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가 양국 정상간 타협 실패 시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 공격을 단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증시 주요 지수가 오전 반등세를 지키지 못해고 다시 추락했다. 다우지수마저 사상최고치 대비 10% 하락했다. 영국 ‘디지털세’ 악재까지 겹치며 기술주는 몰매를 맞았고, 아마존닷컴과 넷플릭스가 각각 6%와 5% 급락했다. 레드햇 인수를 발표한 IBM은 4% 하락했다. 달러(BBDXY)는 장중 17개월래 고점을 경신했고, 미국채 금리는 발행 우려속 전 구간에 걸쳐 상승했다. 모간스탠리는 S&P 500 지수가 2400선으로 더 밀릴 수 있다며 약세장을 경고한 반면, 골드만삭스는 연말 2850포인트로 회복을 점쳤다.
브라질 증시는 시장친화적 보우소나루의 대통령 당선에 3% 가량 상승했으나 일부 이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투자자들이 보다 구체적 증거를 원하면서 약세로 반전했다. 유로는 메르켈 독일 총리가 당대표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후 투자자들이 향후 유럽 정치 역학관계 변화 가능성을 가늠하면서 등락을 보였다. 멕시코 페소는 오브라도르 대통령 당선자가 신공항 건설을 취소하면서 3% 넘게 밀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차례 금리 인상은 긴축이 아니라 정책 정상화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최근 시장혼란과 경제지표 부진에도 11월 금리인상을 단행할지 주목된다. 한국 제조업 BSI는 11월 72로 작년 1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청와대가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동시에 교체키로 하고 후임 인선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추가 대중관세 준비 중…중국, 자동차 취득세 인하 고려
미국은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회동에서 무역전쟁을 진정시키는 데 실패할 경우 12월 초까지 모든 남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12월 초 신규 관세 대상 목록이 발표되면 60일간의 공청회 기간을 거쳐 2월초인 중국의 춘절에 맞춰 관세가 발효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 관세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모든 중국 제품에 신규 관세가 부과될 경우 작년 수치를 기준으로 할 때 약 257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이 보복대상에 해당될 수 있다.
한편, 중국은 엔진 배기량 1.6리터 이하의 자동차 취득세를 현행 10%에서 5%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무역전쟁 여파에 중국 자동차 판매가 20여년래 처음으로 연간 하락을 향하면서 경제성장을 위협하자 중국 당국이 고육지책으로 소비 진작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관련 계획을 제출했으나 아직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작년 전체 생산량 중 약 40%를 중국서 판매했던 폭스바겐 주가는 한때 6% 넘게 올랐다. 포드와 GM 주가도 크게 올랐으나, 미증시 전반이 반락하며 상승폭을 줄였다.
미국채 리펀딩 사상최고 경신할 듯…2018년 美정부차입 1.34조 달러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미국채 발행에 있어서 사상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많은 국채전문딜러(PD)들이 10월 31일 발표될 분기 리펀딩 계획에서 미 재무부가 이표채 발행을 늘려 다음주 입찰에서 3년물과 10년물, 30년물 발행이 사상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5년이하 미국채에 여전히 비중이 쏠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사상 최고치 리펑딩 규모는 가이트너가 약 9년전 세운 810억 달러로 당시 미국은 금융위기후 대불황에서 회복하는 과정이었다. 과거와 달리 이번엔 감세와 정부 지출 확대, 고령화 등으로 예산 부족분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월 발표된 리펀딩 규모는 780억 달러였다. 미 재무부는 올해 정부차입이 1.34조달러로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10월-12월 순발행은 4250억 달러로 전망했다.
美 9월 소비지출 0.4% 증가…PCE 근원 인플레이션 2%
미국 9월 개인소비가 전월비 0.4% 증가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전치는 +0.3%에서 +0.5%로 수정되었다. 개인소득은 0.2% 증가에 그쳐 예상치와 이전치를 하회했다. 가처분소득 대비 저축률은 6.2%로 2013년래 최저수준에 부합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척도인 PCE 가격지수는 9월 전월비 0.1% 상승해 전월치 및 예상치와 같았으며, 전년동기대비로는 2.0% 올랐다. PCE 근원 물가지수는 전월비 0.2%, 전년동월대비 2% 올랐다.
Amherst Pierpont Securities는 PCE 근원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2%에 도달해 머물고 있어 연준에게 만족스러운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속도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최근 금융시장 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표가 연준의 점진적 출구전략 의지에 확신을 줄 수 있다며, 특히 PCE 근원 인플레이션이 5개월 연속 목표치인 2%에 고정되어 있어 연준이 가이던스로 제시한 정책 경로에서 물러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여건이 지나치게 타이트해질 경우 연준은 경로 변경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이번 경제지표는 아직 그 전환점이 멀리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英 재무장관, 긴축재정 끝내겠다…디지털세 도입
영국 재무장관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에도 재정긴축 종료를 약속하며 세금 감면 혜택 조치를 앞당겼다. 또한, 페이스북 등 온라인 대기업을 상대로 디지털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추가 5억 파운드를 비상 예산으로 책정했다. 영국 정부는 2019년과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6%와 1.4%로 상향조정했다. 2018-2019회계연도 기준 길트 발행 예정 규모는 지난 4월에 발표했던 1060억 파운드에서 975억 파운드로 하향조정했다. 영국이 내년 3월 유럽연합을 탈퇴를 앞두고 있어 해먼드가 발표한 예산안이 몇달 안에 바뀔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 파운드는 0.3%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영국 정부는 십여년간 지속된 지출 감축에 공공서비스가 타격을 입고, 그 결과 야당인 노동당의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긴축 중단 압박을 받고 있다.
메르켈 시대 막내리나…재정 부양책 기대
메르켈 독일 총리가 기독민주당 대표직을 내놓고, 총리직도 2021년 이번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거의 13년간 권력을 유지해 온 메르켈은 지난해 연방선거에서 실망스런 결과를 보인 이후 심각한 위협을 받아왔다. 6개월의 산고 끝에 연정 구성에 성공했지만 최근 바이에른에 이어 일요일 헤센주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 이번 충격적 결정은 그동안 유럽 통합과 자유주의적 가치를 수호해 온 독일 총리의 역할에 종지부를 의미할 수 있다. 메르켈의 운명은 당대표 후임으로 누가 오느냐에 달려 있다.
월요일 독일 증시 랠리와 분트 금리 상승은 일부 투자자들이 메르켈의 추락에 재정 긴축 기조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독일 DAX 지수는 장중 한때 2.2% 올라 4월래 최대폭 상승했으며,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2.5bp 올랐다. 시장에선 메르켈이 정계에서 물러날 경우 독일이 부양책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 일고 있다. 잠재적 후보로는 크람프-카렌바우어 CDU 사무총장과 쇼이블레 하원의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