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트럼프 돌파구, 터키리라방어

(블룸버그) — 추가 부양책 법안을 놓고 미 의회가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카드를 꺼내들었다. 돌파구 마련을 위한 이같은 단독행동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지만, 정부 지원이 아주 끊길 경우 실업사태가 다시 악화될 수 있어 대선을 앞두고 경제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뉴욕증시는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부양책 기대와 미 국무부의 해외여행 금지 권고 해제에 힘입어 상승을 확대했다. 애플의 신고가 행진에 S&P 500 지수는 5거래일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금값은 저금리 기조가 더 오래 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으로 1% 넘게 올라 온스당 2060달러를 돌파했다. 영란은행(BOE)이 마이너스 금리는 아직 생각이 없음을 시사하면서 파운드가 한때 0.5% 넘게 상승했지만, 베일리 BOE 총재는 전망에 있어서 하방 리스크가 높다며 필요시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미 행정부는 최근 수입 급증에 일부 캐나다산 알루미늄에 대해 10%의 관세를 다시 부과할 방침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트럼프 돌파구 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의회가 추가 부양책 법안을 놓고 아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자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실업수당 혜택 연장과 급여세 감면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세입자 보호를 위한 강제퇴거 유예조치와 학자금 대출 상환 등에 대해서도 행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회 승인을 구하지 않고 대통령이 이같은 단독 행동에 나설 경우 법적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 트럼프 발언에 앞서 펠로시 하원의장은 추가 부양책 협상이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양측간에 아직 상당한 의견 차이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의회는 자체적으로 금요일까지 합의를 타결하기로 시한을 정한 바 있다. 민주당 지도부와 므누신 재무장관,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현지시간 목요일에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메도스는 협상 성공 가능성은 민주당에 달려 있다며, 행정부는 공화당이 제안한 1조 달러에서 더 나아갈 의사가 있지만 민주당은 당초 제시했던 3.4조 달러 규모를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액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대화를 더 이어나갈 유인이 별로 없다”며, 민주당이 여전히 3.4조 달러 이상을 보고 있다고 메도스는 설명했다. 또한 행정명령은 제약이 있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공격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고용 청신호?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가 8월 1일 마감 주간에 119만명으로 예상치 140만명과 이전 수정치 144만명을 하회했다. 팬데믹 발발 이후 최저 수준으로, 거의 모든 주에서 크게 감소해 노동 시장이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7월 25일 마감 주간 실업보험 연속수급 신청자수는 1611만명으로 84만명 줄어 예상치 1690만명을 밑돌았다. 그러나 3월 중순 이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매주 100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고용이 아직 완전히 회복하려면 갈 길이 멀다. 연방정부의 주당 600달러 실업수당 보조 혜택이 이미 종료된 가운데 미 의회는 추가 지원책을 논의하고 있다. 급여 보호 프로그램(PPP) 자금이 고갈되면서 상황이 다시 악화될 위험이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규모 기업 중 5분의 1은 PPP 지원금이 바닥남에 따라 직원을 이미 내보냈거나 해고할 계획이다.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PPP 덕분에 재고용된 근로자 4명 중 1명이 고용주로부터 다시 해고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실업수당 청구건수 감소는 고무적이라며, 개선 추세가 재개될지 아니면 회복 속도가 둔화될지 몇주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터키 환율 불안

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국영은행의 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달러 대비 사상최저로 추락하자 당국이 조치에 나섰다. 터키 당국은 글로벌 투자은행의 경우 외환거래 규제에서 면제해주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또 터키 중앙은행은 모든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지나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겠다며, 일부 유동성 조치를 단계적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달러-터키 리라 환율은 간밤 한때 3.7% 오른 7.3103으로 5월에 세웠던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5년물 CDS 프리미엄은 4월 24일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보르사 이스탄불 100 국가 주가지수는 5% 넘게 빠져 5월래 저점으로 내려왔다. 이같은 통화 절하 압력의 기저에는 터키 외환보유고 수준과 공격적인 통화완화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깔려 있다. 터키 당국은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금리를 올리거나 통화공급을 억제하는 대신 국영은행을 통해 달러를 팔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은 2019년 7월 이후 9차례 연속 금리를 내려 총 15.75%p의 인하를 단행한 뒤 두달 간 쉬고 있다. 국영은행들은 경제 전반에 걸쳐 신용을 부양했고 정책당국은 국채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투입했다. 골드만삭스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금리 인상이 곧 필요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감안시 터키의 정책금리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하며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고 있다.

틱톡의 운명은?

파이낸셜타임즈(FT)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틱톡의 전체 글로벌 사업을 모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MS와 중국 바이트댄스와의 협상은 틱톡의 미국과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사업에 집중되어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MS와 틱톡은 FT 보도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미국 정부는 틱톡이 사용자 정보를 수집해 중국 정부에 넘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틱톡을 금지하겠다고 위협해왔다. 트럼프는 틱톡이 미국내 자산을 미국계 기업에게 팔지 않는다면 9월 15일까지 미국에서 추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개적으로 틱톡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인 MS가 유일하다. 한편 미 상원은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정부가 발급한 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또 미 대통령 산하 금융시장 워킹그룹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게 중국계 상장기업의 회계감사 보고서 제출과 관련해 규정을 강화하도록 권고했다.

블랙록도 인플레이션 경고

블랙록 역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고하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진영에 합류했다.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전세계적으로 초완화적인 통화정책과 확장적인 재정정책이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BOE가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에 동결하고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하자 영국의 물가 압력 상승 가능성을 제기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미국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그 결과 달러의 준비통화 지위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내재 기대 인플레이션이 최근 몇달동안 전세계적으로 오르면서 금값 랠리를 부추겼다. 핌코와 AllianceBernstein Holding 등 월가 거물들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블랙록의 영국 수석 투자 스트래티지스트인 Vivek Paul은 좀더 길게 보면 통화와 재정정책의 공조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촉발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물가채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5년 후 5년 포워드 인플레이션 스왑레이트는 3월 사상최저치인 0.97%에서 1.9%로 올라섰다. 유로존과 영국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전통적인 헤지수단인 금의 가격이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점 역시 물가 상승으로부터의 보호장치에 대한 수요 증가를 시사한다. Pictet자산운용은 이번주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리스크 등을 감안해 금에 대해 비중확대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