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대중관세 유지, 美버블 아직?

(블룸버그) —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 11월 미 대선 이후로 기존 대중관세 처리를 넘겼다. 현지시간 15일 1단계 미-중 무역협정 서명을 앞두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풀어줬지만, 기존 관세 무기는 유지한채 일단 중국의 약속 이행을 지켜보기로 했다. 뉴욕증시는 JP모간과 씨티의 깜짝 실적 덕분에 장중 신고점을 경신했으나 향후 무역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며 시들해졌다. 미국 12월 인플레이션 부진 등에 미국채 금리는 전구간에 걸쳐 하락했다.|

대표적 매파인 조지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가 현재 잘 돌아가고 있다며, 당분간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선 심지어 2028년까지 연준 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고용보고서 등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주요 경제지표와 관련해 언론 사전 자료 배포 방식을 바꿀 계획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현재는 엠바고를 정하고 30분에서 60분 전 기자실에 자료를 주고 인터넷 접속이 끊긴 컴퓨터로 미리 기사를 작성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나 아예 컴퓨터를 치우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자료 접속에 대혼잡이 벌어질 수 있다.연준은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수혈을 위한 레포 운영을 적어도 2월 13일까지 지속하기로 결정하고, 다만 다음달 기간물 입찰 규모는 한회당 300억 달러로 줄였다. 파운드는 저가매수세력과 영란은행 금리인하 베팅에 기댄 약세론자들이 맞붙은 가운데 6거래일만에 반등했다. 존슨 영국총리는 연내 EU와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며 시장에 확신을 보탰다. 보잉은 작년 380대의 항공기를 인도하는데 그쳐 에어버스와의 45년 경쟁에서 가장 큰 패배를 당했다. 한국 12월 계절조정 실업률은 3.8%로 예상을 상회한 반면 취업자수는 전년비 51만6000명 늘어 2014년 8월래 최대폭 증가를 기록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시간벌기?

이미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된 관세가 올해 11월 3일 예정된 미 대선 이후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기존 관세의 롤백 여부는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정도에 달려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양측은 1단계 무역협정에 서명한 뒤 적어도 10개월이 지나서 미국이 진척 상황을 검토하고 기존 관세를 낮출지 결정할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해당 검토 기간은 이번 협정문에 명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중국측 약속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무역 이슈로부터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버는 동시에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당국자들은 서명과 함께 86페이지 분량의 합의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또한 추가 관세 인하 계획은 부인했었다. 미국은 지난 12월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약 12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절반 가량 낮추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1단계 합의 발동 후 미국은 2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온 25%의 관세를 유지하고 12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도 7.5% 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은 일부 미국산 제품에 수입관세를 면제해주고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JP모간 ‘버블 멀었다’

JP모간은 미 증시가 상승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버블이 되려면 한참 멀었다고 진단했다. S&P 500 지수가 과거 시장 버블에 일치하는 패턴이 되려면 올 하반기에 3700선에 도달하거나 이를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장 버블은 대개 12개월 롤링 기준 상승세가 2-3년간 지속될 경우 시작되며 이후 1년 정도 가파른 랠리가 뒤따르는데, 대표적으로 1920년대 후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1970년대 후반 골드, 1980년대 후반 일본 닛케이 225 지수, 1990년대 후반 나스닥 100 지수 등이 버블을 보였다. 2017년-2019년 S&P 500 상승세는 버블 형성전 상황에 부합한다 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단계인 가파른 랠리가 아직 나타나지 않아 버블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과거 버블 패턴에 부합하려면 이미 강세적인 자사의 올해 기대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며, 주식시장 버블이 올해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테일리스크는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전문가들 중 지난달 기준 2020년말 가장 높은 목표치는 Oppenheimer의 3500포인트다. JP모간의 경우 3400을 내다봤다.

위안화 강세 파장

중국 위안화가 날개를 달면서 글로벌 시장 전반에 베팅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을 철회하며 위안화가 5개월여래 최강세를 보이자 트레이더들은 유로와 구리, 분트채, 명품업체 주식에 이르기까지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다. 양국간 화해 모드에 글로벌 성장 전망이 더욱 밝아지며 두 국가의 통화가 먼저 반응을 보이고 있고, 동시에 국제 금융여건의 완화에 대한 베팅도 촉발됐다. 위안화가 주요 수준을 돌파하면서 달러는 위안화 대비 2년래 가장 과매도된 상태다. MAF Global Forex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한 결정은 매우 잘 짜여진 각본으로 향후 협상에 고무적인 토대가 될 수 있다”며, “그 결과 위안화가 절상되면서 외환시장에 다시 숨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1단계 무역협정에 위안화의 보다 자유로운 움직임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환율 조항이 포함될 경우 변동성이 되살아날 수 있다.

中보조금 옥죄는 글로벌 공조

미국과 유럽, 일본이 시장을 왜곡하는 정부 보조금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강화에 합의하면서 중국에 산업보조금 축소 압력을 가했다. 미국과 EU, 일본의 무역 정책 책임자들은 현지시간 화요일 워싱턴에서 WTO가 금지하는 보조금의 종류를 확대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새로 금지될 정부 보조금에는 무한 보증, 구조조정안이 신뢰하기 어려운 부실기업에 대한 지원, 공급초과 산업에서 독립적 기관으로부터 장기적 자금조달이나 투자를 얻지 못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 일부 부채 탕감 등이 포함된다. 또한, 입증 책임을 바꿔 보조금을 지급하는 국가가 해당 지원이 교역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이 없음을 증명해야만 한다. 수년간의 논의 끝에 타결된 이번 국제 보조금 협정은 중국을 둘러싼 갈등 격화의 원인을 제공한 중국측의 관행을 타겟으로 한다. 이번 공동 이니셔티브는 트럼프가 주도한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EU산 수입품에 대한 규제, WTO 제도 공격 등으로 얼룩진 국제교역 긴장을 완화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채권 트레이딩 깜짝 실적

JP모간이 미국 은행 역사상 최고의 한 해를 기록했다. 특히 채권 트레이딩 부문이 되살아나면서 4분기 이익이 21% 급등해 연간 이익이 364억 달러로 사상최대를 달성했다. 애널리스트들은 2020년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하지만 기업 어닝시즌은 순조롭게 출발하는 모습이다. 4분기 채권 트레이딩 수익은 연말 마지막 몇 주간 거래가 활발해지며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10억 달러나 추월했다. 시장 급변동에 투자자들이 관망으로 돌아서 JP모간의 채권 트레이딩 부문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익을 기록했던 2018년 4분기와 대비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매우 훌륭한 성적”이라며, “더욱 지속가능해 보이는 또 다른 긍정적인 특징은 이자 소득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씨티그룹 역시 채권 트레이딩 수익이 4분기 49% 급등해 시장 예상을 두배 이상 넘어섰다. 소매금융 등도 실적이 좋아 4분기 순수익은 2015년래 최대를 기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