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고용·심리↑, 9월 75bp 유력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스왑시장은 이제 9월 FOMC 회의에서 세번째 75bp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을 70% 위로 높여 잡았다. 연준의 내년 최종금리 예상치 역시 3.9%를 넘어섰다. 7월 구인건수가 무려 1120만 건으로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며 노동시장 냉각 우려를 불식시킨데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가 8월 103.2로 5월래 최고치를 기록해 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를 뒷받침한 영항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7bp 넘게 올라 3.5%선을 위협하며 2007년 11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뉴욕증시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해  S&P 500과 나스닥 100 지수가 한달래 최저 수준에 마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잭슨홀을 기점으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조기에 비둘기파적으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가 완전히 물건너 갔다며, 성장 둔화와 침체 리스크,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앞으로 몇달간 고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주식 비중 축소를 조언했다. 모간스탠리에 이어 골드만삭스도 다음주부터 코로나19 관련 규정을 대부분 해제해 사무실 정상 근무로의 완전 복귀가 예상된다. 한편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확정이 예상되는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10월 16일 열기로 했다. 한국의 7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1.5%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 2.6%를 하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금리 인상에도 끄떡없는 美고용과 소비심리

미국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구인건수는 7월 1124만건으로 블룸버그 사전 설문의 모든 예상치를 뛰어넘었고, 6월 수치 역시 1100만건으로 상향 조정되었다. 파월 연준의장이 주시하는 실업자 1명당 가능한 일자리 수는 7월 약 2개로 늘어났다. 미국 소비자들의 경우 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면서 경제에 보다 낙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공격적인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고용이 여전히 견조하고 소비심리 역시 강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위험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웰스파고는 “고용 수요을 억누르려는 연준의 노력이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노동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극심한 불균형이 여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Scotiabank는 소비가 계속 늘어날 경우 물가 압력에 맞서 연준이 긴축 경로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달 75bp 인상을 예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동 수요가 전혀 식지 않고 있어 9월 75bp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연준의 물가안정 의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확실히 둔화될 경우 기준금리 인상폭을 지난 두차례 회의에서 단행했던 75bp에서 축소하는 방안을 지지할 수도 있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에세이에서 밝혔다. 그러나 실업률이 당분간 높아진다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로 돌아오기 전에 금리 인상을 멈추긴 어렵다며,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정책 혼선과 인플레이션 악화를 지적했다. 또한 올 여름 지표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좋은 소식을 가져다 주었지만,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엔 이르다고 지적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물가 안정 노력에 있어 연준이 뒤로 물러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경기 침체 리스크가 있지만 2008년과 같은 심각한 침체로 갈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경우 과도한 수요가 지속되고 일반 대중이 연준의 물가안정 능력에 대해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수요를 잠재우기 위해 어느 정도 ‘제약적’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아직 거기까진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9월 FOMC에서의 인상폭은 “전적으로” 데이터에 달려 있다며 지난주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을 반복했다.

ECB 딜레마

Joachim Nagel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은 유로존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기록적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인상 기조가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분데스방크 총재를 역임 중인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연설에서 “잠재적 침체 두려움으로 다음 금리 인상 스텝을 지연해서는 안된다”며, 실증 데이터에 따르면 조기 금리 인상이 “고통스런” 경기 하강 리스크를 최소화시켜준다고 지적했다. 다음주 정책회의를 앞두고 ECB의 긴축 속도에 대한 논의는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기록적인 8.9%에서 여전히 가속화되는 가운데 시장은 50bp와 75bp 인상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Yannis Stournaras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는 유로존이 주로 공급 요인에 기인한 “인플레이션 퍼펙트 스톰”에 갇혔다면서도, 경제 리스크 때문에 정책 입안자들에게 “딜레마”가 생겼다고 말했다. 유로존 경기기대지수는 8월 97.6으로 작년 2월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한 반면, 독일 인플레이션은 유럽연합(EU) 기준 8월 전년비 8.8%로 유로화 출범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편 EU가 에너지 공급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나서면서 유럽내 주요 에너지 가격이 화요일 한때 10% 넘게 급락했다.

글로벌 채권 약세장 직면

중앙은행들이 공격적 금리 인하에서 한발 물러설 것이란 기대가 무너짐에 따라 채권이 한 세대 만에 처음으로 약세장에 접어들 위험에 처했다. 투자등급 국채와 회사채의 총수익을 측정하는 블룸버그 글로벌 종합지수는 잭슨홀발 매도세를 거치며 고점 대비 20% 하락을 코 앞에 두고 있다. Kapstream Capital의 Pauline Chrystal은 지난 금요일 파월의 발언이 “기대를 리셋시켰다”면서, 시장이 금리 인하 기대를 너무 일찍 가격에 반영했었다고 지적했다. 유럽과 한국, 뉴질랜드 등 잭슨홀에 참석한 다른 중앙은행들 역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Asset Management One의 Kozo Koide는 파월이 현재 시장 가격이 시사하는 것보다 금리를 더 높게 가져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임금이 너무 빠르게 올라 실업과 침체를 초래하지 않고서는 인플레이션을 2% 부근에 안정시킬 수 없지만, 연준이 이를 공공연하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Bank of Singapore의 Todd Schubert는 “연준의 조기 비둘기파 전환 기대는 아예 불씨가 꺼져버렸다”며, 파월의 매파적 잭슨홀 발언에 전 세계적으로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되었다고 진단했다.

레버리지론 주목

모간스탠리는 레버리지론이 크레딧 시장의 새로운 ‘탄광 속 카나리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에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대개 정크채 시장에서 먼저 균열이 생겼지만 이제는 1조 달러가 넘는 변동금리의 레버리지론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준이 수십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레버리지론은 올해 지지부진했고, 심지어 그 이전부터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레버리지론을 이용해 자금을 빌린 기업들이 금융 비용 부담이 높아져 상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간스탠리는 레버리지론 시장이 2015년 이래 거의 두배 성장하면서 질적으로 상당히 악화되었다고 지적했다. 레버리지론에 의존한 기업들은 이제 실적 약화와 금리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취약해 등급 하향조정이 임박했다고 전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