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무역발작, 이란 `노땡큐'

(블룸버그) — 미-중 무역 긴장이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발작(tantrum)을 계속 유발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협박에서 협상 재개로 말을 바꿨지만 중국은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오히려 그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는 분위기다. 전일 급등세를 연출했던 뉴욕 증시는 장중 반락했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5%를 하회했다. 이란이 미국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유가(WTI)는 2% 넘게 급등했다. 이란은 합리적 문제 해결을 원하지만 단지 사진 찍기 위한 이벤트는 필요 없다며, 협상을 하려면 먼저 제재조치를 해제하라고 미국에게 요구했다.
파운드는 숏커버와 브렉시트 낙관론에 한때 0.7% 이상 올랐고, 유로는 금리가 장기간 낮게 유지될 것이란 ECB 부총재의 발언에 밀렸다. 브라질 헤알은 중앙은행의 깜짝 개입에 0.9% 가량의 약세를 만회하고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역내위안화 환율이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015년 12월래 최장기 랠리를 펼친 가운데 크레디아그리콜은 단기간안에 7.3위안선 시도를 내다봤고, TS Lombard는 내년 7.5위안선마저 뚫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일본의 수출무역관리령이 오늘부터 시행될 예정임에 따라 이낙연 국무총리가 확대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한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최악 대비하는 중국

주말 동안 엇갈린 신호가 나오면서 트럼프의 신뢰도는 중국이 미국과 지속적 합의를 타결하는데 주요 장애물로 등장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중국 관료들이 전했다. 중국내 소수의 협상가들만이 2020년 미국 대선 전에 합의가 사실상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그들은 말했다. 그 누구든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트럼프가 결국 파기할 수도 있는 합의에 서명하라고 조언하기엔 위험이 따른다는 이유다. 중국은 노딜 시나리오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마련했다고 3명의 관료가 밝혔다. 여기에는 미국 기업들을 신뢰할 수 없는 기관 목록에 지정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
화요일 중국 외교부는 다시 한번 트럼프가 언급한 미-중 통화를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협상 재개 기대

EU측의 보다 유화적 태도와 노딜 브렉시트를 막으려는 노력 등에 파운드가 달러 대비 한때 0.7% 넘게 상승했다. 영국 정부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지난주 메르켈 독일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난 이후 EU와 브렉시트 협상을 재개할 기회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지도자가 브렉시트 이혼 합의와 소위 아일랜드 국경 백스톱 조항 필요성에 대해 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 영국 관료가 익명을 전제로 말했다. 메르켈과 마크롱은 존슨의 우려와 대안 등에 대해 논의할 의지가 있는 듯 보였으며, 이는 EU가 재협상에 나설 기회를 열어줄 수도 있다고 영국 관료는 기대했다. 한편 노딜 브렉시트 우려에 영국 야당 지도자들은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 주도로 비공개 회동을 갖고 다음주 의회 재개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입법적 경로를 찾기 위해 애썼다.

JP모간 ‘주식 매수 타이밍’

JP모간은 주식 시장이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8월 매도세 이후 주식을 매수할 타이밍이 다가오고 있으며, 9월엔 상승세로 출발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8월에 바닥다지기를 주장해왔지만, 이번 후퇴가 5월보다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여전히 시장이 연말까지 상승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달 미-중간 무역전쟁 확전으로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면서 전세계 증시가 타격을 받았다. Legal & General 및 Manulife Investment Management 등 주요 자산운용사는 위험자산에 대해 이익을 실현하고 관망세로 돌아섰다. JP모간은 ECB 양적 완화 프로그램의 재개,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경제활동 바닥 신호, 기술적 지표 개선 등 다양한 호재로 주식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 ‘BOC 인하선회…캐나다달러 팔아라’

골드만 삭스는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조만간 다른 중앙은행들의 뒤를 따라 비둘기파적 선회로 돌아설 수 있어 미달러와 엔화 대비 캐나다달러 하락에 베팅하라고 권고했다. 캐나다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미국의 성장 둔화와 미-중간 무역 갈등에 노출되어 있다고. BOC의 다음 정책 결정은 9월 4일이다. 골드만은 BOC가 성장 전망에 최근의 관세 보복전을 포함해야 한다며, 아마도 다음달 금리 인하를 위한 문을 열어둘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올해 들어 G-10 통화 중 엔화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캐나다달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G-10와 달리 BOC는 정책 완화를 시사하지 않았다. 그러나 곧 스탠스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상품이 주요한 부문을 차지하는 개방 경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글로벌 성장의 추가 약세는 캐나다 아웃풋에 결국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들리 파장

더들리 전 뉴욕 연은총재가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을 도울 금리 인하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블룸버그 칼럼에서 중앙은행이 트럼프의 무역전쟁 확전을 도울 위험이 있다며, 연준위원들이 계속해서 무역정책에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행정부를 구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재선이 미국과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며, “통화정책의 목표가 장기적으로 최선의 경제 성과를 거두는데 있다면, 연준 관료들은 그들의 결정이 2020년 정치적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야만 한다.”
연준은 그의 주장에 반박했다. “연준은 오로지 의회가 정한 책무에 따라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을 결정한다. 정치적 고려는 절대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고 연준 대변인은 밝혔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던 Jared Bernstein은 더들리의 제안을 따른다면 오히려 연준의 독립성을 해치며, 트럼프에게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