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내 테이퍼링, 리스크 헤지

(블룸버그) —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와 아프가니스탄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된 가운데 연준 의사록이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가 1% 넘게 빠졌다. 안전 자산 선호가 이어지며 달러(BBDXY)는 3거래일째 올랐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거래일 연속 후퇴했다. 미국은 델타 변이 급증에 백신 부스터 샷 등 일련의 대응책을 발표했다.

지난달 FOMC 회의에서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연내 자산매입 축소가 적절할 수도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반면 고용 회복이 아직 충분치 않다는 지적 속에 몇몇은 내년을 선호했고 당분간 테이퍼링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고용 회복세와 물가 불안 가능성을 근거로 내년 1분기까지 테이퍼링을 마치고 내년 4분기에 금리를 인상하자고 주장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 총재는 봉쇄 조치만 아니었다면 전일 금리를 올릴 생각이었다며 10월 인상 가능성을 예고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연내 테이퍼링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지난달 정책회의에서 연내 채권 매입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목표는 충분한 진전을 보였고 고용 목표를 향한 개선도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간밤 공개된 7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의 참석자들이 “올해 자산 매입 속도 축소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여러 위원들은 경제 및 금융 여건을 감안할 때 “앞으로 몇 달 안에(in coming months)” 테이퍼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냈으며, 반면 내년 초가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Pantheon Macroeconomics의 Ian Shepherdson는 FOMC 의사록이 테이퍼링의 시점과 속도, 방식에 대해 광범위한 의견을 재차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델타 변이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면 이번 9월 FOMC 회의에서 연내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리스크 헤지하는 월가

델타 변이의 무자비한 확산과 미국 및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 아프가니스탄 혼란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 갑자기 악재가 쏟아지면서 신중한 투자자들이 크로스에셋 헤지로 몰리고 있다. 안전 통화에 대한 수요도 만만치 않다. ETF 투자자들은 정크본드 하락에 대한 헤지를 3월래 최대 수준으로 높였고, 주식 변동성 트레이더들은 헤지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 재택근무 시대에 호황을 누렸던 기업들도 다시 부상 중이다. 모든 충격을 흡수하고 신고점으로 날아 오른 글로벌 시장에서 월가 트레이더들은 몇몇 경고 신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Vontobel Asset Management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 Ludovic Colin는 “성장에 문제가 생기면 주식과 크레딧물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Robeco Institutional Asset Management는 시장이 중국 경기 둔화 리스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대에 못미칠 경우 고통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S&0 500 지수에 대해 1년-3년에 걸쳐 헤지 수요가 가팔라졌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경기지표 실망과 정책 긴축 등 각종 리스크에 주의하라며, 경기순환주에 대한 익스포저를 방어적 안전 플레이로 헤지하라고 조언했다.

중국 리스크

몇달 간 실패 끝에 저가매수 세력들이 마침내 중국 테크주를 버리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저가 매수의 대표 펀드로 부상한 49억 달러 규모의 KraneShares CSI China Internet Fund는 이틀 연속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2월 고점 대비 손실이 60%에 근접한다. 웰스파고는 중국 증시 리스크와 경제 성장 둔화 우려 속에 위안화 가치가 조만간 최대 2% 하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화룽자산관리가 작년 1029억 위안에 달하는 사상최대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신그룹 등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관들이 화룽의 자본확충 계획에 참여하기로 해 시진핑 정부가 일단 디폴트는 피하자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화룽이 부채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단기적으로 12조 달러의 중국 회사채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나아질 전망이다.

홍콩에 낙관적인 HSBC

마크 터커 HSBC 홀딩스 회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의 기회가 “무시하기엔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룸버그 뉴스가 입수한 지난주 홍콩금융아카데미 행사 비디오에서  “미-중 관계가 새로운 현상유지로 옮겨가고 있다”며, “상호 연결성이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만 하는 순간이 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최대 은행인 HSBC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지역의 사업을 축소하거나 유지하는 대신 막대한 자본을 아시아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

주요 성장 전략으로 중국의 성장하는 부유층을 공략하고 있지만 역풍이 만만치 않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에 협력하면서 중국으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고, 홍콩 보안법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홍콩 민주화 세력과 서방세계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당분간 중국 기업의 미국내 IPO을 중단시키는 등 규제가 강회됨에 따라 터커는 중국 기업들이 대신 홍콩을 선택할 수 있어 홍콩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상품 교역 정점?

세계무역기구(WTO)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지역간 불균형으로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글로벌 상품 교역이 기록적인 수준이지만 정체기에 가까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WTO의 상품 무역 지표는 3월 110.4로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 평균치보다는 높지만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어 “교역의 상승 모멘텀이 정점에 달할 수 있다는 전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항공화물, 컨테이너 운송, 원자재 및 자동차 부품 등의 하부 지표는 추세를 웃돈 성장을 보였지만, 수출 주문 지수는 “확실히 둔화되어 회복 속도가 단기간에 주춤할 수 있다는 신호를 더했다”고 WTO는 밝혔다.

WTO는 이번 지표가 3월말 제시했던 올해 글로벌 교역량 8% 증가 전망치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무역 전망은 지역 불균형, 서비스 무역의 지속적인 약세, 특히 후진국의 백신 접종 일정 지연 등 여러 하방 리스크로휩싸여 있다”며, “감염 재확산이 쉽게 회복세를 무너뜨릴 수 있어 코로나19는 계속해서 교역 전망에 최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것”으로 내다봤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