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트럼프 `나는야 관세맨'

미-중 무역 휴전 선언에 환호하던 시장이 하루만에 회의적으로 급변하며 다우존스 지수가 800포인트 가량 밀리고 S&P 500도 3.2% 급락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 타결이 가능하고 필요시 휴전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도 자신을 ‘관세맨(Tariff Man)’으로 지칭하며 시장 혼란을 키웠다. ‘하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한 메이 영국 총리의 노력이 위험에 처했다는 소식마저 겹치며 위험 회피는 더욱 확산되었다. 미국채 시장의 경우 2년-5년, 3년-5년 금리 역전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조기 종료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란조끼’ 폭력 시위에 결국 유류세 인상 계획을 유예했다. 애플은 공급업체인 시러스로직의 실적 전망 하향에 4% 넘게 밀렸다. 미국 금융시장은 부시 전 대통령 추모를 위해 수요일 휴장하며, 파월 연준의장의 의회 증언 역시 취소되었다. 11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29.9억 달러로 전월말 대비 2.4억 달러 증가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의 성공 과장에 또 요동치는 시장

트럼프가 미-중 정상회의 이후 과장된 성공을 자랑하면서 또다시 익숙한 패턴을 보였다. 트럼프의 낙관적 발언에 월요일 시장이 환호하며 급등했지만, 트럼프의 자랑이 과장된 것일 수도 있다는 인식에 투자자들은 ‘팔자’로 돌아섰다. 유럽연합(EU) 및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은 물론 북한 김정은과의 핵협상 역시 비슷한 패턴이 나타났다.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인하하고 철폐하기로 합의했다”고 떠벌였다가 화요일엔 그같은 합의가 아직 타결되지 않았음을 시인하면서 관세의 효과를 강조하며 중국을 재차 압박했다.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중국의 관세 인하와 관련해 아직 서명을 한 것은 아니라며, 트럼프의 트위터 발언에서 한발 물러섰다. 트럼프는 독일 자동차업체와 만나 미국내 생산 확대를 주문했다.

2020년 연준 금리 인하 전망 등장…2-5년, 3-5년 역전

채권시장은 경제 전망이 어두워질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2020년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베팅을 내놓기 시작했다. 연준 위원들이 성장을 가로막는 글로벌 리스크 요인들을 지적하며 정책 경로 변경의 문을 열면서 트레이더들은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를 축소해왔다. 스왑 시장은 향후 추가 50bp 인상후 2019년 말이나 2020년 초 긴축 주기가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2020년 중반까지 약 5bp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했다.
트레이더들의 레이더망에 내후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포착된 반면 연준이 이번달은 물론 내년에도 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드커브 플래트닝이 심화되었다. 미국채 2년과 10년만기 금리 스프레드는 한때 10bp를 하회해 2007년래 최소폭을 기록했다. 2-5년과 3-5년은 이미 역전된 상태다. 제프리스는 아직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판단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내놓으며 추가 점진적 금리 인상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내년 정책 긴축에 대한 시장 기대의 후퇴에 대해 우려하지 않았다.

EU법원 ‘英 브렉시트 일방 취소가능’…메이 ‘의회모독’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 법무관이 내놓은 권고 의견에 따르면 영국은 브렉시트를 일방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 이에 파운드가 3거래일 연속 하락을 멈추고 한때 원빅가량 급등했다. 이번 권고는 구속력은 없지만 브렉시트 합의안의 비준을 위해 의회를 설득하고 있는 메이 영국 총리가 모든 진영으로부터 반대에 직면한 가운데 중요한 시점에서 나왔다. 이를 토대로 최근 힘을 얻고 있는 브렉시트 취소 운동이 가열될 수 있으며, 메이는 좀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그 후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에 대한 내부 법률 자문 내용의 전문 공개 거부 결정과 관련해 “의회 모독”을 피하려 애썼지만 하원이 이를 부결하면서 파운드가 약세로 돌아섰다. 또한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시 관련 통제 권한이 사실상 의회로 넘어가게 되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해당 투표 결과가 다음주 브렉시트 합의안의 영국 의회 비준이 어려울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사우디 장관 ‘OPEC+ 감산 여부 아직 예단 못해’

러시아 대통령과 사우디 왕세자의 협력 확대 약속에 유가가 급등했으나 사우디 에너지장관이 아직 감산 합의 조건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하락으로 돌아섰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공급 과잉 시장을 인정하면서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과 같은 동맹국을 포함하는 OPEC+ 그룹의 모든 회원국이 감산을 위해선 함께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원칙적으로” 생산 억제를 지지하지만, 이번주 비엔나에서 산유국들이 어떤 내용에 합의할지 아직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감산 규모에 대한 이전 발언에서 물러나 OPEC+ 그룹이 감산할 가능성은 있지만 “무엇을 해야할지, 얼마나 감산해야 할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의 이견이 아직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IP보호 강화 발표…위안화 이틀간 강세 10년래 최대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후 중국 정부가 지적재산권(IP) 침해에 대한 처벌강화를 발표했다. 관련 법률 위반시 채권 발행 또는 기타 금융조달 수단이 금지되며, 정부 조달 계약 참여도 금지된다. 또한 정부 재정 지원, 대외 무역, 회사 등록, 토지 경매, 자산 거래 등이 제한되며, 위반자는 기록에 남아 금융기관이 대출이나 외국환 접근 권한 부여시 이를 참고로 한다.
미-중간 무역전쟁 해빙에서 진정한 승자는 위안화처럼 보인다. 달러-역내위안화 환율은 4일 0.8% 가량 내려 이틀간 낙폭을 1.8%로 확대했다. 이는 적어도 2007년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위안화 강세가 통화정책 완화 여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에 중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17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즈호은행은 “투자자들이 위안화 매도 포지션을 되돌리고 있다”며, “최근 가격 움직임이 미-중 휴전이라는 호재를 대체로 반영한데다 향후 협상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추가 위안화 랠리 여지는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