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 관세폭탄에 시장요동

(블룸버그) — 미-중 무역협상이 사실상 장기전으로 돌입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깜짝 관세 폭탄을 투하해 글로벌 시장이 요동쳤다. 3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4bp 가까이 빠지며 1.87%대로 2016년 이래 최저 수준을 경신했고, 달러-엔 환율은 107엔대 초반으로 1% 넘게 급락했다.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은 0.8% 이상 올라 주요 저항선인 6.95위안선을 쉽게 돌파,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미 증시 주요주가지수 역시 1%대 상승에서 큰폭 하락으로 돌아섰다. 국제유가(WTI)는 장중 8% 넘게 급락했다. 트럼프는 미-중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관세를 25% 이상으로 올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어제 한·일 외교장관이 방콕에서 최종 담판을 벌였지만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일본은 오늘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조치를 강행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한국이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한일 양국이 갈등을 완화할 방안을 찾을 것으로 믿는다며, 또한 북한에 대해서도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7월 31일에 이어 8월 2일 또다시 새벽 동해상으로 미상 단거리 발사체를 2회 발사해 한반도 긴장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관세 폭탄

트럼프는 미-중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하게 끝나자 현재 미국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 3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9월 1일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현재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이 미국에 25%의 관세를 내고 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이번주 상하이에서 중국과 협상을 시도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단지 9월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중국이 잠정적 합의 조항을 철회했다고 미국이 주장하면서 양국간 협상은 5월 이후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다. 트럼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협상을 다시 궤도로 올려놓기로 합의했으나, 중국측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트럼프는 불만을 터뜨렸다. 트럼프는 또한 마약의 일종인 펜타닐 규제와 관련해 중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에 주식시장이 하락한 사실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 50bp 추가 인하 기대

트럼프의 갑작스런 무역전쟁 확전 소식에 연방기금 선물 트레이더들은 이번주 25bp 금리 인하에 더해 연준이 연내 50bp 이상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금요일 발표될 미국 고용보고서는 상당한 추가 통화정책 완화가 필요하다는 투자자들의 견해보다 이번 금리 인하가 보험성으로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연준의 가이던스를 확인시켜줄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 설문결과 중앙값 기준 7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증가는 여전히 견조한 16만 5000명으로 예상됐다. 한편 인플레이션 시장 지표는 연준 인하에 잠시 움찔했으나 다시 하락으로 돌아서 정책입안자들에게 단순한 실망이 아닌 거의 재앙을 안겨준 모습이다. 미국 7월 ISM 제조업 지수는 2016년래 최저 수준으로 악화되었다.

BOE 현상유지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는 기준금리를 0.75%에 동결하고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했지만, 질서정연한 브렉시트를 기본 시나리오로 고집하면서 보리스 존슨 신임총리에게 공을 떠넘겼다. 그는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파운드가 하락하고 경제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그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가에 대해서는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비둘기파적으로 선회하고 있지만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인해 BOE는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브렉시트가 원만히 진행될 것이란 BOE의 가정은 금리 인상을 시사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존슨이 10월 31일 무슨 일이 있어도 EU를 탈퇴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파운드는 2017년초 이래 최저 수준으로 무너졌다.

골드만자산운용 ‘EM채권 랠리’

신흥시장(EM)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하면서 EM 채권 랠리가 지속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이 진단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남아공이 이미 지난달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향후 EM 정책당국들이 내놓을 경기 부양책의 맛보기라며, 비둘기파적 연준과 역내 펀더멘털 개선은 추가 금리 인하를 가능하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EM 역내 채권에 여전히 기회가 있고 추가 랠리를 펼칠 여지가 남아 있다며, 보유를 추천했다. Bloomberg Barclays 역내통화 EM 채권 지수는 올해 들어 이미 6.9% 올랐지만 BlueBay Asset Management 역시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달러펀딩 스퀴즈

CCS 기준 유로나 파운드, 엔을 3개월 기간 달러로 스왑할때 투자자들이 지불하는 프리미엄이 연고점에 육박하면서 글로벌 단기자금시장에서 스퀴즈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달러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은 다양하다.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합의에 따라 단기재정증권 발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유럽과 영국 통화당국이 정책 완화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높아지고 있어 유로와 파운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투자자들이 해외자산 투자를 위해 엔을 달러로 바꾸려 하고 있다.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8월과 9월 미국 정부가 2000억 달러 이상의 재정증권을 발행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