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스탠리는 지난주 미국채 금리를 수개월래 고점으로 끌어올린 매도세가 이제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듯 보인다며, “미국채 시장에서 약세 포지션을 취할 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3월 17일 FOMC가 매우 비둘기파적인 기조를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 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했다는 사실은 놀랍다며, 현재 미국채 시장이 연준과 단절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쏠림이 심해 중기와 단기물 쪽에 숏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채권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던 기술적 요인들이 약해지거나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에 대한 연준의 비둘기파적 메시지를 고려할 때 FOMC에 반응한 가격 행동은 노이즈에 불과하다”며, 듀레이션에 대해 강세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구겐하임은 파월 연준의장이 채권 투자자들에게 “상충된 가이던스”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둘기파적 포워드 가이던스는 단기물 쪽엔 강세로,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이려는 연준의 노력은 장기물 쪽엔 약세로 작용한다. 이에 커브 중간 구간이 그 사이에 끼고 말았다”며, 미국채 매도세가 대체로 마무리된 듯 보인다고 판단했다.
ECB 출구전략…채권 매입 확대
Klaas Knot 유럽중앙은행 정책위원은 백신 접종이 충분한 진전을 보일 경우 ECB가 올해 출구전략을 논의하기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 경제가 1분기 코로나19 규제 조치 장기화로 경기 후퇴가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확실히 회복할 수 있다며, 경제가 예상대로 간다면 여름쯤 채권매입 속도를 줄일 수 있다고 시사했다. “우리는 채권 금리 상승이 올해 하반기 예상되는 경제 성장 및 인플레이션의 개선세를 크게 앞질러가는 것을 막고 싶었다”며, 그런 이유에서 어느 정도의 조기 집행이 현명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ECB는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경제 위협에 마침내 대응해 지난주 팬데믹 긴급 채권 매입 규모를 확대했다. 주간 순매수 결제는 12월 초 이래 최대인 211억 유로 증가했다.
달러숏 베팅 항복
미국채 금리 급등으로 그동안 인기를 누렸던 글로벌 매크로 전략이 무너지면서 달러숏에 베팅했던 헤지펀드들이 항복했다. 미국채 금리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주요 저항선을 돌파했던 3월 16일 마감 주간에 레버리지 펀드는 달러 순매수로 돌아섰고, 엔화와 유로에 대해선 약세 베팅을 늘린 것으로 CFTC 자료에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논쟁이 가열되면서 일각에선 백신 접종과 부양책에 힘입은 글로벌 경기 회복 속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로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올해 대세로 여겨졌던 월가의 달러 약세 전망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RBC Capital Markets의 아시아 외환 전략 책임자인 Alvin T. Tan은 “지난 2개월간 채권시장이 달러를 주도했으며 그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에 대해 추가 숏커버를 예상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달러숏을 보유한 트레이더라면 작년 12월까지 9개월 동안 한달을 제외하고 계속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올해 들어선 1.8% 손실을 기록했다. 헤지펀드의 달러 매수가 2014년 8월래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ANZ의 Khoon Goh는 분석했다. 그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추가 상승을 앞두고 있어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시 버블?
골드만삭스는 세계 주요 증시가 사상최고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위험한 버블 징후의 많은 특징들이 현재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민간분야의 레버리지 증가나 저축 붕괴와 같은 전형적인 시스템적 리스크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피터 오펜하이머 등 골드만 스트래티지스트들이 월요일 보고서에서 주장했다. 더욱이 기빠르게 성장하고 현금을 창출하며 테크 등 산업 분야를 혁신시키고 있는 기업에 시장이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증시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6페이지에 달하는 ‘버블 퍼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골드만은 “시장에 안일함과 높아진 낙관주의 신호가 있지만 경제 주기의 초기 단계와 시장을 이끄는 펀더멘털 요인은 버블이나 약세장과 거리가 멀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과열” 조짐이 보이는 데다가 높은 밸류에이션은 보다 낮은 장기적 수익률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증시 낙관
JP모간은 올해 유로존 증시가 월가보다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지역간 로테이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부 잠정적 징후가 있다며, 이미 작년 11월 미국 대비 유로 증시로 투자 선호를 바꾸었고 유로존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년간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Euro Stoxx 50 지수는 올해 들어 약 8% 상승해 4% 오른 S&P 500 지수를 능가했다. JP모간은 은행업종이 기술주를 앞서면서 이같은 현상이 올해 지속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만일 은행주가 기술주 대비 성적이 더 좋다면 유로존이 앞설 수 있는 성공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미국의 경우 무게중심이 테크업종으로 기운 반면 유로존은 가치주와 은행주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채권 금리 상승 속에 Euro Stoxx 은행 지수는 올해 19% 급등해 유럽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은행업종은 대차대조표 개선과 매력적 밸류에이션, 채권 금리 추가 상승 기대, 견조한 크레딧 시장 등 강력한 순풍이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경우 유럽보다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데다 경제성장률도 높고 재정지원도 막대해 전반적인 시장 심리는 여전히 우호적이다. 그러나 JP모간은 앞으로 백신 접종 지연이 유럽 주식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성장률 격차가 좁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