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부양책·브렉시트 협상 삐걱

(블룸버그) —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므누신 재무장관이 코로나19 구제 패키지를 놓고 이견을 좁히기 위해 연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타결 전망은 불투명하다. 현지시간 화요일로 협상 시한을 정한 펠로시는 11월 3일 선거 전에 법안 통과가 가능할지 결정하길 원하며 므누신과 대화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그의 대변인이 밝혔다. 앞서 펠로시는 민주당 하원의원들에게 상당한 분야에서 의견 차이가 남아 있어 합의를 가로막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이 완강하게 버티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가 민주당과 합의에 도달할 경우 공화당 의원들이 결국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까지 2주를 남겨두고 정부 지원 약화, 코로나19 감염 확산, 추워지는 날씨 등에 미국 경제 반등세의 둔화 신호가 여기저기서 관측되고 있다.

뉴욕증시는 재정부양책을 놓고 여야가 여전히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주가지수 모두 1% 넘게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1.6% 빠져 2주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지난 8월 증시 후퇴를 정확히 예견했던 모간스탠리의 스트래티지스트 Mike Wilson은 선거와 코로나19, 재정 지원 등 각종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S&P 500가 일주일전 도달했던 고점에서 10% 가량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사례가 40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미국의 경우 신규확진자 수가 연일 5만명을 넘어서거나 육박하고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브렉시트 돌파구?

유럽연합(EU)이 처음 공식적으로 영국과 무역협정문 초안 작성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바르니에 EU측 협상대표는 영국측 대표인 프로스트와 통화를 나눈 뒤 트위터에 이번주 런던에서 추가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무역 합의를 위한 작업을 가속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지난 금요일 존슨 영국 총리가 EU측 양보를 요구하며 노딜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처했으나 바르니에의 발언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는 기대가 일며 파운드는 한떄 달러 대비 0.9%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국은 바르니에의 제안만으로 충분치 않다며 대화 재개를 하려면 먼저 추가 양보를 내놓으라고 EU에 요구했다.

연준의 경기진단

클라리다 연준부의장은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길고 불확실한 회복에 직면해 있다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한 온라인 연설에서 “지난 2월 경기주기 정점 당시 수준의 경제활동과 고용으로 되돌아가려면 시간이 좀 걸릴 전망이다. 따라서 추가적인 통화정책과 아마도 재정정책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제 전망이 이례적으로 불확실하다”며, 지난 10월 14일 발언과 비슷한 경기 진단을 제시했다. 봄에 통과된 재정 부양책이 소진되고 코로나19가 가을에 재확산되면서 미국 경제의 반등세는 최근 일부 둔화 조짐을 보여왔다. 고용과 소비 지출, 소비 심리는 어느 정도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펜데믹 이전 수준에 못미친다. 제조업은 9월 예상과 달리 위축되었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영구적 해고 비중이 늘고 있어 경제 회복에 상당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파월 연준의장은 디지털화폐에 대해 연준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美경제 완전회복 시기는?

금융시장 강세와 부진한 미국 경제 간의 단절이 우려스럽다고 블랙스톤 그룹 산하 GSO 캐피탈 파트너스의 글로벌 책임자인 드와이트 스콧이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 두 현상의 차이는 보다 장기적 시계에서 우려 요인”이라며, 재정 부양책은 그동안 대기업에 집중되어 왔기 때문에 다음 부양책은 중소기업 지원에 보다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 주로 미국에 기반을 두고 미국인 고객을 상대하는 중견 기업들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잘 버텨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블랙스톤이 크레딧물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주로 우량등급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장기적인 투자 전망은 대체로 팬데믹의 경로에 달려 있으며, 백신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경제 반등은 빨라야 내년이라며, 아마도 2022년이 되어서야 2019년이나 올해 초 수준으로 완전히 되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루웨이브’ 연준금리 베팅

골드만삭스는 다음 달 미국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어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경우에 대비해 2년 만기 5년 페이어 스왑션 거래를 추천했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하는데 성공한다면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이 현재 시장에서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2024년 중반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가설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블루웨이브’는 결국 대규모 재정 지출로 이어져 경기 회복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최근 유로달러 선물 옵션 시장에서 연준이 다음 통화정책 긴축 주기를 앞당길 경우 상당한 이익을 낼 수 있는 베팅이 등장했다. 골드만 스트래티지스트 William Marshall 등은 민주당이 압승한다면 장기물 금리가 상승할 뿐만 아니라 연준 긴축 기대를 앞당기고 미국채 일드커브 일부 구간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현재 사상 최저 부근인 커브 중간 구간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OPEC+ 결단 주목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석유장관은 OPEC+가 시장 균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에너지 시장에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라며 산유국들이 나서서 “부정적 추세를 초반부터 꺾어야 한다”고 OPEC 공동감시위원회(JMMC) 회의에서 강조했다. 최근 몇개월간 석유 수요는 대부분 중국의 주도로 회복한 상태로, 다른 나라들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면서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 12월 1일 회의까지 공급 관련 결정은 나오지 않겠지만 사우디와 러시아는 최근 외교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만일 시장 불확실성이 다음달에도 지속된다면 OPEC+는 아마도 내년 1월 일일 산유량 제한을 190만 배럴 풀어주기로 했던 계획에서 한발 물러설 가능성이 있다고 씨티그룹은 전망했다. TD증권은 시장이 OPEC+의 감산 합의 테이퍼링 계획 지연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만일 산유량 조절에 실패할 경우 팬데믹 재유행 가운데 취약한 리밸런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WTI)는 4거래일째 하락 중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