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부양책 혼선, 유로베팅

(블룸버그) — 추가 구제책 법안을 놓고 미 행정부와 의회 지도부의 발언이 엇갈리며 혼선을 빚었다. 므누신 재무장관과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현지시간 화요일 공화당 상원의원들과의 정책 오찬 후 논의에 진전이 있다며 다음주 말까지 의회 통과가 목표라고 밝혔다. 므누신은 규모를 1조 달러로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2주 내에 법안 통과가 어려워 보인다고 폴리티코에 발언했다. 그는 며칠 안에 구제법안을 내놓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급여세 인하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당은 대체로 2차 현금지급안과 실업혜택 연장 등을 승인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당내 컨센서스가 부족해 3.5조 달러의 패키지를 제안한 민주당과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뉴욕증시는 장 후반 맥코넬의 발언이 전해지며 오름폭을 상당부분 내줬다. S&P 500 지수는 에너지와 금융업종 랠리에 2월래 고점을 경신했지만 나스닥의 경우 전일 기염을 토했던 기술주가 밀리며 0.8% 가량 하락했다. 유럽이 공동 채권 발행을 통한 경기 회복 기금이라는 역사적 딜에 합의하면서 유로는 랠리를 재개해 한때 0.8%나 오르며 1.15달러를 돌파, 2019년 1월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내 여러 곳에서 실제 코로나19 환자가 공식 집계보다 수배에 달한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트럼프는 약 석달만에 코로나19 브리핑을 재개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유로 환호

유럽연합(EU)의 획기적인 팬데믹 회복 기금 합의에 힘입어 유로가 향후 몇달 안에 최고 1.3달러로 수년래 고점을 향할 전망이다. 사상 처음으로 EU 회원국들은 역내 공동 채권 발행에 참여해 금융시장에서 달러의 헤게모니에 도전한다. 미즈호는 유로가 이번 합의로 “보다 믿을만한” 안전자산이 되었다며, 향후 12개월에 걸쳐 6년래 최고치인 1.3달러를 향해 랠리를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유로의 적정가치는 1.22달러 부근이라며, 유럽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채권에 투자함으로써 유로 절상에 포지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디아그리콜은 유로가 1.18달러나 그 이상 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저가 매수를 권했다. 특히 유로공동채권은 미국채와 달러로부터 다변화를 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이탈리아 국채와 분트간 금리 스프레드 축소 포지션닝 거래가 자사의 목표치에 도달했다며 이익실현을 권고했다. 라보뱅크는 유럽 정치인들이 유로존 우려를 진정시키는데 성공했다며, 유로-스위스프랑 상승을 점쳤다.

미국, 中해커 기소

미국 법무부는 두 명의 중국인 해커가 코로나 연구 결과를 비롯해 서방세계 11개국 기업에서 엄청난 양의 정보를 훔치거나 탈취를 시도했다며 현지시간 화요일 기소했다. Li Xiaoyu와 Dong Jiazhi로 신원이 밝혀진 이들 해커는 중국 국가안전부의 지원을 받았으며, 군수업체와 무기 시스템 역시 해킹을 했다고 주장했다. 무역 기밀과 지적재산권, 산업 정보 등 광범위한 해킹이 이루어져 피해 규모가 수억 달러에 이른다고 공소장에서 밝혔다. 지적재산권 도용 우려는 오랫동안 미-중간 갈등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으며,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발발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 남중국해 장악, 5G 통신기술 등을 놓고 양국 관계는 크게 악화되었다. 존 디머스 미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는 중국이 사용과 국가 이익을 위해 일하는 해커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며, 사이버 공격은 중국이 기술을 훔쳐 복사하고 대체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 만나 영국의 대중 강경태세를 추켜세우며 양국간 협력을 다짐했다.

부동산세 겨냥하는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가 보육과 노인 돌봄 복지를 강화하는 7750억 달러 규모의 선거공약을 공개하며 구체적인 재원을 밝히진 않았지만 부동산세 카드가 유력해 보인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누려온 세제혜택을 없애 수입이 40만 달러가 넘는 부동산 투자자들로부터 세금을 걷고, 고소득층의 조세 순응을 높여 세수를 확충하려는 생각이다. 바이든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매매 수익을 다른 부동산에 재투자시 세금 납부를 이연해주는 제도를 바꾸고, 부동산 투자 손실을 이유로 소득세를 낮추지 못하도록 막을 방침이다. 세번째 경제 공약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3-4세 유아를 위한 보편적 유치원 교육,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계에 최대 8000달러의 세액 공제를 통한 보육 지원, 돌봄 서비스와 유아 유치원 교사의 임금 인상 등을 약속했다.

글로벌 국채 홍수

세계 주요국에서 팬데믹 구제 패키지 자금 조달을 위해 열심히 국채를 찍어내고 있지만 중앙은행들의 채권 매입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앞으로 약 1조 달러의 국채가 주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블룸버그 계산에 따르면 영국과 캐나다, 호주 등지에서 채권 공급 물량이 중앙은행의 매입 규모를 넘어서며 시장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 역시 중앙은행이 발행 물량을 쫓아가지 못할 전망이다. 통화정책 당국의 관심이 단기물에 계속 치중할 경우 장기물 금리가 올라가 연기금과 보험사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적극적 대응에 힘입어 채권 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피난처를 제공할 수도 있다. 미국채만 해도 연말까지 6개월 동안 1조 달러 이상의 순채권 공급이 예상되며,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장기물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수요가 시장을 뒷받침해 왔지만 연기금의 장기물 매수가 2월 이후 계속해서 줄어들자 일드커브 스티프닝에 대비한 포지션닝이 인기를 얻었다. JP모간은 하반기 미국채 공급이 35%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예상되는 수요갭에 투자자들에게 5년-30년 구간 스티프너 베팅을 권고했다. 반면 Potomac River Capital은 연준의 시장 안정 의지를 강조하면서 미국채 장기물이 당분간 매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과 은 시세 수년래 고점

코로나19 우려와 글로벌 추가 부양책 전망에 힘입어 귀금속 가격이 수년래 고점으로 급등하고 있다. 홍콩과 호주 등 코로나19 확진사례가 늘면서 금 선물은 온스당 1845 달러 부근으로 거의 9년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은의 경우 21.7달러로 2014년래 고점을 터치했다. 금과 은은 투자자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추가 경제 충격에 대비해 보험적 성격의 자산을 선호하면서 올해 블룸버그 상품지수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완화적 통화정책이 가져다 준 저금리 역시 귀금속의 상대적 매력을 더했다. 태양열 전지판과 전자제품 등에 원료로 사용되는 은은 공급 우려와 산업 수요 회복 기대에 추가로 탄력을 받고 있다. 씨티그룹은 은 가격이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안에 25달러로 상승하고, 가장 좋은 시나리오의 경우 3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AxiCorp의 수석 시장 스트래티지스트인 Stephen Innes는 은이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경로를 따르고 있다며, 위기가 한창일 당시 하락한 후 2011년에 거의 50달러 부근까지 치솟아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