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달러 선회?
달러 강세를 불평해오던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금요일 미국 금리가 거의 제로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안전한 미국에 투자하고 싶어한다며 과거와 달리 강달러의 장점을 부각시켰다. 몇주 전만해도 달러 강세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며 유동성 경색 신호마저 나타나 연준이 글로벌 달러 통화스왑까지 확대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섰던 점을 감안할 때 트럼프의 발언 의도가 주목된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로 충격에 빠진 상황에서 강달러의 부활은 누구도 원치 않는다고 지적한다. Maury Obstfeld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의 급격한 절상은 달러 표시 채권이 많은 나라들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BIS 자료에 따르면 비금융권 달러 채권은 9월까지 12.1조 달러로 10년전에 비해 두배 이상 늘었다. 글로벌 GDP의 약 14%에 이른다.
유가 붕괴
국제유가(WTI)가 OPEC+의 약 1000만 배럴 감산 약속에도 불구하고 추락을 멈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2주 연속 20% 가까이 추락한데 이어 배럴당 18달러 선마저 붕괴되며 월요일 아시아장에서 2001년래 최저수준으로 밀렸다. 중국은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졌고, OPEC산 원유 수요는 30년래 최저치로 무너질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원유 재고는 차고 넘치는 상황이다. 미국 오클라호마 쿠싱 허브의 저장용량이 한계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5월 인도분 WTI 선물은 6월 인도분 대비 배럴당 거의 7달러나 낮아 약 11년래 최대 스프레드를 기록했다. WTI 유가 바닥을 찾는 석유 투자자들이 ETF로 몰리면서 순매수 포지션이 적어도 2016년래 최고 수준으로 급증했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United States Oil Fund ETF에 1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추가 감산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사우디 아람코는 5월 1일부터 공급량을 하루 850만 배럴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ING Bank는 기록적 감산에도 시장 수급이 균형에 이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며, 당분간 이같은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멕시코 국가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되고 있는 가운데 국영석유회사인 페멕스는 가솔린이 너무 많아 더이상 저장할 공간이 없어 그냥 바다에 떠 있는 유조선에 보관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중국 경기침체 대응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6.8%로 1992년 GDP 집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정치국 회의를 열어 보다 강력한 거시경제 대응책을 결의했다고 CCTV가 금요일 늦게 보도했다. 지준율과 금리 인하, 재대출 등을 통해 유동성을 “합리적으로 충분히”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당국은 올해 1분기가 매우 이례적이라며, 코로나19의 예상치 못한 발병이 중국의 경제와 사회 발전에 전례없는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생산 재개에 경기가 회복되겠지만 소비가 계속 부진한데다 대외 수요가 위축되고 있어 반등 속도가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르면 이번주 1년만기 대출 우대금리가 20bp 하락하고 중국인민은행이 보다 선별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지원 역시 구제는 물론 인프라 지출 형태로 성장 부양책도 강화될 전망이다.
연준의 고민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연준이 금융시장과 미국 경제의 피해를 제한하는데 집중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과도한 리스크 테이킹을 유발할 수 있다는 모럴 해저드 문제는 그다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시간 금요일 “우리는 전례없는 영역으로 가고 있지만 기억해야 할 점은 바이러스 피해를 입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기업에게 돈을 빌려주려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한 “부정적 영향이 너무나 큰 충격으로, 우리는 경제의 기저 펀더멘털이 영구적인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제지표가 매우 형편없지만 예상 못했던 것은 아니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회복은 각 지역과 분야마다 정상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점진적인 모습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 역시 셧다운이 해제된 후에라도 미국 경제가 정상화되기까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당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이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연말까지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코로나19 위기를 2분기에 끝내고 올 하반기에 경제가 회복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자신했다.
유럽 재정
분데스방크 총재 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인 바이트만은 코로나19에 맞서 “상당하고 인상적인” 지출을 감행한 유로존 정부를 칭찬하면서도 위기가 지난 뒤 재정을 타이트하게 긴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보수적 견해로 위기 대응에 적합하지 않다는 우려 때문에 ECB 총재직이 무산된 바있는 바이트만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경제가 당분간 광범위한 지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번 팬데믹 위기가 건전한 재정 정책의 중요성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지나치게 확장된 재정정책은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며, “향후 모든 국가들이 매우 높은 부채비율을 낮추고 자본시장의 수용을 보장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 과정은 우리의 재정 규율에 부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ECB 정책위원들은 필요시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FT는 ECB가 유로존 배드뱅크 설립과 관련해 EU집행위와 초기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ECB) 총재는 영국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 -35%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영국 예산책임청의 암울한 시나리오가 아주 타당성이 없는 얘기는 아니라며, 영국 은행들에게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