기 GDP 성장률(잠정치)은 전기비 0.4%로 속보치와 동일했으며, 건설투자가 6% 감소해 GDP 성장기여도가 -0.9%p로 나타났다. 오늘 호주중앙은행(RBA)은 기준금리를 0.75%에 동결하겠지만, 추가 부양책이 불가피해보인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이번엔 남미 조준

트럼프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상대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되살렸다. 그는 이들 국가가 자국 통화 절하로 미국 농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면서, 연준에 통화정책 완화를 재차 강요했다. 이번 깜짝 발표는 미-중간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미국 대신 남미로부터 농산물을 대량 수입하면서 남미가 수혜를 입은데 따른 보복 조치로 여겨진다. 철강 관세는 무역에 타격을 입힐 수 있지만, 남미의 경우 중국과의 거래가 더 유리하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브라질은 대두와 돈육 등 255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을 중국에 수출했다. 이는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및 철제품의 10배가 넘는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2017년 중국에 보낸 대두 출하량은 24억 달러로, 알루미늄 및 철관의 대미 수출액보다 3배가 넘는다. 한편 아르헨티나 페소는 대선에서 좌익 후보가 승리하면서 급락했다. 브라질은 헤알화가 급락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지난달 수차례 시장에 개입했다.

中·獨 지표 개선 vs 美 실망

중국과 유로존 11월 제조업 PMI 지수가 예상외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한때 8bp 넘게 올라 2주래 고점으로 올라섰다. 글로벌 경제가 바닥을 지나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신호를 더할 수 있다. 독일의 경우 분트 10년물 금리가 최대 9bp 급등했다. 지난 주말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과 연정을 구성한 사민당의 대표 선거에서 좌파인사가 승리를 거두며 독일의 균형재정 정책에 위협이 예상된다. Commerzbank는 시장이 연내 미-중 무역 합의가 타결되거나 적어도 12월 미국이 대중관세를 연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그린슈트 분위기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미국 ISM 제조업 지수는 10월 48.3에서 11월 48.1로 하락했다. 예상치 49.2를 크게 하회하면서, 4개월째 수축 국면이 이어졌다. 해당 지표는 제조업이 더이상 자유낙하는 아니지만, 부진한 기업 투자와 글로벌 수요, 미-중 무역 전쟁 환경에서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상태임을 보여준다. Amherst Pierpont는 “현재 제조업 약세는 2015-16 년과 유사하다. 당시 강달러와 글로벌 성장 둔화는 본격적 경기 침체까지는 아니었지만 제조업 분야의 미니 불황을 가져왔다”며, “전반적으로 아직 약하긴 하지만 절벽에서 떨어지기보다 진흙탕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10월 건설지출 역시 전월비 -0.8%로 실망을 더했다.

OPEC+ ‘美셰일 황금시대 종말’

수년간 미국 셰일 산업의 부상을 무시했던 OPEC은 결국 그 실수를 후회하게 되었다. 이제 또다른 과감한 도박에 나섰다. 즉 미국 셰일 산업의 황금시대가 끝났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 OPEC 회원국들은 이번주 회동에서 현재의 산유량 목표를 축소하기보다 그대로 연장할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내부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이 밝혔다. 그 이유는 미국의 증산 속도가 내년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OPEC 뿐만이 아니다. 산업 전반에 걸쳐 트레이더들과 업계 임원들은 2020년 미국의 산유량 증가율이 올해에 비해 주춤하고, 2018년 대비로는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브렌트유는 올해 대부분 배럴당 6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었다. 연초보다는 14% 가량 높지만, 4월말 고점인 75.60달러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Mercuria Energy Group은 “사우디가 시장 균형을 잘 잡고 있다”면서도 “OPEC은 미국의 원유 생산을 매우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라크가 일요일 OPEC+가 추가 감산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한 후 국제유가(WTI)가 한때 2.7% 급등했지만, 이후 미국 경제지표 실망에 오름폭을 줄였다.

레포 불안

레포 시장의 불안은 글로벌 뱅킹 시스템 전반에 여전히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우려되는 곳은 미국채로, 세계 최대 채권시장인 미국채를 통해 미 연방정부는 불어나는 재정적자를 충당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달 중순과 연말에 레포 금리 급등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만약 레포 금리가 재차 튀어오를 경우 일부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보유한 미국채를 청산해야 할 수도 있다. “레포 금리가 합리적 수준에 머물지 못할 경우 미국채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Darrell Duffie 스탠포드대 교수가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가부채를 부담하는 납세자들의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12월 중순에도 9월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당시 분기 법인세 납부와 미국채 입찰 결제가 겹치면서 레포 금리가 급등했다. 게다가 특히 유럽 소재 은행들이 연말 즈음 레포시장에서 물러나면서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져 레포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 현지시간 월요일 연준의 42일 만기 기간물 레포 운영에서 425.5억 달러가 응찰해 입찰 한도인 250억 달러를 약 2배 가량 넘어섰다. 연말 자금 수요가 몰려들자 연준은 다음주 월요일 28일물 레포입찰 한도를 15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증액했다.

JP모간, FICC 기대말라

JP모간은 내년 예상되는 글로벌 경제 개선세에 채권, 통화, 원자재 상품(FICC) 분야의 경우 저조한 투자수익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선진국 채권의 경우 한자리수대 손실을 전망했고, 놀랍게도 원자재 상품 역시 한자리수대 손실을 예상했다. 투자자들은 다른 곳에서 이익을 낼 수 있지만, 경제 회복기에 대개 나타나는 정도의 수익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등급 크레딧물은 한자리수대 이익이, 미국 하이일드 채권과 EM 크레딧물의 경우 한자리수대 중후반 가량의 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세계 경제의 주요 전환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의 스펙트럼이 아니다”라며, “그 원인은 대부분의 FICC가 밸류에이션이 높은데다가 거시경제와 정책 환경마저 비정상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주요 전망으로 달러는 거의 제자리에 머물고, 유로-달러는 연말 1.14달러, 달러-엔 환율은 110엔을 제시했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2.05%, 분트 금리는 -0.05%,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0.05%를 전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