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달러빼고 대항복, 골드만경고

(블룸버그) — 코로나 19 공포가 재점화되며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엔화마저 일본 경기침체 우려속 추락하자 달러지수(DXY)가 거의 3년간 뚫지 못했던 100선 부근으로 급등했다. 바이러스 위기를 과소평가했다는 경고 속에 뉴욕증시는 신기록 행진을 멈추고 약세로 돌아섰다. 골드만은 주식시장의 단기 조정 가능성을 제기했고, TD증권은 코로나19 파장이 일시적이고 완만할 것이란 기대가 틀렸다고 주장했다. 연준 2인자인 클라리다가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부었지만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5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일본과 한국에서도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오고 중국 베이징까지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렸다. 한국 정부가 현재 ‘경계’ 상태로 유지 중인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올리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연합인포맥스가 전했다. 중국이 전일 대출우대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JP모간은 2분기 추가 10bp 인하를 점쳤다. 역외위안화는 3거래일 연속 후퇴해 12월초 이후 최약세를 기록했고, 역외 달러-원 차액결제선물환(NDF) 1개월물은 1208원 부근까지 치솟기도 했다.유럽중앙은행은 1월 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지나친 경제 낙관론에 주의를 당부했다. 모간스탠리가 온라인 증권사인 이트레이드 파이낸셜을 13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후 모간스탠리 주가가 한때 4% 넘게 급락했다. 반면 이트레이드는 최대 28% 가까이 급등했다. 터키는 시리아에서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애 2대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를 요청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멈추지 않는 강달러 행진

코로나19 확산에 통화 트레이더들이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달러가 승자로 부상해 주요 심리적 저항선을 향하고 있다. 반면 일본 경기침체 위협에 헤지펀드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엔화는 이틀간 2% 가량 추락해 2017년래 최악의 혼란을 겪고 있다. 이에 최근 몇 달 동안 기록적인 저점 부근에서 잠자고 있던 변동성 지수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외환시장에서 “미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달러 강세론자가 아닌 이들은 거의 모두 대항복을 선언한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유로화에 대해선 연말 전망치를 기존 1.2달러에서 1.16달러로 낮췄다. 달러는 미-중 무역합의 체결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올해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번주 달러지수(DXY)는 거의 3년간 뚫지 못했던 100선 부근으로 급등했다. 미즈호은행은 100선이 큰 의미가 있다며, “많은 매수 시그널이 작동하기 시작하고 알람벨이 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는 0.5% 올라 9월래 최대폭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연준경기전망이 2월 36.7로 2017년 2월래 최고치로 급등하고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1월 0.8% 올라 예상을 뛰어넘었다.

엔화 이틀간 2%↓, 전주곡에 불과?

엔화가 이틀에 걸쳐 2% 가량 빠지며 2017년래 최악의 혼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제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번 엔화 급락에 대해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경기침체 우려와 위험선호 개선, 숏커버 등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해외 자산으로 눈을 돌리며 대규모 자금이 유출된 점 역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회계연도가 끝나는 3월말이 다가오면서 일본계 펀드들은 앞다투어 해외 증권을 사기 위해 엔화를 팔아 달러와 유로로 바꾸고 있다. 목요일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은 그 전주에 1.6조엔의 채권을 사들인데 이어 지난주 1.4조엔을 추가했다. 2주 연속 기준 2018년 9월 이래 최대 규모다. JP모간은 주간 포트폴리오 자료만으로 판단하긴 어렵지만 2월 대규모 자금유출은 연기금이 주도했던 1월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자금 유출의 “강한 모멘텀”을 감안할 때 달러-엔 환율이 112엔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esona Holdings는 일본의 해외채권 매수세 지속 여부가 달러-엔 환율 상승에 중요하다며, 3월말까지 112엔 중반대를 시도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더 높은 수준까지 갈 수 있다고 베팅하고 있다. 행사가 120엔에 달러-엔 환율 1년물 콜옵션이 총 2억5000만 달러 거래됐다.

연준2인자 금리인하 찬물

클라리다 연준부의장은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견조하다며, 투자자들이 정말로 올해 중반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지 반문했다. 연방기금 선물이 한차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클라리다는 기술적 요인을 지적하며 다른 전문가 설문의 경우 인하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펀더멘털은 강하다”며 “양호한 상태”라고 현지시간 목요일 CNBC TV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연준이 코로나19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적어도 올 1분기에는 중국 성장에 현저한 영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 안정성 리스크가 보통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주가가 사상최고치에 근접했지만 그는 금리 수준에 따라 밸류에이션을 평가해야 한다며, “구조적으로 우리는 저금리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사실을 고려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글로벌 성장 우려가 커지자 연방기금 선물은 인하 베팅을 확대해 연말까지 최대 45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했다.

골드만 경고

골드만 수석 주식 스트래티지스트 Peter Oppenheimer는 투자자들이 코로나19가 기업 실적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는듯 하다며, 증시 랠리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공포가 1월 전 세계적 주식 매도를 촉발했지만 추락은 오래 가지 않았다. 글로벌 증시는 코로나19 충격이 제한적 수준에 그치고 중국이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란 낙관론에 사상최고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MSCI All-Country World Index는 지난주 신고점을 경신했고, 미국과 유럽 증시 벤치마크 역시 수요일 사상최고치에 마감했다. 그는 이같은 자만심에 주의를 당부했다. 19일자 투자자노트에서 “증시가 기업실적 성장의 단기적 실망에 더욱 노출되고 있는 듯 보인다”며, “지속적인 약세장이 나타나진 않겠지만 단기 조정은 보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국 수요 둔화에 따른 파장은 과거보다 지역과 세계 경제에 “극적으로” 커졌으며, 관광산업만해도 세계 GDP의 0.4%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추정에 따르면 글로벌 매출 가중 GDP가 1% 감소할 경우 유럽의 어닝이 10% 가량 하락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 Euro Stoxx 50 지수의 중국 익스포저는 S&P 500의 약 2배에 이른다. 은행과 자동차, 명품업체 등이 특히 중국에 의존적이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금리 인하 재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3개월간 동결 후 금리인하를 재개했다. 코로나19 위협에 성장률 전망도 낮췄다. BI는 역내 다른나라 중앙은행들의 뒤를 따라 목요일 기준금리를 4.75%로 25bp 내렸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에서 31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19명이 인하를 점쳤고, 나머지는 동결을 예상했었다. 인도네시아는 아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 공장 폐쇄와 여행 금지 조치로 당국자들 사이에서 무역 및 관광산업의 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 인도네시아 경제가 둔화되면서 BI는 작년 4차례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정부는 재정부양책도 내놓았다. BI는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3%로 낮추고,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5.1%-5.5% 범위에서 5%-5.4%로 하향조정했다. Perry Warjiyo BI 총재는 “완화적 정책믹스 여력을 활용하는데 있어 국내외 경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며, 이번 인하가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정책이사회는 바이러스가 무역 및 투자에 미칠 충격에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노무라는 BI가 새로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마저 코로나19 리스크 감안시 낙관적이라며, 2분기 25bp 추가 인하를 예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