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과 므누신
파월 연준의장과 므누신 재무장관은 대부분의 미국인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기까지 향후 몇개월간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추가 재정부양책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파월은 현지시간 화요일 므누신과 함께 참석한 상원은행위원회에서 “지금 재정지원을 한다면 경제가 나아가는데 정말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하방리스크에 대해 경계했다. 그는 “과다한 지원에 따른 리스크가 부족한 경우보다는 적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12월 중순 FOMC 회의에서 경기회복 모멘텀 약화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선 아무런 신호도 주지 않았다. 한편 므누신은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 지도부와 함께 추가 부양책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며, 의회에 신속히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경제 환경이 바뀌기까지 겨울 동안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연준이 장기물 채권 매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0.65%~0.95% 범위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OECD의 경고
코로나19 감염의 재확산으로 세계 경제 회복세가 크게 약해졌으며 정부 지원책이 너무 일찍 철수되거나 효과적 백신 보급에 실패할 경우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OECD가 경고했다. OECD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9월에 제시했던 5%에서 4.2%로 낮추고, 감염 확산과 봉쇄의 패턴이 당분간 지속되어 영구적 피해를 초래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유로 지역과 영국의 경우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6%와 4.2%로 크게 하향조정하고, 미국 전망치도 4%에서 3.2%로 낮췄다. 한국의 경우 올해 -1.1%, 내년 2.8%를 제시했다. 로렌스 분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책의 역할이 여전히 크다며, “공중보건이나 재정 정책이 무너질 경우 자신감이 사라지고 훨씬 더 암울한 전망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공적인 백신과 치료제 배포가 지연될 경우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재정이 취약한 국가와 기업들이 금융 혼란에 빠져 전 세계에 파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OECD는 각국 정부에게 봉쇄 조치가 끝난 이후에도 경제 지원을 이어가 “재정 절벽”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공공 부채가 급증하고 있지만 차입비용이 낮아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ECB 부양책
이사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ECB가 시장의 기대를 뛰어 넘는 블록버스터급 부양책을 발표하기보다는 이번 위기가 끝날 때까지 현 수준의 금융여건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ECB 정책회의를 일주일 정도 앞두고 슈나벨은 월요일 인터뷰에서 팬데믹이 예상보다 더 오래 갈 것으로 보여 추가 지원이 나올 수 있다며 “이는 우리의 정책 결정에 반영되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화와 재정 지원 덕분에 차입비용이 사상 최저로 하락했기 때문에 현 상태를 지속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책을 훨씬 더 완화하기보다는 이같은 여건을 보존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필요하다면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인터뷰 내용이 보도된 이후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0.67%로 4bp 상승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ECB가 1.35조 유로의 팬데믹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5000억 유로 가량 확대하고 내년 말까지 최소 6개월 연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은행에 더 많은 장기 대출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시에테제네랄과 코메르츠방크는 증액 규모를 6000억 유로로 예상했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4500억 유로를 전망했다.
OPEC 분열 조짐
올해 초 유가 폭락 이후 석유 시장을 뒷받침해 온 OPEC+의 성공적 합의가 내부 균열로 위협받고 있다. 오랫동안 가까운 동맹국이었던 사우디 아라비아와 UAE가 이례적 갈등을 보이면서 산유량 조절 시기를 당초 합의한 1월에서 뒤로 미루려고 했던 시도에 차질이 생겼다. 월요일 장관급 화상회의에서 OPEC은 합의 도출에 실패해 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UAE가 현재의 감산규모를 3개월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명백히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동안 100% 이행에 미치지 못한 국가들이 향후 몇달 안에 이를 만회하기 위한 구체적 감산을 약속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러시아가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조건이다. OPEC+는 시간을 벌기 위해 최종 회의 날짜를 이틀 연기하고 비공식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비공개석상에서 실무진들은 긴장 수위를 낮추려 애썼고, 협상대표들은 결국 이견을 좁혀 감산 연장에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 역시 감산이 대부분 지속되는 방향으로 타협이 이루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유가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보다 파괴적인 산유국간 분열 가능성이 아직은 희박하지만 높아질 위험이 있다. Energy Aspects의 공동 설립자인 Amrita Sen은 시장이 상황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주 대혼란이 초래되진 않겠지만 역내 긴장이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유가(WTI)는 한때 2.7% 가량 하락했다.
중국기업 달러채 발행
중국 회사채 수요가 최근 일련의 국영기업 디폴트와 일부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제재조치 우려에 후퇴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신규 달러채 발행은 11월 99억 달러로 10월 대비 52% 줄어들어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주엔 겨우 6억6000만 달러에 불과해 5월래 가장 부진했다. 지난달 국영 석탄 생산업체와 Tsinghua Unigroup의 채무불이행으로 채권금리가 오랐고 중국 정부가 부실 국영기업을 구제할 것이란 오랜 믿음을 뒤흔들었다. 설상가상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를 비롯한 중국 기업 4곳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지난달 말 보도했다. Barclays Capital Asia의 Jennifer Zhang은 연말까지 남은 역외채권 쿼터를 소진하기 위해 발행물량이 다소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화요일 현재 최소 4개의 중국 기업이 달러채 발행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