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세계경제 스톱, 연준인하베팅

(블룸버그) — 코로나 바이러스 우려에도 간밤 뉴욕증시는 랠리를 재개해 S&P 500 지수가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중국은 물론 각국 정부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 대응하고 있는데다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 조치에 나서고 있고, 중국 기업들이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조업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추가 전염 우려가 여전한데다 생산과 물류, 소비 등이 정상화 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어 글로벌 경제가 1분기에 아예 멈춰설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신종코로나 중국내 사망자수는 1011명으로 늘었다. 국제유가(WTI)는 OPEC+가 긴급 회동에 주저하면서 재차 배럴당 50달러를 하회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줄지어 금리를 인하하고 미국채 3개월-10년물 금리가 다시 역전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파월 연준의장은 이번주 의회 증언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필요시 액션을 취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고 데이터와 상황전개를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6개월물 미국채 입찰에 수요가 크게 몰려 투자자들이 올해 중반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는 듯 하다고 제프리스는 진단했다. 도이치은행은 달러 강세와 연준의 새로운 인플레이션 타겟팅 접근방식을 감안할 때 연준이 7월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수요일 정책금리를 사상최저 수준인 1%로 동결하고 필요시 추가 완화 의사가 있음을 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간에 이어 씨티도 2월말 한은의 25bp 금리 인하를 점쳤다.

미국은 2017년 이퀴팩스 사이버 해킹 혐의로 4명의 중국 인민해방군 요원을 기소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11월 미 대선 전에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질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버니 샌더스가 Quinnipiac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5%로 민주당 후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글로벌 공포 신호

미국채 일드커브가 또다시 역전을 시도하면서 월가에서 미국 경제의 운명에 대한 두려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역전은 미국 경기보다는 글로벌 경제 상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는 지적도 늘고 있다. Eurizon은 미국채가 현재 글로벌 안전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역전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과거에 미국 경기침체를 예고했던 믿을만한 지표가 이제는 투자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보호막을 찾아 나서고 있다는 바로미터가 되었다. AmeriVet는 “안전자산과 듀레이션을 찾아 모두가 미국채로 몰리고 있다”며, “일드커브 역전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기보다 현재 글로벌 성장 이슈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지난주 후반 일드커브는 다시 플랫해져 3개월-1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현지시간 월요일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달 말 코로나 바이러스 불안감과 주식 매도세가 겹치며 해당 구간이 10월래 처음으로 역전됐다. JP모간은 연준 금리 인하 사이클이 2021년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코로나 바이러스 우려를 감안하더라도 채권시장이 “과매수” 상태라며, 미-중 무역 휴전에 따른 제조업 회복과 하반기 채권 금리 상승으로 경제성장에 가장 민감한 종목이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경제 올스톱?

Capital Economics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글로벌 경제 피해가 올 1분기에 2800억 달러를 넘어서며 43분기동안 이어진 성장세가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즉 세계 GDP가 2009년 이래 처음으로 분기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바이러스가 억제되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1분기 생산 손실분을 만회하려 하면서, 글로벌 GDP가 2021년 중반이면 그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장 밀집지대로 그 규모가 스웨덴 경제와 견줄 정도인 중국 후베이성은 셧다운이 지속되는 등 바이러스는 단기적으로 글로벌 성장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Capital Economics는 이번 바이러스가 아시아에 2003년 사스 당시보다 더 큰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인 관광객 급감과 글로벌 제조업 공급체인 차질은 특히 아시아 신흥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높은 호주 경제가 위축될 위험이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00명을 넘어섰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을 다녀온 적이 없는 사람들에 의한 감염 확산에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치사율이 1%라는 추정도 나왔다.

유로 충격

유로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유럽 경제 성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 시달리며 4개월래 저점을 경신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0.35% 하락한 1.0908달러로 10월 2일래 최저치에 거래됐다. 6거래일 연속 후퇴로 9월래 최장기 약세를 연출했다. 유로존 센틱스 투자자기대지수가 2월 5.2로 예상치 5.9를 하회했고, 독일의 경우 작년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을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 정치 불안까지 겹치는 모습이다. JP모간은 유로-달러 환율 연말 전망치를 기존 1.14에서 1.11로 낮추고 그 전에 1.08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RBC Capital Markets 역시 지난주 유로화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웰스파고는 유로가 3월 말까지 1.09달러로 하락할 수 있다며, 바이러스 충격이 지나가고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연말까지 1.13달러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EU는 브렉시트 후 영국과의 무역관계를 규정지을 협상을 앞두고 보다 강경한 노선을 취하고 있다. EU 회원국들은 지난주 EU집행위가 제시한 불공경경쟁과 어업권, 인권 등에 보다 엄격한 조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치불안

독일 차기 총리로 유력했던 Annegret Kramp-Karrenbauer(AKK)가 기민당 총재직에서 사임하고 다음 선거에서 총리 후보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깜짝 선언하면서 정치 혼란이 예상된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분열된 기민당을 다시 세우기 위해 후임 선정에 직접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12월 기민당 대표에 오른 AKK는 당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으며, 결정적으로 지난주 극우 성향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밀리는 치욕을 겪었다. 앞으로 기민당이 공산주의였던 동독 지역에서 극우 정치의 부활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관건이다. 동독의 많은 유권자들이 수년간 경제성장에서 낙오되었다는 불만이 가득한 데다 독일 정부의 난민 정책에 분노하면서 AfD 지지자로 돌아섰다. 기민당은 공식적으로 AfD와 어느 수준이든 협력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지방에선 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AKK는 자신의 후임이 2021년 총리 후보가 될 것이라며, 여름까지 선출 과정을 이끈 후 후보가 결정되면 자신은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예상되는 후보로 Laschet 부대표, Spahn 보건부장관, 메르켈의 정적이었던 Merz, Soeder 당대표 등이 있다. 메르켈이 진두지휘에 나서면서 중도파로 알려진 Laschet가 유리해보인다.

트럼프 3% 성장 고수

트럼프 행정부가 연간 예산안에서 경제성장률 목표를 이코노미스트와 연준 등 많은 기관이 내놓은 전망치보다 높은 3% 위로 올려 잡았다. 고위 행정부 관료에 따르면 백악관은 2021회계연도 예산안에서 2020년 4분기 GDP 성장률을 전년비 3.1%로, 2021년은 3%로 추정했다. 2017년 시행된 감세조치가 연장되고 트럼프가 주창해온 정책들이 도입될 것이란 가정을 전제로 했다. 그러나 의회가 양분되어 있는데다 올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입법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 설문조사 중앙값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1.8%를 예상했고, 연준은 2%를 전망하고 있다. 2019년 성장률은 2.3%로 트럼프가 약속한 3.2%를 하회했다. 이번 예산안은 복지 예산을 크게 줄였지만 국방비 증액과 세금 감면으로 연방정부의 총부채는 증가가 불가피하다. 한편, 보우먼 연준이사는 연준의 현재 금리 정책이 경제 확장을 지지한다며,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 여건이 매우 유리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참고: 마이클 블룸버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에 출마했으며, 그는 블룸버그 뉴스의 모기업인 블룸버그 LP의 설립자겸 대주주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