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부양책 훈풍, 옐런의 훈수

(블룸버그) — 미 상원이 1.9조 달러 규모의 초대형 경기부양책을 지난 주말 통과시켜 이제 하원의 최종 의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 남은 상태다.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백신 접종으로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마저 높아진 가운데 뉴욕증시는 지난 금요일 저가매수세가 몰리며 장중 반등에 성공했다. 3거래일 연속 후퇴했던 S&P 500 지수는 2% 가까이 올랐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예상보다 강한 미국 고용지표에 작년 2월래 고점인 1.62%까지 뛰어오르기도 했지만 외국계 리얼머니 매수에 안정을 되찾으며 1.56% 부근에서 마감했다. BMO Capital Markets는 1.75%를 다음 주요 수준으로 제시했고, TD증권과 소시에테제네랄은 연말 전망치를 각각 1.45%와 1.50%에서 2%로 높였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최근의 미국채 금리 상승이 고삐 풀린 인플레이션 기대를 반영한다는 우려를 일축하며, 시장이 연준의 2% 목표를 뛰어 넘는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장기물 금리가 다소 올랐다. 하지만 주로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강한 경기 회복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PBS NewsHour 인터뷰에서 말했다. 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37만9000명 증가한데 대해 “다소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같은 속도로 가더라도 완전 고용에 도달하려면 2년 넘게 걸릴 것”이라며, 400만 명이 실직 후 구직을 포기한 점을 감안시 “실질” 실업률은 10% 가량이라고 추정했다. 경제의 회복 신호를 고려할 때 바이든 부양책이 과도하다는 비판 역시 강하게 반박했다.사우디 아라비아의 주요 석유 저장 시설이 일요일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원유 생산 역시 타격을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주 깜짝 감산 유지를 발표한 사우디가 계속 시장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미 국무부에 따르면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으며, 한국 측의 ‘의미있는 증액’이 포함됐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바이든 부양책 훈풍

바이든 미 대통령의 대표작인 1.9조 달러의 코로나19 구제법안이 25시간 넘는 마라톤 수정 표결 끝에 현지시간 토요일 찬성 50표대 반대 49표로 상원을 통과했다. ‘미국구제계획법안(American Rescue Plan Act)’은 이제 하원으로 돌아가 화요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라고 스테니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밝혔다. 일부 진보진영 의원들은 상원의 법안 변경 내용에 불평했지만 아직까지 투표를 보류하겠다는 사람은 없다. 민주당은 3월 14일까지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큰 이번 부양책은 바이든에게 취임 후 첫 입법 승리를 가져다주고, 올 봄 그가 원하는 대규모 인프라와 제조업 회복을 위한 지출 법안에 동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번 법안이 시행될 경우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일인당 1400달러의 재난지원금을 받게 되며, 주와 지방 정부는 3500억 달러 넘게 지원 받는다. 또 9월 6일까지 추가 실업 혜택으로 주당 300달러가 지급되며, 코로나19 백신과 검사를 위해 1600억 달러가 배정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부양책 통과 기대에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 왔다. 최근 블룸버그 월간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GDP 성장률은 5.5%에 달해 레이건 전 대통령이 ‘미국의 아침(Morning in America)’이라는 슬로건으로 재선 캠페인에 나섰던 1984년 이래 최고 성적이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 GDP 갭이 올 중반 쯤이면 팬데믹 이전 추세를 따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이번 부양책 규모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연은의 진단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채권시장이 최근 관측된 일부 경제지표의 강세를 반영하고 있다고 현지시간 5일 CNN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2월 예상을 뛰어 넘은 고용지표에 대해선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라면서도, “아직 우리의 목표와는 거리가 매우 멀다”고 주장했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연준의 완전 고용이라는 목표 달성을 돕기 위해 인플레이션이 2%를 일정 기간 상회해도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팬데믹 위기로 인한 장기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기 회복이 가능한 광범위하게 포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강하게 경제를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능력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미국 경제는 5%~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실질금리가 진짜 오른다면 연준이 제공하는 완화 정도가 줄어들고 있는지, 정책 대응을 고려해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금요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말했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무질서한 거래나 패닉 현상이 있다면 우려스럽겠지만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니라며,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팬데믹이 발발하기 6개월 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같은 정책적 대응은 아직 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美 성장률 전망↑

블룸버그가 2월 26일에서 3월 3일까지 67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중간값 기준 연율 4.8%로 집계됐다. 2월 설문에서는 3.2%, 1월엔 2.3%를 예상했었다. 2분기엔 6.8%, 3분기 7%, 4분기 4.5%로 연간 전체로는 5.5%를 전망했다. 실업률은 4분기까지 5.1%로 하락이 예상됐다. ING Financial Markets의 James Knightley는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2분기에 리오프닝이 보다 빠르게 광범위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또한 주택시장이 달궈지며 건설업 호황을 부채질하고 견조한 제조업과 투자 개선을 감안해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높였다고 밝혔다. 금요일 발표된 2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은 37만9000명 증가해 예상치 20만명을 크게 뛰어넘었다. 이전치도 16만6000명으로 대폭 상향조정됐다. 실업률은 6.2%를 기록했다.

ECB의 채권 매수

최근 채권 매도세에 대한 유럽중앙은행(ECB)의 판단과 대응을 가늠할 수 있는 3월 5일 마감 주간 채권 매입 자료가 현지시간 월요일 나올 예정이다. 글로벌 채권시장 혼란이 고조됐던 지난주에 ECB가 얼마나 채권을 매입했는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여러 ECB 정책위원들이 최근의 채권 금리 급등에 대해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구두개입과 달리 그동안 ECB의 실제 채권 매입 규모는 확대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의 데이터에 따르면 2월 26일 마감 주간 ECB는 팬데믹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서 169억 유로의 채권을 결제했다. 4주래 최저치로, 대규모 상환을 고려하면 순매수는 120억 유로에 불과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침묵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하는 분위기다. Fabio Panetta ECB 집행위원이 현재의 채권 금리 상승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저항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지만, 일부 ECB 인사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ECB는 11일 정책회의에서 채권 금리 상승이 불필요한 금융 여건 긴축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예상했다.

MS 해킹…중국의 경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즈니스 이메일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전 세계적으로 적어도 6만건 이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위기로 치닫고 있다. MS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킹 그룹이 공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유럽은행감독청(EBA)도 MS 서버에 보관된 퍼스널 데이터의 이메일 접속이 해킹 당한듯 하다고 일요일 밝혔다. 은행과 전력공급회사 등도 피해를 입었다. 한편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미국에게 대만과 관련해 선을 넘지 말라며 바이든 행정부에 경고했다. 그는 일요일 전인대 연례 기자회견에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권은 타협하거나 양보할 여지가 전혀 없다며, 미국이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명목으로 다른 나라의 내부문제에 고의로 간섭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동시에 팬데믹과 글로벌 경제 등 공통의 이슈에 있어서 미국과 협력할 의사가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