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도박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구입하는 기업들에게 루블화로 대금을 지불하라는 푸틴의 압박에 응할 경우 제재를 위반하게 된다며 경고했다. 러시아 가스업체 가즈프롬이 현지시간 수요일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공급을 차단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대치가 에너지 전쟁으로 격화되었다. 그동안 미온적 태도를 취해왔던 독일은 러시아산 원유를 단계적으로 수입 금지하는 방안을 지지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EU는 단일화된 연합전선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가즈프롬에 가까운 관계자는 유럽 가스 구입업체 4곳이 이미 루블화로 대금을 지불했다고 전했다. 독일의 Uniper SE는 제재 조치를 위반하지 않으면서 러시아산 에너지를 계속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산 천연가스 수출 요청을 추가 승인했다. 한편 한국가스공사가 국내에 보유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일부를 올여름까지 유럽으로 전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매일경제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연준 긴축 효과
연준 위원들에게 최근 몇주간 나타났던 주식 매도세는 안도가 될 수 있다. 고밸류 테크주를 중심으로 최근 증시가 무너지면서 마침내 금융 여건이 타이트해지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지표에 따르면 미국 금융여건은 -0.73으로 2020년 당시 팬데믹 충격을 제외하고 2018년 이래 가장 타이트한 수준 부근이다. 지난 3월 파월 연준의장은 금융 여건을 통해 통화정책이 실물경제로 전달된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위축이 예상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5월 FOMC에서 2000년래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50bp 올릴 것으로 보이는 연준에게 S&P 500 지수가 올해 들어 12% 하락하고 고성장주가 매도세에 시달리는 모습은 인플레이션이 촉발한 현재 경기주기의 과도함을 진정시키려는 매파적 통화정책 노력의 증명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제 ‘파월풋’ 시대가 막을 내림에 따라 시장이 압박 받을 때마다 중앙은행이 완화 정책으로 도와줄 것이란 기대는 접는 편이 좋다. Richard Bernstein Advisors의 Dan Suzuki는 “이는 연준에게 아마도 최고의 시나리오에 가까울 것”이라며, “지금까지 금융 여건의 긴축이 상당히 질서정연하게 진행되었다”고 진단했다. “반면 증시의 조정은 가장 버블이 많이 낀 종목에 집중되어 있고 크레딧 시장으로 전이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GDP 마이너스?
현지시간 목요일 나올 미국 경제 1분기 성적표는 엇갈린 모습이 예상된다.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전기비 1%로 무역 적자 확대와 재고 둔화 등으로 인에 작년 4분기 6.9%에서 크게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비지출이 매우 견조하고 기업 투자가 활발해 임금 인상과 수십년래 가장 가팔라진 인플레이션이 더해지면서 연준은 다음주 보다 공격적 정책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웰스파고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Sarah House는 “헤드라인 수치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전반적인 상세 내용은 또다른 강한 분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Amherst Pierpont Securities는 상품 수입 급증에 따른 무역 적자 확대가 1분기 성장률을 -0.3%로 끌어내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채 매도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최고 투자 스트래티지스트 Rebecca Patterson는 물가를 제대로 잡으려면 연준 기준금리가 파월 연준의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올라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의 공격적 긴축으로 미국채 금리가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전 구간에 걸쳐 미국채를 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상당한 연준 긴축으로 향후 3년 안에 인플레이션이 2%는 안되더라도 3% 정도로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최종금리를 연준위원들이 보는 2.8%보다 살짝 높은 약 3%로 반영하고 있는 시장 판단을 의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는 쉽게 갈 수 있으며 4%까지 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4월 12일 인터뷰에서 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1bp 가량 올라 4거래일만에 반등했다.
중국 연일 부양책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위협받고 있는 경제 성장을 지지하기 위해 고용 안정을 약속했다. 리커창 총리가 주재한 국무원 회의에서 고용을 늘리기 위한 보다 강력한 정책 조치를 주문했다고 국영 CCTV가 보도했다. 리커창 총리는 고용 안정이 경제 성장을 적절한 범위 내에서 유지하는데 “핵심적인”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방정부에게 안정적 고용을 위해 책임을 다하고 연간 고용 목표를 달성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경영난에 빠진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유연한 근무 환경 협상을 권장하고, 중소기업에겐 일부 사회보험 납부를 연기해주기로 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며칠 동안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시진핑국가주석은 화요일 인프라 건설 확대를 위한 전면적 노력을 촉구했고, 중국인민은행은 실물경제를 위한 통화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증시에서 정책 기대감이 되살아나 CSI 300 지수는 수요일 2.9% 넘게 반등해 3월 16일래 최대폭 상승했다. 한편 중국 경기 우려와 위안화 약세가 깊어지는 가운데 블룸버그 설문 결과 11명의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3개월 안에 달러당 6.7위안을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