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테이퍼링 충격? 리프라이싱

(블룸버그) — 지난주 S&P 500 지수가 4일 연속 하락하며 주간 기준 1.9% 후퇴해 2월래 최대폭 하락했다. 연준의 깜짝 매파 기조가 리플레이션 트레이드를 뒤흔들면서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달러(BBDXY)가 2개월래 고점을 터치했다. 불러드 연은총재가 내년 첫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7bp 넘게 올라 0.28%선을 상회하며 작년 4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한편 30년물 금리가 2.0%까지 밀리면서 5년-30년 금리 스프레드는 111bp 아래로 9월래 최소를 기록해 플래트닝이 급하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JP모간 미국채 고객 서베이에서 숏이 49%로 200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꺼지면서 커브 스티프너가 빠른 속도로 무너지는 모습이지만 당분간 고통이 이어질 수 있다. Incapital는 구조적으로 스티프너 전략은 올해 이제 끝난 분위기라고 말한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를 2022년 말로 앞당기고 있다.

제이크 설리반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진정한” 조사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 국제적 고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동맹국들과 협력해 끝까지 책임을 파헤치겠다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경고했다. 비트코인은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업쳬 폐쇄와 규제 단속 우려 속에 해시레이트(hashrate)가 크게 하락한 영향으로 간밤 한때 7% 넘게 급락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매파 vs 비둘기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연준이 내년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많은 연준 위원들이 이번 FOMC 점도표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리프트오프(liftoff)를 지지한 셈이다. 그는 현지시간 금요일 자신은 2022년 말에 리프트오프를 내다봤다며, 근원 PCE 인플레이션이 올해 3%, 내년 2.5%를 기록해 2022년 말이면 이미 2년간 2.5%~3%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했을 거라는 전제를 토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높아진 인플레이션이 2022년까지 지속될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내년 금리 인상을 생각하지 않고 있는 연준 위원들은 그때면 인플레이션이 2% 아래로 안정될 것이란 가정을 기초로 한다고 전했다. 테이퍼링과 관련해서는 파월 연준의장이 이번 FOMC에서 공식적으로 의제를 제기했다며, 속도나 타이밍 등 다뤄야 할 사안이 워낙 다양해 여러 차례 회의에서 복잡한 논의를 거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적어도 2023년 말까지 기준금리 동결을 선호하는 5명의 위원 중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테이퍼링 충격?

UBS Group에 따르면 연준이 연간 규모 1.4조 달러의 양적 완화라는 수도꼭지를 잠글 경우 S&P 500 지수 가격이 3% 하락할 전망이다. 이는 향후 2년간 기업들의 총 수익이 매년 10% 성장할 것이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정확도가 높진 않지만 이같은 예측은 연준의 긴축 기조 선회에도 개인투자자들이 보여준 관심을 설명해준다. 지난주 강세론자들은 주식 ETF에 280억 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나타났다. 이는 2021년 평균치의 약 세 배에 달한다.

자금 유입은 연준의 정책 변화가 경기 개선에 의해 주도된다는 확신을 반영하며, 이는 기업 수익의 지속적인 회복에도 좋은 징조라고 Stewart Capital Advisors의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 Malcolm Polley가 진단했다. 그는 유동성 긴급 투입 조치가 이제 필요 없을 정도로 상황이 충분히 좋아졌다는 신호를 연준이 보낸 셈이라며, 많은 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현금과 마이너스 채권은 제로로 가져가고 어느 정도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테이퍼링 시기

지난 FOMC에서 점도표의 깜짝 상향 조정에 테이퍼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이 묻히는 듯 했지만 이제 시장은 눈을 돌려 테이퍼링 시기를 가늠하는 분위기다. 연준은 팬데믹 충격에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매달 800억 달러의 미국채와 400억 달러의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매입해 왔다. 연준 위원들은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에 있어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루어질 때까지 그 속도를 유지할 방침이라는 스탠스를 유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8월 잭슨홀 회의나 9월 FOMC에서 테이퍼링 신호가 나오고 실제 발표는 그 이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FOMC가 2023년 금리 인상을 예상할 정도로 고용과 인플레이션에 충분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테이퍼링에 대해 아직 분명히 말할 수 없다고 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Cornerstone Macro의 Roberto Perli 역시 인플레이션이 걱정된다면 금리 인상보다는 테이퍼링 레버를 먼저 잡아당겨야 하지만 금리 인상을 보다 부각시킨 점은 다소 의아하다고 진단했다.

EM 통화

신흥시장(EM) 통화가 연준의 매파적 메시지에 타격을 입었지만 개도국 중앙은행들이 정책 긴축에 있어서 연준을 앞지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달러에 대한 기록적 랠리를 조만간 재개할 수 있다. 브라질과 러시아, 체코공화국, 남아공, 헝가리 등은 수차례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인상이 예상되면서 해당국 통화가 선전하고 있다. 여러 신흥국에서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이 팬데믹발 침체로부터 반등함에 따라 긴축 기대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Bank of Singapore과 JP모간자산운용은 최근 달러 강세에 EM 통화의 모멘텀이 멈췄지만 포지션닝 변경에 따른 달러 지지력이 약해질 경우 상황은 다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Bank of Singapore는 EM 중앙은행들이 연준보다 훨씬 일찍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여름을 거치면서 낮은 변동성에 계절적 캐리트레이드가 다시 살아나 하이일드 EM 통화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금융 여건은 EM 주식과 통화 등 위험자산 수요와 깊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테이퍼링이 금융 여건 긴축 신호로 작용할 경우 매도세가 촉발될 수 있다고 Nedbank Group은 경고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지수에 따르면 미국 금융 여건은 아직 역사상 가장 완화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란 핵협상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강경보수파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핵합의에 미국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외교적 협상이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라이시 대통령 당선인이 2019년 미국 블랙리스트로 지정된 바 있어 미국의 제재 조치 해제를 핵합의 부활 조건으로 내세운 이란의 요구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SVB Energy International은 이란 강경파의 당선으로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조만간 풀릴 것이란 기대가 주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주요국 협상이 현지시간 일요일 재개됐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중단됐다. 이란은 미국이 앞으로 핵합의를 떠나지 않고 이란에게 다시는 재제조치를 가하지 않겠다는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